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 주체로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제2항이 규정한 ‘사업주’의 의미
[2] 건설산업기본법 제40조제1항의 ‘건설업자’에 수급인 외에 하수급인도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3] 일정한 용도·규모 및 구조의 건축물을 건축하는 공사의 경우 반드시 건축사 등에 의한 공사감리를 받도록 규정한 취지 및 공사감리자가 감리업무를 소홀히 하여 사상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죄책을 지는지 여부(적극)
[4] 사업의 발주자 또는 수급인이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경우, 그 수급인으로부터 사업의 일부를 하도급 받은 하수급인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제2항의 산업재해예방조치를 취하여야 할 ‘사업주’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5]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제1항 위반죄는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어야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 고용관계 유무의 판단 기준
◆ 대법원 2010.06.24. 선고 2010도2615 판결 [산업안전보건법위반·건설산업기본법위반]
♣ 피 고 인 / 피고인 1외 8인
♣ 상 고 인 / 피고인들 및 검사
♣ 원심판결 / 수원지법 2010.1.21. 선고 2008노80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 1, 피고인 5 주식회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사고의 주요 원인이 그 판시와 같이 기둥과 보의 접합부에 적절한 보강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한 데에 있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인 5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인 피고인 1은 설계도서 등에 정해진 바에 따라 콘크리트 보강작업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건물의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지 아니한 채 공사를 진행하여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원심의 판결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등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위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 2, 피고인 6 주식회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제2항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하나,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공사나 공정의 일부를 직접 담당하여 시행하는 사업주는 위 규정에 정한 사업주로서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5.10.28. 선고 2005도480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6 주식회사가 발주자로부터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 전부를 도급받아 피고인 7 주식회사 등 10여 개 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였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인 6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인 피고인 2는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하청업체의 시공과정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붕괴 위험이 있는 곳에서는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 6 주식회사가 공사현장에 다수의 직원을 배치하여 안전보건업무 등을 맡게 하고 인부를 직접 고용하여 안전시설의 설치 등의 작업을 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근거로, 피고인 6 주식회사는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산업안전보건법(2006.3.24. 법률 제79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제2항에 규정된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에 해당하고, 피고인 2는 같은 법 제71조에 규정된 ’행위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원심의 판결이유와 위 법리의 취지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법적 평가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위 피고인들이 이를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이유에서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직권으로 살펴보아도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3. 피고인 3, 8, 9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업무상과실치사상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7 주식회사 소유의 공장에서 건설부재(프리캐스트 콘크리트)를 제작·판매하는 공소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와 직원인 위 피고인들이 피고인 7 주식회사의 위임에 따라 피고인 7 주식회사를 대행하여 그 명의와 계산으로 피고인 6 주식회사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부재의 설치·조립을 포함한 이 사건 골조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공소외 주식회사가 아닌 피고인 7 주식회사가 위 계약에 따른 공사진행의 책임을 부담한다고 전제한 다음, 위 피고인들은 피고인 7 주식회사의 사용인으로서 공사현장에서 하수급업체인 피고인 5 주식회사의 시공과정의 문제점을 확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원심의 판결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등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건설산업기본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는,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7 주식회사가 이 사건 골조공사를 하도급 받았다는 원심의 적법한 사실인정과 다른 입장에서, 공소외 주식회사가 위 공사의 하수급인이라는 사실을 전제로 건설기술자의 배치의무에 관한 원심의 법리오해를 주장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관한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이 정당하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 없다.
4. 피고인 7 주식회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업자’라는 용어를 ‘수급인’과 명확히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는 점, 특히 건설산업기본법 제25조제1항은 “발주자 또는 수급인은 공사내용에 상응한 업종의 등록을 한 건설업자에게 도급 또는 하도급 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어 ‘하도급을 받은 건설업자’를 상정하고 있는 점, 여러 종류의 공사를 여러 업체에 하도급을 주어 시공하는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35조에 의한 ‘당해 공사의 공종에 상응하는 건설기술자’의 배치는 공종에 따른 전문기술인력을 보유한 하수급인이 맡는 것이 적절한 점 등을 고려하면, 건설산업기본법 제40조제1항의 ‘건설업자’에는 수급인뿐만 아니라 하수급인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위와 같은 법리를 전제로, 피고인 7 주식회사는 건설산업기본법 제40조제1항에 따라 이 사건 공사현장에 건설기술자를 배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을 들어 피고인 7 주식회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주식회사를 통해 피고인 6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골조공사를 하도급 받아 그에 따른 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피고인 3, 8, 9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점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에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사실상 사실심의 전권인 원심의 사실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5. 피고인 4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건축법, 건축사법, 건설기술관리법 등의 관련 법령에서 일정한 용도·규모 및 구조의 건축물을 건축하는 공사의 경우에 반드시 건축사 등의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에 의한 공사감리를 받도록 규정한 취지는, 건축주나 공사시공자로부터 독립한 전문가로 하여금 관계 법령과 설계도서 등에 따른 적합한 시공 여부를 확인하고 안전관리 등에 대한 지도·감독을 하게 함으로써, 건축물 붕괴사고, 하자분쟁, 유지보수비의 급증, 건축물 수명단축에 따른 재건축 등의 후유증을 유발하는 부실공사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헌법재판소 2009.6.25. 선고 2007헌바39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공사감리자가 관계 법령과 계약에 따른 감리업무를 소홀히 하여 건축물 붕괴 등으로 인하여 사상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는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94.12.27. 선고 94도251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건축 관련 법령, 이 사건 공사감리계약, 시공계획서 등의 각 내용 등을 근거로, 설계도서에 따라 기둥과 보의 접합부에 적절한 보강조치가 행하여진 상태에서 공사가 진행되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고 지도하는 업무가 이 사건 공사감리 책임자인 피고인 4의 업무 범위에 포함된다고 인정한 다음, 위 피고인이 시공자인 피고인 7 주식회사의 시공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위와 같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아니하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이유로, 위 피고인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원심의 판결이유와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으며, 나아가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사감리자의 업무범위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도 없다.
위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6. 검사의 피고인 3, 8, 피고인 7 주식회사에 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제2항 및 제1항은 도급사업에 있어서 안전보건조치에 관한 규정이고, 같은 법 제18조제1항은 안전보건총괄책임자에 관한 규정인데, 양자는 모두 그 규범의 수범자를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라는 동일한 용어로 규정하고 있는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제1항은, 1996.12.31. 법률 제5248호로 개정되기 전에는, 그 규범의 수범자를 “제18조의 규정에 의하여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두어야 할 사업주”라고 규정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제18조와 제29조의 사업주의 의미는 동일하게 해석할 수밖에 없었던 점, 위 법률개정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가 제18조의 규정을 그대로 인용하는 형식은 없어졌으나, 이는 제18조가 적용되는 사업 중에서 건설업의 경우 규모에 관계없이 제29조를 확대적용하기 위한 입법기술상의 필요에 의한 것으로 보이고, 법개정을 전후하여 제29조제2항의 해석을 달리할 사정은 없는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의 사업주의 구체적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2009.7.30. 대통령령 제216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6조제2항은 법 제18조제1항의 사업주에 관한 규정인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3조를 준용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제2항의 사업주와 같은 법 제18조제1항의 사업주는 동일한 의미로 볼 수 있고,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제1항에서 규정하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의 지정 업무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 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사업의 발주자 또는 수급인이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경우에 그 수급인으로부터 사업의 일부를 하도급 받은 하수급인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제2항에 의하여 산업재해예방조치를 취하여야 할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심의 판결이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7 주식회사가 피고인 6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의 일부에 불과한 골조공사만을 하도급 받은 것으로 인정한 다음, 피고인 7 주식회사는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제2항의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그 규정에 의한 산업재해예방조치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본 것은 그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 할 것이니, 이를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이 부분 원심판단의 전제가 되는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에 관한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 상고이유 제2점(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제1항 위반죄는, 단순히 사용자의 소속 근로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와 같은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9.5.14. 선고 2008도101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실질적인 고용관계 유무는 고용계약이나 도급계약 등 근로계약의 형식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나,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실질적인 고용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2.8.27. 선고 2002도27 판결, 대법원 2006.4.28. 선고 2005도370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7 주식회사가 이 사건 골조공사 중 일부를 피고인 5 주식회사에 재하도급하였을 뿐이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그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작업을 하게 하거나 피고인 5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들을 상대로 작업 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검사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7.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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