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은 사용자와의 사이에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
<판결요지>
피고와 그 산하 대학교 직원노동조합 사이에 정년을 단축하는 단체협약이 체결된 후 정년이 단축된 개정 인사규정에 따라 퇴직처리 된 원고(종전 정년조항에 의하더라도 소 제기 당시 정년이 지났으나, 종전 정년조항에 의하면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상 퇴직연금을 신청할 수 있는 근무연수에 도달함)가 사립학교교직원 연금공단에 퇴직연금을 신청하기 위한 목적으로 피고를 상대로 주위적으로 개정된 정년조항에 따른 퇴직처리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위 단체협약과 인사규정 중 정년조항의 무효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위 퇴직처리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주위적 청구 부분의 소는 종전 정년조항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이미 정년이 지났으므로 직원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과거의 법률관계 확인을 구하는 것이기는 하나, 위 퇴직처리가 무효가 될 경우 원고는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상 퇴직연금을 청구할 수 있는 대신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 및 퇴직수당 등을 반환하고 새로운 퇴직 시기에 맞추어 퇴직금과 퇴직수당 등을 다시 산정하는 등 그에 따른 권리관계를 정리할 수 있게 되므로, 원고로서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는데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고, 그 퇴직연금채권에 관한 소멸시효 완성 여부는 퇴직연금채권의 존재 여부에 관한 것으로 확인의 이익 인정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확인의 이익을 인정한 후,
노동조합은 사용자와의 사이에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고, 위 단체협약의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움을 전제로 노동조합이 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 및 각 직군별 근로자들로부터 별도의 동의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함으로써 퇴직처리 무효확인 청구를 기각하고,
한편 예비적 청구 부분에 관하여는 근로관계 종료(퇴직처리)의 무효확인을 구하면서 별도로 근로관계 종료의 원인이 된 개별 근거 규정에 관하여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는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 된다고는 볼 수 없어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소 각하한 사례.
◆ 대구지방법원 2014.07.11. 선고 2013가합10028 판결 [단체협약등 무효확인]
♣ 원 고 / 김◎◎
♣ 피 고 / 학교법인 ○○학원
♣ 변론종결 / 2014.06.18.
<주 문>
1. 이 사건 소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위적으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05.2.28.자 퇴직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예비적으로, 피고가 ○○대학교 직원노동조합과 1999.6.25. 체결한 1999년도 단체협약 제22조제1항제3호와 피고가 1999.8.16. 개정한 ○○대학교 직원인사규정 제35조제1항제3호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는 1947.생으로, 1988.9.1. ○○대학교에 임용되어 경비업무를 수행하는 기능직 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2005.2.28. 정년인 57세에 달하였다는 이유로 퇴직 처리된 사람으로, ○○대학교 재직 당시 ○○대학교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조직대상으로 한 ○○대학교 직원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의 조합원이었다.
2) 피고는 ○○대학교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이다.
나. ○○대학교와 이 사건 노조 사이의 1999년도 단체협약 체결
1) 종래의 ○○대학교의 직원인사규정(1995.2.6. 개정되고 1995.3.1. 시행된 것) 제35조제1, 2항에는, ‘직원의 직군별 정년은 아래의 표와 같고, 직원의 정년퇴직일은 그 정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학기의 최종일로 한다’는 취지로 규정(이하 ‘종전 정년규정’이라 한다)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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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조(정년) ① 직원의 정년은 다음과 같다.
1. 행정직, 기술직, 사서직 부참사 이상 60세
2. 행정직, 기술직, 사서직 주사 이하 57세
3. 별정직 57세
4. 기능직 57세
5. 기능직 중 위생원 54세
(단, 별정직 직원 중 체육부 감독은 예외로 한다)
② 직원의 정년퇴직일은 제1항의 정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학기의 최종일로 한다.
부칙
제1조(시행일) 이 규정은 1999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제2조(정년에 관한 경과조치) 이 규정 시행 당시 재직 중인 직원 중 종전의 규정에 의한 정년퇴직일이 2000년 2월 28일인 자는 해당일자에, 2000년 8월 31일인 자는 2000년 2월 29일에 당연 퇴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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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학교는 1999.4.경부터 이 사건 노조와 1999년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시작하였고, 그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정년에 관한 조항을 제시하였다.
3) 종전 정년규정의 적용을 받던 ○○대학교의 총 직원 중 과반수로 구성된 이 사건 노조가 1999.6.9.부터 1999.6.17.까지 소속 조합원들을 상대로 ○○대학교 측에서 제시한 ‘직원 정년을 1년 단축하는 안’에 관하여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전체적인 의견을 취합한 결과, 이 사건 노조의 조합원 총 344명(그 중 위 설문지 양식에 찬반 의견을 표시한 사람은 312명이었다) 중 정년단축에 찬성한 조합원은 193명, 반대한 사람은 119명이었다.
4) 위 의견 취합 결과에 따라 ○○대학교와 이 사건 노조는 1999.6.25. 다음과 같은 조항이 삽입된 1999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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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조(정년) ① 조합원의 정년은 1999년 9월 1일부터 다음과 같이 한다.
1. 행정직, 기술직, 사서직의 부참사 이상 60세
2. 행정직, 기술직, 사서직의 주사 이하 57세
3. 기능직 57세
4. 기능직 중 위생원 55세
5. 별정직 57세(단, 별정직 직원 중 체육부 감독은 예외로 한다)
② 정년조정에 따라 현재 재직 중인 조합원은 정년조정 이전의 규정에 의한 정년퇴직일이 2000년 2월 29일인자는 해당 일자에, 2000년 8월 31일인자는 2000년 2월 29일에 퇴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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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대학교 직원인사규정의 개정
1) ○○대학교는 1999년도 단체협약 중 정년단축 조항에 따라 1999.8.16. ○○대학교의 직원인사규정 중 정년에 관한 조항을 다음과 같이 개정하면서 개정된 직원인사규정을 1999.9.1.부터 시행하되, 부칙 제2조에 “개정된 직원인사규정 시행 당시 재직 중인 직원 중 종전의 규정에 의한 정년퇴직일자가 2000년 8월 31일인 사람은 2000년 2월 29일에 퇴직한다.“는 경과규정을 두었다(이하 위와 같이 개정된 정년에 관한 조항을 ‘이 사건 정년조항’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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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조(정년) ① 직원의 정년은 다음과 같다.
1. 행정직, 사서직, 기술직의 5급 이상 60세
2. 행정직, 사서직, 기술직의 6급 이하 57세
3. 기능직 57세
4. 기능직 중 위생원 55세
5. 별정직 57세(다만, 체육부 감독은 ○○대학교 감독․코치 임용에 관한 규정에 의한다)
② 직원의 정년퇴직일은 제1항의 정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학기의 최종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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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원고는 이 사건 정년조항에 따라 2005.2.28.자로 정년퇴직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7, 9호증,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1)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원고가 ○○대학교에서 종전 정년규정에 따라 2006.2.28.자로 퇴직하여야 함에도 무효인 1999년도 단체협약 중 정년단축 조항 및 이 사건 정년조항에 따라 2005.2.28.자로 퇴직하게 되었는바, 원고가 ○○대학교에서 2006.2.28.까지의 기간 동안 직원으로서 근무한 경력이 인정되어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에 퇴직연금을 신청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05.2.28.자 정년퇴직 처리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을 상대로 퇴직연금을 구해야 할 것이지 피고를 상대로 2005.2.28.자 정년퇴직 처리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방법이 아니고, 종전 정년규정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2006.2.28. 정년으로 퇴직한 것이 되어 퇴직연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으므로, 결국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2) 판단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그 법률관계의 확인소송은 즉시확정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또 이렇게 보는 것이 확인소송의 분쟁해결기능과 분쟁예방기능에도 합치한다(대법원 1993.7.27. 선고 92다40587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종전 정년규정에 의하더라도 2006.2.28. 이미 정년에 도래하였음이 명백하여 ○○대학교의 직원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은 과거의 법률관계 확인을 구하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 제42조, 공무원연금법 제46조제1항에서 교직원으로 20년 이상 재직하고 퇴직한 사람을 퇴직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자격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갑 제2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의 ○○대학교에서의 재직기간은 군복무기간인 1969.3.경부터 1972.2.경까지의 기간과 처음 기능직 직원으로 임용된 1988.9.경부터 정년퇴직 처리된 2005.2.경까지의 기간을 합산한 19년 6개월가량에 불과하여,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상 퇴직연금 수령에 필요한 20년에 미달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1999년도 단체협약 중 정년단축 조항 및 이 사건 정년조항이 무효이어서 그에 따른 2005.2.28.자 퇴직 처리가 무효라고 한다면, 원고와 ○○대학교 사이의 고용관계는 종전 정년규정에 의한 정년이 될 때까지 존속한다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은 2005.3.경부터 2006.2.경까지의 재직기간을 합산하면 원고가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상 재직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간은 총 20년 6개월로서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상 퇴직연금 수령에 필요한 20년을 초과하여 퇴직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을 갖출 수 있게 된다.
결국 원고는 이 부분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상 퇴직연금을 청구할 수 있는 대신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 및 퇴직수당 등을 반환하고 새로운 퇴직 시기에 맞추어 퇴직금과 퇴직수당 등을 다시 산정하는 등 그에 따른 권리관계를 정리할 수 있게 되므로, 피고가 원고의 정년을 1999년 단체협약 중 정년단축 조항 및 이 사건 정년조항을 기준으로 산정하여 원고가 2005.2.28.자로 정년퇴직한 것으로 다투고 있는 이상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은 원고의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는데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어 그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피고가 주장하는 원고의 퇴직연금채권에 관한 소멸시효 완성 여부는 그 퇴직연금채권의 존재 여부에 관한 것으로서, 원고의 확인의 이익 인정에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3) 소결
따라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본안에 관한 판단
1)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취지
(1) ○○대학교가 1999.6.25. 이 사건 노조와 사이에 체결한 1999년도 단체협약은 위생원 직렬을 제외한 나머지 기능직 직원의 정년을 단축하는 내용과 같이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바, 위와 같이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본래의 목적범위에서 벗어나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위와 같이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원고를 포함한 기능직 직원들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노조는 위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있어 원고를 포함한 기능직 직원들로부터의 동의를 받은 바 없으며, 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전 이 사건 노조가 정년단축 조항에 관한 조합원의 동의 절차를 거쳤다는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설문조사 결과는 그 의견 취합 방식과 절차상의 불투명성 등으로 신뢰할 수 없으므로, 오로지 위 설문조사 결과에 기초하여 체결된 위 단체협약은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사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점에서 위법할 뿐만 아니라, ○○대학교가 위와 같이 정년을 단축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은 피고의 재정이 열악하여 ○○대학교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을 단축함으로써 더 이상의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을 정년퇴직 처리함으로써 단순히 인건비의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합리성도 없는바, 위 단체협약은 무효이므로, 위 단체협약의 정년단축 조항에 따라 개정된 이 사건 정년조항에 의하여 피고가 2005.2.28. 원고에 대하여 한 정년퇴직 처리 또한 무효이다.
(2) 설령 위 단체협약이 무효가 아니라 하더라도, ○○대학교가 1999.8.16.에 개정한 이 사건 정년조항은 기능직 중 위생원 직렬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 모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서 1999년도 단체협약과는 별개로 이 사건 노조의 동의를 받았어야 하는데, 이 사건 정년조항 개정은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졌으므로 무효이고, 또한, ○○대학교는 2011.4.20. 직원인사규정 중 정년에 관한 조항을 개정하여 기능직 직원의 정년을 58세로 변경하였는바, 이 사건 정년조항은 그 적용기간 동안에 57세에 달하게 되는 원고를 포함한 기능직 직원들을 2011.4.20.자로 개정된 정년조항을 적용받는 다른 기능직 직원들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으므로, 이 점에서도 무효인바, 이 사건 정년 조항에 의하여 피고가 2005.2.28. 원고에 대하여 한 정년퇴직 처리 또한 무효이다.
(3) 따라서 피고가 위와 같이 무효인 위 단체협약의 정년조항 및 이 사건 정년조항을 적용하여 2005.2.28. 원고를 퇴직 처리한 것은 사실상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위 정년퇴직 처리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가 1999.8.16. 이 사건 정년조항을 개정한 것은 비록 원고 등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이 사건 노조와의 유효한 단체협약을 통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원고를 포함한 기능직 직원들의 개별적 동의를 얻지 않았다 하더라도 유효하므로, 이 사건 정년조항을 적용하여 2005.2.28. 원고를 퇴직 처리한 것은 유효하다.
2) 판단
가) 1999년도 단체협약이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협약체결 당시의 사용자 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7.28. 선고 2009두7790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1999년도 단체협약이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①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에 의하여 근로조건을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으므로, 그 협약의 내용에 정년을 단축하는 것과 같이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협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사전에 조합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② 원고는 이 사건 노조가 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전 소속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노조가 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전 소속 조합원들에게 ○○대학교가 제안한 정년단축 안에 관하여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조합원 344명 중 193명이 위 안에 찬성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10, 11, 12, 18, 19, 23, 24, 26, 28 내지 3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설문조사 결과가 왜곡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종전 정년규정의 적용을 받던 ○○대학교의 총 직원 중 과반수로 구성된 이 사건 노조가 위 단체협약을 체결한 이상 설령 소속 조합원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사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 단체협약 체결이 무효라고 볼 수 없고, ③ 앞서 본 기초사실 및 갑 제7, 8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대학교와 이 사건 노조는 1999.4.경부터 1999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는데, 구조조정을 위한 정년 단축의 필요성에는 그 의견을 같이하였던 점, 그 후 1999.6.9.부터 1999.6.17.까지 이 사건 노조 소속 조합원들을 상대로 ○○대학교 측이 제안한 정년단축 안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조합원 344명 중 193명이 위 안에 찬성하였고, ○○대학교와 이 사건 노조는 1999.6.25. ○○대학교 측이 제안한 정년단축 안에 기초하여 1999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한 점, 위 단체협약에 포함된 정년단축 규정상 정년단축 정도가 1년으로서 비교적 단기에 그치며 위와 같은 조항에 의한 정년이 57세 또는 60세로서 이를 과도한 정년단축으로 볼 수 없는 점, ○○대학교는 정년단축이 포함된 위 단체협약의 체결로 인하여 가장 큰 불이익을 입게 될 이 사건 노조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해 경과규정을 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정년을 단축하는 내용이 포함된 위 단체협약의 체결은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 할 것인바, 갑 제13, 14, 1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정년을 단축하는 내용이 포함된 위 단체협약이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결국 위 단체협약이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정년조항이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정년퇴직 규정과 같은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2.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정년조항이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우선 원고는 ○○대학교가 이 사건 정년조항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노조의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1999.8.16.자 직원인사규정의 개정은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대학교가 1999.6.25. 종전 정년규정의 적용을 받던 직원의 과반수로 구성된 이 사건 노조와 사이에 기능직 직원 중 위생원 직렬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 직군 직원의 정년을 1년씩 단축하기로 하는 1999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한 후 1999.8.16. 위 단체협약 내용대로 직원인사규정을 개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노조가 단체협약의 형태로 직원인사규정의 개정에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정년조항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헌법상 평등의 원칙 또는 근로기준법상의 균등대우의 원칙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근로자의 차별 내지 불평등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할 것이고, 평등의 원칙이나 균등대우의 원칙이 근로조건의 단계적인 개선을 방해하는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인바, 갑 제16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대학교가 2011.4.20. 직원인사규정 중 정년에 관한 조항을 개정하여 기능직 직원의 정년을 58세로 변경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앞서 본 기초사실과 1999년도 단체협약의 체결 경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대학교와 이 사건 노조가 ○○대학교 측의 정년단축에 관한 제시안을 받아들여 기능직 직원 중 위생원 직렬을 제외한 나머지 직군 전체 직원의 정년을 1년씩 단축하기로 하는 내용의 1999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정년조항으로 정년규정을 개정한 것은 원활한 인력운영의 필요성 및 피고의 재정적 부담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하여 원고를 포함한 일부 기능직 직원들이 2011.4.20.자 직원인사규정 정년조항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자들을 차별하여 평등의 원칙이나 균등대우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한편, 원고는 정년을 단축하는 것과 같이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노조의 동의 외에 원고를 포함한 기능직 직원들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바, 이 사건 정년조항은 1999.6.25. ○○대학교와 이 사건 노조 사이에 체결된 1999년도 단체협약 중 정년단축에 관한 조항과 그 내용이 동일하게 개정된 것이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을 이 사건 정년조항의 개정에 이 사건 노조 외에 원고를 포함한 기능직 직원들의 동의절차를 거쳤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선해하여 이를 살펴본다.
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대학교는 직원을 행정직․기술직․사서직․기능직․별정직으로 분류하여 임용하고 있으나, ○○대학교의 직원인사규정은 ○○대학교 소속 전체 직원에게 공통적․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서 달리 취업규칙을 행정직․기술직․사서직․기능직․별정직으로 구분하여 각 직군별로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를 포함한 기능직 직원의 정년을 58세에서 57세로 단축하는 정년규정의 개정은 취업규칙을 원고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위와 같은 취업규칙의 변경은 원고가 속한 기능직 직원들에 대하여만 불이익한 것이 아니라 기능직 직원 중 위생원 직렬만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 직군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년을 일률적으로 1년씩 단축함으로써 ○○대학교 소속 직원들 전부에게 불이익한 것이고, ○○대학교의 직원들이 그 업무의 특성과 요구되는 능력 등에 비추어 행정직․기술직․사서직․기능직․별정직으로 구분될 수는 있다 하더라도 위 각 직군별로 근로조건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거나 별도의 취업규칙을 적용받는다고는 볼 수 없어, 각 직군별로 별도의 동의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소결
결국 이 사건 정년조항의 개정은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이 사건 노조의 동의를 얻어 적법․유효하게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 사건 정년조항이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정년을 단축하는 내용이 포함된 1999년도 단체협약 및 이에 따라 개정된 이 사건 정년조항이 무효임을 전제로 피고가 2005.2.28. 원고에 대하여 한 정년퇴직처리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예비적 청구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소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확인의 소의 대상은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재 여부에 대한 것이어야 하고, 그 확인의 이익은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되는바,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대학교와 이 사건 노조 사이에 소속 근로자의 정년을 단축하는 내용이 포함된 1999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위 단체협약에 터 잡아 ○○대학교의 직원인사규정이 정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개정됨으로써 원고에게 ○○대학교와 사이의 근로관계 존재 여부에 대하여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있지만, 그와 같은 정년단축 조항이 포함된 단체협약이나 개정된 이 사건 정년조항의 무효 확인을 받는 것이 분쟁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어야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정년단축 조항이 포함된 1999년도 단체협약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정년규정 변경의 유․무효를 따지는 요건이 되는 것이어서 따로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고, 한편 원고가 정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변경된 이 사건 정년조항이 무효라는 전제 아래 이 사건 정년조항에 따른 퇴직 처리에 의한 근로관계 종료가 사실상 해고임을 주장하면서 그 퇴직 처리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있는 이상, 이와 별도로 근로관계 종료의 원인이 된 이 사건 정년조항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이 근로관계 존재 여부에 대하여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 된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원고의 소 중 이 사건 예비적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설령 1999년도 단체협약 중 정년단축 조항과 이 사건 정년조항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이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보더라도, 1999년도 단체협약과 이 사건 정년조항이 무효라고 볼 수 없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봉기(재판장) 홍주현 김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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