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에 대한 인사가 사전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행하여졌다고 하여 반드시 그 인사의 효력이 없다고는 없다
<판결요지>
단체협약에서 조합원의 인사에 관하여 노동조합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노동조합과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한 취지는 조합원에 대한 사용자의 자의적인 인사권 행사를 방지하려는 뜻에서 사용자로 하여금 조합원에 대한 인사의 내용을 미리 노동조합에 통지하는 등 노동조합을 납득시키려는 노력을 하게 하고, 노동조합에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게 하며, 아울러 노동조합으로부터 제시된 의견을 참고자료로 고려하게 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조합원에 대한 인사가 위와 같은 사전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행하여졌다고 하여 반드시 그 인사의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 대법원 2011.07.28. 선고 2008두11693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상고인 / 한○○ 외 1임
♣ 피고, 피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08.6.25. 선고 2007누3075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사전협의조항 위반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단체협약에서 조합원의 인사에 관하여 노동조합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노동조합과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한 취지는 조합원에 대한 사용자의 자의적인 인사권 행사를 방지하려는 뜻에서 사용자로 하여금 조합원에 대한 인사의 내용을 미리 노동조합에 통지하는 등 노동조합을 납득시키려는 노력을 하게 하고, 노동조합에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게 하며, 아울러 노동조합으로부터 제시된 의견을 참고자료로 고려하게 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조합원에 대한 인사가 위와 같은 사전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행하여졌다고 하여 반드시 그 인사의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5.1.12. 선고 94다15653 판결 참조).
같은 취지에서 조합원인 원고들에 대한 인사가 위와 같은 사전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행하여졌다고 하여 그 인사의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사전협의조항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단체협약 제21조제2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근거를 들어, 단체협약 제21조제2항의 규정이 사용자의 징계권한을 전적으로 배제하는 취지로 볼 것은 아니고, 참가인이 사실상 ○○○○노동조합(이하, ‘○○노조’라 한다)의 조합원에 대한 징계를 인정하여 왔다고 하여 근로자에 대한 고유의 징계권한을 명시적으로 노동조합에 위임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는 이상 참가인에게 이 사건 원고들에 대한 징계권한이 없다고 볼 수 없으며, ○○노조가 하는 징계는 조합원의 ○○노조에 대한 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노조의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박탈하거나 정지하는 등의 내용인 반면 참가인이 하는 징계는 근로자의 회사에 대한 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정직시키는 등의 내용이어서, ○○노조의 징계와 참가인의 징계는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인사사항에 대한 일체의 권한이 회사에게 있음을 선언한 단체협약 제16조제1항과 회사가 징계의 주체임을 명시한 단체협약 제20조, 제21조제1항, 취업규칙 제7-3조, 제7-4조의 규정들 및 징계권은 사용자의 본질적인 권한에 속하는 점 등 원심 판시의 근거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 이유의 주장과 같은 단체협약 제21조제2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징계위원회 구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정해진 해고에 관한 절차위반이 그 해고를 무효로 하느냐 여부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고 그 규정의 취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으로서, 단체협약 등에서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근로자 측의 대표자를 참여시키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징계절차에 위배하여 징계해고를 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에 관한 정의에 반하는 처사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근로자 측에 징계위원 선정권 등을 행사할 기회를 부여하였는데도 근로자 측이 스스로 징계위원 선정을 포기 또는 거부한 것이라면 근로자 측 징계위원이 참석하지 않은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징계처분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무효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9.3.26. 선고 98두4672 판결 참조). 그리고 취업규칙등에 징계사유에 관하여 이해관계가 있는 징계위원은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 그러한 이해관계 있는 자가 징계위원으로 참석하였다면 그 징계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나, 그러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그 징계가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5.23. 선고 94다24763 판결 참조).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비록 노사협의회에서 사용자의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정한 과장급 직원이라 하더라도 복수노조 중의 하나인 ○○항운 주식회사 노동조합의 대표인 김○○를 근로자측 징계위원으로 하여 징계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근로자 측이 스스로 징계위원 선정 등의 권한 행사를 포기한 것에 따른 것이고, 취업규칙 등에 이해관계 있는 징계위원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이 사건에서 원고 한○○에 대한 징계사유의 하나인 2005.5.21. 야유회 사태의 관련자인 이○○이 징계위원으로 위촉되었다 하여 그 징계가 무효라고 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징계위원회 구성을 이유로 그 징계위원회에서 의결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징계위원회 구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4. 징계사유의 존부와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주장에 대하여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5.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참조).
원심은 그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에 대한 징계사유는 단체협약 제20조제5호, 제8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그 인정의 징계사유들은 참가인으로 하여금 원고들과의 고용계약을 더 이상 계속할 수 없게 하는 정도의 중한 사유들로 그 징계사유를 이유로 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며, 원고 한○○이 2005.5.21. 야유회 사태와 관련하여 이미 경위서를 제출하였다거나 김○○ 부사장이 과거의 불미스러운 일들은 없는 것으로 하자는 취지의 취임사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가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거나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징계사유의 존부 및 징계양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김능환 민일영 이인복(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