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甲 노동조합이 노동조합 규약에서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사용자와 단체교섭 결과 합의에 이른 경우에도 단체교섭위원들이 연명으로 서명하지 않는 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없도록 규정한 사안에서, 위 규약은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단체협약체결권을 부여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제1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2]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제4호 (라)목이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노동조합 등에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3] 노동조합 규약에서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단체교섭의 결과에 따라 사용자와 단체협약의 내용을 합의한 후 다시 그 협약안의 가부에 관하여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한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제1항에 반하는지 여부(적극)

 

대법원 2013.09.27. 선고 2011두15404 판결 [노동조합규약시정명령취소]

♣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 서울지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

♣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 한국○○발전 주식회사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1.6.1. 선고 2010누3287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상고인 각자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단체교섭위원이 단체협약에 연명으로 서명하도록 규정한 이 사건 규약 제68조제1항 후단에 의할 경우 원고의 대표자인 위원장은 사용자와 단체교섭 결과 합의에 이른 경우에도 단체교섭위원들이 연명으로 서명하지 않는 한 그 권한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규약 제68조제1항 후단은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단체협약 체결권한을 부여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고 한다) 제29조제1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노조법 제29조제1항과 이 사건 규약 제68조제1항 후단의 해석과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대법원 판례를 위반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규약 제7조제3호와 제9조제1호 단서에 관하여

(1) 노조법 제2조제4호는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 다만,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면서, (라)목에서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노조법 제2조제4호 (라)목은 ‘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고, 원래부터 일정한 사용자에의 종속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노동조합 등의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4.2.27. 선고 2001두8568 판결 참조).

(2) 원심은, 고용계약이 소멸한 때에는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는 것으로 규정한 이 사건 규약에도 불구하고 ① 이 사건 규약은 그 구성주체인 조합원을 하나의 사업장이 아니라 발전산업 및 이와 관련 있는 사업부문에 종사하는 자로 규정하고, ② 조합 활동의 장소도 여러 사업장에 걸쳐 있으며, ③ 단체교섭의 대상도 하나의 사용자가 아닌 점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5개의 발전회사와 그 발전회사들과 관련이 있는 ◯◯실업, 한국◯◯교육원 소속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일종의 초기업적 노동조합에 해당하므로, ‘조합활동과 관련하여 해고된 자’도 원고의 조합원 가입을 허용하는 이 사건 규약 제7조제3호, 제9조제1호 단서가 노조법 제2조제4호 (라)목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노동조합의 조직형태나 노조법 제2조제4호 (라)목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이 사건 규약 제24조제1항제2호와 제68조제1항 전단에 관하여

(1) 노조법 제29조제1항은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노동조합의 대표자에게는 단체교섭의 권한뿐만 아니라 교섭한 결과에 따라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 규약에서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단체교섭의 결과에 따라 사용자와 단체협약의 내용을 합의한 후 다시 그 협약안의 가부에 관하여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 그 노동조합 규약은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 포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단체협약체결권한을 형해화하여 명목에 불과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 체결권한을 규정한 노조법 제29조제1항의 취지에 반한다(대법원 1993.4.27. 선고 91누12257 전원합의체판결 참조).

(2) 이 사건 규약 제24조제1항제2호에서는 ‘산별 협약 체결에 관한 사항’을 원고 총회의 의결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규약 제68조제1항 전단에서는 ‘조합이 협약을 체결하고자 할 때에는 총회를 거쳐 위원장이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① 이 사건 규약 제24조제1항제2호와 같은 규약 제68조제1항 전단이 원고의 대표자인 위원장이 단체교섭의 결과에 따라 사용자와 단체협약의 내용을 합의한 후 다시 협약안의 가부에 관하여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친 후에만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것으로 한정한 것인지 불분명한 점, ② 원고의 대표자인 위원장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수렴한 의견을 반영하여 단체교섭을 할 수 있고, 단체교섭을 하는 과정에서도 사용자와 실질적인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는 총회의 의결을 거칠수도 있다고 보이는 점, ③ 기록상 원고의 대표자인 위원장이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하고 단체협약의 내용에 합의한 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다시 협약안의 가부에 관하여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로서 총회를 거친 경우가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제출된 바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규약 제24조제1항제2호와 같은 규약 제68조제1항 전단이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 체결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으로서 노조법 제29조제1항에 위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노조법 제29조제1항의 해석과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 각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이인복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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