[1] 교통사고 피해자가 근무하던 회사가 사고 후 폐업한 경우, 피해자의 향후 일실수입의 산정 방법

[2] 법원의 석명권 행사의 한계

[3] 자동차의 단순한 동승자에게 운전자에 대하여 안전운전을 촉구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4] 자동차 대리운전 회사와 대리운전약정을 체결한 자는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할 수 없고 차량의 단순한 동승자에 불과하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5.09.29. 선고 2005다25755 판결 [손해배상(자)]

♣ 원고, 상고인겸피상고인 / 조○철

♣ 원고, 피상고인 / 허○숙

♣ 피고, 피상고인겸상고인 /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 원심판결 / 대전고법 2005.4.22. 선고 2004나4575 판결

 

<주 문>

각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 조○철의 상고에 대하여

 

피해자가 근무하던 회사가 사고 후 폐업하였다면, 피해자의 사고로 인한 부상 때문에 회사가 폐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가 회사에 폐업 이후 정년시까지 계속 근무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 기간 중의 일실수입을 산정할 수는 없고, 이러한 경우에는 피해자의 연령, 교육정도, 종전 직업의 성질, 직업경력, 기능 숙련정도 및 유사직종이나 다른 직종에의 전업 가능성과 확률, 그 밖의 사회적·경제적 조건과 경험칙에 비추어 장차 피해자가 종사 가능하다고 보여지는 직업과 그 소득을 조사·심리하여 본 후 합리성과 객관성을 잃지 않는 범위 안에서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향후의 소득액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7.4.25. 선고 97다536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원고 조○철이 근무하던 주식회사 광덕환경 및 주식회사 한중이 위 원고의 사고로 인한 부상 때문에 폐업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이 사건에서, 위 회사들의 폐업 이후부터는 위 원고가 위 회사들에 근무하면서 얻고 있던 소득을 계속 얻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학관련 기술종사자의 통계소득에 의하여 위 원고의 일실소득을 산정하고, 위 원고가 위 회사들에 계속 근무하는 것을 전제로 한 일실퇴직금 주장을 배척한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위 회사들이 위 원고의 부상 때문에 폐업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위 원고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인데, 입증촉구에 관한 법원의 석명권은 소송의 정도로 보아 당사자가 부주의 또는 오해로 인하여 입증하지 아니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는 것이고 다툼이 있는 사실에 관하여 입증이 없는 모든 경우에 법원이 심증을 얻을 때까지 입증을 촉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03.4.11. 선고 2002다67321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위 원고의 부주의 또는 오해로 인하여 그에 관하여 입증하지 아니하는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이 사건에서, 위 회사들이 위 원고의 부상 때문에 폐업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입증을 촉구하지 아니하였다거나 나아가 심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2. 피고의 상고에 대하여

 

가.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 조○철과 자동차 대리운전 회사인 베스트○코리아 사이의 대리운전약정에 따라 위 회사의 직원인 석○민이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다가 경부고속도로에서 판시와 같은 사고를 야기한 것이라면, 원고 조○철과 대리운전 회사인 베스트○코리아 사이의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베스트○코리아가 유상계약인 대리운전계약에 따라 그 직원인 석○민을 통하여 위 차량을 운행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 조○철은 위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할 수 없고, 또한 자동차의 단순한 동승자에게는 운전자가 현저하게 난폭운전을 한다든가, 그 밖의 사유로 인하여 사고발생의 위험성이 상당한 정도로 우려된다는 것을 동승자가 인식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전자에게 안전운행을 촉구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1.10.12. 선고 2001다4867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들이 대리운전 회사인 베스트○코리아와 사이에 위 회사 소속 대리운전자의 대리운전중 발생한 사고로 생긴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피고를 상대로 위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에서, 원고 조○철이 베스트○코리아와의 관계에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음을 전제로 손해부담의 공평성 및 형평과 신의칙의 견지에서 그 배상액을 감경할 수는 없고, 또한 원고 조○철은 위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할 수 없는 이상 위 차량의 단순한 동승자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니, 대리운전자인 석○민이 제한최고속도인 시속 100㎞를 초과하여 시속 115㎞의 과속으로 운전하다가 판시와 같은 사고를 야기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단순한 동승자에 불과한 원고 조○철에게 제한최고속도인 시속 100㎞ 이하로 속력을 줄여 운행하도록 촉구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 조○철에게 대리운전자인 석○민의 위와 같은 과속운전을 제지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음을 전제로 그 배상액을 정함에 있어 이러한 점을 참작할 수도 없다.

원심의 이유 설시는 다소 미흡하기는 하나, 손해부담의 공평성 등을 이유로 한 배상액 감경 및 과실상계 주장을 배척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동승자가 운행자인 경우의 배상액 감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원심은 또, 원고 조○철이 사고 당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아니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각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각자가 부담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윤재식 강신욱(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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