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행정관청이 노동조합으로 설립신고를 한 단체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제4호 각 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실질적으로 심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실질적 심사의 기준
[2] 공무원노동조합과 관련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제4호 (라)목에 규정된 ‘근로자’의 범위
<판결요지>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이 행정관청으로 하여금 설립신고를 한 단체에 대하여 같은 법 제2조제4호 각 목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하도록 한 취지가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노동조합의 난립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단결권 행사를 보장하려는 데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행정관청은 해당 단체가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 각 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실질적으로 심사할 수 있다.
다만 행정관청에 광범위한 심사권한을 인정할 경우 행정관청의 심사가 자의적으로 이루어져 신고제가 사실상 허가제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점, 노동조합법은 설립신고 당시 제출하여야 할 서류로 설립신고서와 규약만을 정하고 있고(제10조제1항), 행정관청으로 하여금 보완사유나 반려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설립신고서를 접수받은 때로부터 3일 이내에 신고증을 교부하도록 정한 점(제12조제1항) 등을 고려하면, 행정관청은 일단 제출된 설립신고서와 규약의 내용을 기준으로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 각 목의 해당 여부를 심사하되, 설립신고서를 접수할 당시 그 해당 여부가 문제된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설립신고서와 규약 내용 외의 사항에 대하여 실질적인 심사를 거쳐 반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2]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제4호 (라)목 본문,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제2항, 제6조제3항을 종합하면, 공무원노동조합과 관련하여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 (라)목에 규정된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공무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자’로 한정되고, 면직·파면 또는 해임된 공무원은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가 아닌 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14.04.10. 선고 2011두6998 판결 [노동조합설립신고반려처분취소]
♣ 원고, 상고인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 피고, 피상고인 / 고용노동부장관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1.2.16. 선고 2010누2523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2조제3항제1호가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10조제1항, 제12조제1항, 제3항제1호에 의하면,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자는 설립신고서에 규약을 첨부하여 행정관청에 제출하여야 하고, 행정관청은 보완사유나 반려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설립신고서를 접수받은 때로부터 3일 이내에 신고증을 교부하여야 하나, 설립신고를 한 노동조합이 같은 법 제2조제4호 각 목에서 정한 노동조합의 소극적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여야 한다.
노동조합법이 노동조합의 설립에 관하여 위와 같은 신고주의를 택한 취지는 노동조합의 조직체계에 대한 행정관청의 효율적인 정비·관리를 통하여 노동조합이 자주성과 민주성을 갖춘 조직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보호·육성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1997.10.14. 선고 96누982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설립신고를 한 단체가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 각 목에 해당하여 노동조합의 개념에 반하거나 노동조합으로서의 자주성 또는 민주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 설립신고를 무조건 수리하여야 하고 자주성 등의 요건에 대해서는 사후적으로 시정을 요구할 수 있을 뿐이라고 본다면,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적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노동조합의 난립을 방지할 수 없어 오히려 노동조합이 가져야 할 자주성과 민주성이 침해될 우려가 있고, 이는 앞서 본 신고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노동조합법 제12조제3항제1호가 설립신고서를 제출한 단체에 대하여 같은 법 제2조제4호 각 목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하여 이에 해당하는 경우 그 설립신고를 반려하도록 한 것은 노동조합의 본질적 요소인 자주성 등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로서, 심사 결과 해당 사항이 없으면 의무적으로 설립신고서를 수리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단체의 설립 여부 자체를 사전에 심사하여 특정한 경우에 한해서만 그 설립을 허용하는 허가와는 달라 헌법 제21조제2항 후단에서 금지하는 결사에 대한 허가제라고 볼 수 없고,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하여 근로자의 단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다(헌법재판소 2012.3.29. 선고 2011헌바53 결정 참조).
그러므로 노동조합법 제12조제3항제1호가 헌법 제21조제2항, 제37조제2항에 반하여 위헌이라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2. 해직 공무원의 가입 여부 심사와 관련한 주장에 대하여
가. (1) 위와 같이 노동조합법이 행정관청으로 하여금 설립신고를 한 단체에 대하여 같은 법 제2조제4호 각 목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하도록 한 취지가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노동조합의 난립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단결권 행사를 보장하려는 데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행정관청은 해당 단체가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 각 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실질적으로 심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행정관청에 광범위한 심사권한을 인정할 경우 행정관청의 심사가 자의적으로 이루어져 신고제가 사실상 허가제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점, 노동조합법은 설립신고 당시 제출하여야 할 서류로 설립신고서와 규약만을 정하고 있고(제10조제1항), 행정관청으로 하여금 보완사유나 반려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설립신고서를 접수받은 때로부터 3일 이내에 신고증을 교부하도록 정한 점(제12조제1항) 등을 고려하면, 행정관청은 일단 제출된 설립신고서와 규약의 내용을 기준으로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 각 목의 해당 여부를 심사하되, 설립신고서를 접수할 당시 그 해당 여부가 문제된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설립신고서와 규약 내용 외의 사항에 대하여 실질적인 심사를 거쳐 반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한편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 (라)목 본문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조항은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이하 ‘공무원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17조제2항에 의하여 공무원의 노동조합에 적용되고 이 경우 ‘근로자’는 ‘공무원’으로 보며, 공무원노동조합법 제6조제3항은 공무원이 면직·파면 또는 해임되어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을 한 때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노동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상의 규정들을 종합하면, 공무원노동조합과 관련하여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 (라)목에 규정된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공무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자’로 한정되고, 면직·파면 또는 해임된 공무원은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가 아닌 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 (1)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구 전공노’라고 한다)과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법원공무원노동조합의 합병결의를 통해 신설된 공무원노동조합인 사실, 위 합병결의를 전후하여 피고는 구 전공노 소속 조합원 중에 면직·파면 또는 해임된 공무원(이하 ‘해직 공무원’이라고 한다)이 있음을 파악하여 구 전공노에 그 시정을 요구하였고, 이후 시정요구 미이행을 이유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제2항에 따라 구 전공노를 공무원노동조합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통보를 한 사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가 2010.2.25.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자, 피고는 구 전공노 소속 조합원이었던 해직 공무원이 신설합병 노동조합인 원고의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는지를 심사한 다음 이 사건 반려처분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구 전공노에 대하여 해직 공무원의 가입을 이유로 공무원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통보를 한 상황에서 구 전공노를 합병한 원고로부터 이 사건 설립신고서를 제출받게 된 사정을 고려할 때, 피고로서는 구 전공노의 조합원이었던 해직 공무원이 합병의 효력으로 원고 조합원의 자격을 취득하여 여전히 조합원으로 남아있는지에 대하여 심사를 할 수 있다고 볼 것이고, 이처럼 피고가 이 사건 설립신고 당시 이미 파악하고 있던 해직 공무원에 관한 정보를 기초로 해직 공무원의 가입 여부를 심사한 것은 조합원 전부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고 전면적인 심사를 한 것과는 달리 평가하여야 하므로, 피고가 설립신고서와 규약 내용 외에 실제 해직 공무원이 원고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어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 (라)목에 해당하는지를 실질적으로 심사한 것은 적법하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해직 공무원의 가입 여부에 대한 피고의 심사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2) 나아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에 기초하여 피고가 조합원 가입을 문제 삼은 해직 공무원 중 원고 사무처 각 실장, 상설위원회 내지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의 직책을 수행한 소외 1, 소외 2, 소외 3, 소외 4, 소외 5의 경우 이들이 원고 내에서 차지하는 지위와 권한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들을 단순 상근직원으로 볼 수 없고 실질적으로 원고의 조합원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다음 이는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반려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위와 같이 원고가 해직 공무원, 즉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한 것이 인정되는 이상 노동조합법 제12조제3항제1호에 의하여 이 사건 반려처분은 적법하고,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으로 원고의 자주성이 훼손되었는지를 별도로 심사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또한 원심이 피고가 조합원 가입을 문제 삼은 해직 공무원 중 일부의 조합원 가입을 인정한 것이 당초의 처분사유와 다른 새로운 처분사유를 추가한 것으로 볼 수 없다.
(3) 따라서 해직 공무원의 가입 여부 심사와 관련한 원심판단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노동조합 설립신고에 대한 심사방법의 법리오해, 처분사유의 추가에 관한 법리 및 판례위반, 노동조합의 자율권 또는 조합원의 범위 확정에 관한 법리오해, 원고의 자주성이 훼손되었는지에 관한 판단누락 등의 잘못이 없다.
3. 업무 총괄자의 가입 여부 심사와 관련한 주장에 대하여
공무원노동조합법 제6조제2항제1호와 위 법 시행령 제3조제1호 (나)목에 의하면, 훈령 또는 사무 분장 등에 따라 부서장을 보조하여 부서 내 다른 공무원의 업무 수행을 지휘·감독하거나 총괄하는 업무에 주로 종사하는 공무원인 이른바 ‘업무 총괄자’는 공무원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 산하 지부장인 소외 6 등이 업무 총괄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고 이는 노동조합 가입이 제한된 사람의 가입을 허용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반려처분을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기록상 피고가 원고로부터 설립신고를 제출받을 당시 업무 총괄자의 가입 여부를 의심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피고가 어떠한 경위로 문제 된 조합원들의 업무 내용을 조사하게 되었는지를 확인할 자료도 없는 이 사건에서, 피고가 조합원들의 업무 내용에 대하여 전반적인 조사를 거쳐 업무 총괄자의 가입 여부를 실질적으로 심사한 것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그 심사권한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설령 소외 6 등이 업무 총괄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원고의 설립신고를 반려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심이 이와 달리 업무 총괄자의 가입 여부에 대한 심사가 적법함을 전제로 업무 총괄자의 가입 허용을 적법한 반려사유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해직 공무원의 가입을 허용함으로써 그 자체로 반려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이 사건 반려처분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잘못은 판결의 결론에는 영향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인복 박보영(주심)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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