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자인 사업주의 사업종류변경신청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반려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2]사업주의 사업종류가 노동부장관이 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료율표의 사업종류예시표 중 어느 사업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결정 방법
◆ 대법원 2008.05.08. 선고 2007두10488 판결[산재보험사업종류변경신청반려처분취소]
♣ 원고, 피상고인 / ◯◯특수산업 주식회사
♣ 피고, 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7.5.3. 선고 2006누2170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종류변경신청 반려행위의 처분성 여부에 대하여
국민의 적극적 행위 신청에 대하여 행정청이 그 신청에 따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한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려면, 그 신청한 행위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하고, 그 거부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야 하며, 그 국민에게 그 행위발동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인바, 여기에서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는 의미는 신청인의 실체상의 권리의무관계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신청인이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함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02.11.22. 선고 2000두9229 판결, 대법원 2007.10.11. 선고 2007두131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원고 회사 가락동 사업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의 사업 내용 및 근로자의 작업형태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사업장은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2005.12.7. 법률 제77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14조 등 관련 법령의 규정에 따라 노동부장관이 고시한 산업재해보상보험료율표의 사업종류예시표상 ‘504 수상운수업, 항만하역 및 화물취급사업 중 50405 육상화물취급업’으로 그 사업종류를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2004.12.28. 피고에게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종류를 당초의 ‘구역화물운수업’에서 그보다 보험료율이 낮은 사업종류인 ‘육상화물운수업’으로 변경하여 줄 것을 신청하는 내용의 보험관계변경사항신고서를 제출한 사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5.1.27. 이 사건 사업장 내에서 냉동화물자동차를 이용한 운송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수가 지육을 상하차하는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수보다 비중이 크므로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종류는 ‘화물자동차운수업’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위 신고서를 반려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법 제11조제1항, 제14조제3항, 법 시행규칙 제7조제1항, 제9조 등 관련 규정에 의하면 사업주는 법 제5조제3항의 규정에 따라 당연히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이라 한다)의 보험가입자가 된 경우에는 사업종류 등 필요한 사항을 기재하여 피고에게 보험관계성립신고서를 제출하여야 하고, 그 신고서를 받은 피고는 당해 사업주에게 적용될 사업종류 등을 검토한 다음 보험관계성립통지서에 피고가 적정하다고 판단한 사업종류(업종코드)를 기재하여 통지하도록 되어 있으며, 이와 같이 확인된 사업종류에 따라 산재보험의 보험료율이 정해진다. 따라서 그 사업종류는 사업주가 매 보험연도마다 피고에게 신고납부하여야 하는 산재보험의 개산보험료 및 확정보험료 산정의 기초가 된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피고가 사업주에게 통지한 사업종류에 대하여 사업주가 사업장의 사업실태 내지 현황에 대한 피고의 평가 잘못 등을 이유로 피고에게 사업종류의 변경을 신청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부한 상황에서, 사업주가 자신이 적정하다고 보는 사업종류의 적용을 주장하면서 피고가 통지한 사업종류에 기초한 산재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한 경우, 사업주는 연체금이나 가산금을 징수당하게 됨은 물론(법 제24조, 제25조), 체납처분도 받게 되고(법 제28조), 산재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한 기간 중에 재해가 발생한 경우 그 보험급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당할 수 있는(법 제26조제1항제2호) 등의 불이익이 있는 점을 감안해 보면, 사업주의 사업종류변경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피고의 거부행위는 사업주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보험가입자인 사업주가 사업종류의 변경을 통하여 보험료율의 시정을 구하고자 하는 경우, 사업주는 피고가 통지한 사업종류에 따른 개산보험료나 확정보험료를 신고납부하지 아니한 후 피고가 소정 절차에 따라 산정한 보험료 또는 차액의 납부를 명하는 징수통지를 받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비로소 그 징수처분에 불복하여 그 절차에서 사업종류의 변경 여부를 다툴 수 있다고 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은 불이익을 입을 수 있는 등 산재보험관계상의 불안정한 법률상 지위에 놓이게 되는데 이는 사업주의 권리보호에 미흡하며, 사업종류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가 매 보험연도마다 계속 납부하여야 하는 산재보험료 산정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기초가 되는 것이므로 사업종류 변경신청에 대한 거부행위가 있을 경우 바로 사업주로 하여금 이를 다툴 수 있게 하는 것이 분쟁을 조기에 발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보면,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에게 보험료율의 산정의 기초가 되는 사업종류의 변경에 대한 조리상 신청권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사업종류변경신청 반려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이하 이 사건 사업종류변경신청 반려행위를 ‘이 사건 반려처분’이라고 한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반려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하여 피고의 본안전 항변을 배척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판례는 이 사건에 적절하지 아니한 것으로 원심판결에 판례 위반의 위법도 없다.
2. 이 사건 반려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하여
법 시행령 제14조제1항은 하나의 장소에서 법 제14조제3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의 종류가 다른 사업이 2 이상 행하여지는 경우에는 그 중 근로자 수 및 임금총액 등의 비중이 큰 주된 사업에 적용되는 산재보험료율을 당해 장소 안의 모든 사업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한편 노동부장관이 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료율표의 사업종류예시표 중 어느 사업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그 가입자의 사업목적과 사업장의 등록업종뿐만 아니라 실제의 사업내용과 근로자의 작업형태를 두루 참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6.27. 선고 2002두1058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후, 이 사건 사업장의 주된 사업은 화물자동차의 상하차작업과 운반작업 및 기타 이에 부수되는 일괄 작업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료율표의 사업종류예시표 중 ‘504 수상운수업, 항만하역 및 화물취급사업 중 50405 육상화물취급업’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법 시행령 제14조제1항에 따라 그에 적용되는 산재보험료율을 이 사건 사업장 내 모든 사업에 적용하여야 할 것이어서, 원고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종류변경신청을 반려한 이 사건 반려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위 규정 및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사업종류 적용 등에 관한 심리미진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박시환 박일환(주심) 김능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