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교통경찰관에 대항하여 폭행을 가한 경우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04.07.09. 선고 2003도8336 판결 [공무집행방해]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검사
♣ 원심판결 / 서울지법 2003.12.9. 선고 2003노442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서울 노량진경찰서 소속 순경인 국○완이 신호를 위반하여 진행하던 피고인 차량을 단속한 후 범칙금납부통고서를 발부하려고 하자, 국○완의 손목을 잡아채며 욕설을 하고, 계속하여 교통단속을 위하여 출발하려고 하는 국○완의 견장을 잡아당기고 멱살을 잡아 2∼3회 밀치는 등 폭행하여 국○완의 교통단속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것인바, 이에 대하여 원심은, 국○완이 경찰관으로서 교통단속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중 피고인의 신호위반을 이유로 피고인의 차량을 정지시킨 후 피고인에게 신호위반 사실을 고지하고 운전면허증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신호위반을 하지 않았다면서 국○완에게 범칙금납부통고서를 받지 않겠으니 즉결심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사실, 국○완은 이와 같은 피고인의 요구를 무시한 채 피고인에게 재차 운전면허증의 제시를 요구하였고, 이를 거부하는 피고인과 사이에 다소간 몸싸움이 있었던 사실, 결국 피고인은 국○완에게 운전면허증을 제시하였고 국○완은 범칙금납부 통고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신호기가 표시하는 신호를 따르지 않은 사람은 도로교통법 제117조, 제113조, 제5조에 따라 도로교통법 제12장 ‘범칙행위에 관한 처리의 특례’에 정하여진 범칙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도로교통법 제118조는 “경찰서장은 범칙자로 인정되는 사람에 대하여는 그 이유를 명시한 범칙금납부통고서로 범칙금을 납부할 것을 통고할 수 있으나, 범칙금납부통고서를 받기를 거부한 사람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20조는 “경찰서장은 범칙금납부통고서를 받기를 거부한 사람에 대하여는 지체없이 즉결심판을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교통경찰관인 국○완으로서는 교통단속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피고인이 신호위반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범칙금납부통고서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이상, 피고인에 대하여 지체없이 즉결심판 출석통지서를 교부 또는 발송하고 즉결심판청구서를 작성하여 관할 법원에 제출하는 등 즉결심판청구의 절차로 나아가야 함에도,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범칙금납부 통고처분을 강행할 목적으로 무리하게 운전면허증을 제시할 것을 계속 요구한 것은 적법한 교통단속 업무라고 할 수 없으며, 이와 같이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국○완에 대항하여 피고인이 폭행을 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는 상고이유에서 피고인은 국○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운전면허증을 제시하지 못한 자로서 도로교통법 제117조제2항제1호에 따라 ‘범칙자’가 아니므로 ‘범칙자’임을 전제로 하는 도로교통법 제118조의 적용대상이 아니고, 또한 범칙금 통고처분을 끝내고 다른 교통단속을 위하여 출발하려는 국○완을 피고인이 다시 폭행하였으므로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살피건대 피고인은 즉결심판을 받겠다는 이유로 국○완의 범칙금 통고처분을 위한 운전면허증 제시요구에 일시 불응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을 도로교통법 제117조제2항제1호가 규정하고 있는 ‘운전면허증을 제시하지 못한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또한 범칙금 통고처분을 끝내고 다른 교통단속을 위하여 출발하려는 국○완을 피고인이 폭행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은 국○완의 부적법한 직무집행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연속된 일련의 행위로 보여지므로 이를 따로 공무집행방해로 볼 것은 아니다.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윤재식 강신욱(주심) 고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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