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2023.5.18. 선고 2021가합544824 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1민사부 판결
• 사 건 / 2021가합544824 해고무효확인
• 원 고 / A
• 피 고 / B 주식회사
• 변론종결 / 2023.04.20.
• 판결선고 / 2023.05.18.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0.12.22.자 해고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 및 2020.12.23.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월 4,527,954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컴퓨터 시스템 설계 및 자문업, 소프트웨어 자문, 개발 및 공급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다. 원고는 2001.10.1. 피고에 입사한 근로자이다.
나. 원고의 근무경력 및 징계처분 전력
1) 원고는 입사 후 E-Biz 서비스팀에서 근무하던 중 2005.5.16.부터 정보지원사업부 서비스시스템팀에서 근무하였는데 2008.4.경까지는 국내정비시스템 일반수리업무를 담당하였고 그 후 2009.12.8.경까지는 긴급봉사반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2010.4.9.부터 2011.1.31.까지는 팀 공통업무를 수행하였다.
2) 원고는 2011.1.경 2008년부터 2010까지 3년 간의 평가성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저성과자로 선정되어 2011.2.1.부터 2011.5.31.까지 피고 회사의 저성과자의 역량 및 성과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이하 ‘저성과자 프로그램’이라 한다)을 수행하였으나 성적 미달로 관리기간이 연장되어 2011.7.1.부터 2011.9.30.까지 재차 저성과자 프로그램을 수행하였고, 2011.10.5. ‘저성과자 프로그램 진행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근무태도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이유로 2011.12.4.까지 대기발령처분을 받았다. 원고는 2011.12.5. 대기발령 기간 중 개선을 위한 노력과 태도가 극히 불량하여 관리기간 종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재차 2012.1.4.까지 대기발령 연장 처분을 받았다. 원고는 2012.1.5. 여전히 관리기간 종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고, 2012.1.18.에는 ① 11개월간의 저성과자 프로그램 시행에도 불구하고 근무태도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으며, ② 대기발령에 관하여 소를 제기하고, 소장 내용 중 상당 부분 허위사실을 포함함으로써 피고의 신용을 추락시키고 명예를 훼손하였으며, ③ 대기발령 기간 중 역량 및 성과 향상을 위한 목표합의서 작성을 거부하는 등 상사의 정당한 업무지시에 불복하여 직장의 규율을 문란하게 하였다는 사유로 징계해고 처분(이하 ‘종전해고 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3) 원고는 서울남부지방법원 2011가합21366호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1.10.5.자 대기발령 처분, 2011.12.5.자 대기발령 연장 처분, 2012.1.5.자 직무정지 처분 및 종전 해고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2012.10.19. 종전 해고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이 선고되었으며, 이에 대하여 피고가 서울고등법원 2012나92571호로 항소하였으나 위 법원은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고, 2014.4.21. 피고의 상고취하로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4) 원고는 2014.4.28.부터 피고의 정보지원사업부 금융사업지원실 산하 금융정보서비스팀에 소속되어 여의도 사업장에서 C회사 측의 그룹웨어 지원 업무를 수행하였다.
5) 원고는 2014.7.4. 위 여의도 사업장 사무실 내 화장실에서 D회사 직원과 말다툼을 하였고 그로 인하여 C회사 측에서 피고에게 원고를 다른 직원으로 교체해달라고 요구하여 2014.7.17. 서산시에 있는 정보지원사업부 부품사업지원실 산하 서산서비스팀으로 전보되었다.
6) 원고는 2014.7.11. 트위터의 멘션 기능을 이용하여 9곳의 방송사와 신문사에 ‘갑 중에 갑 회사 C회사 실장인거 모르고 사무실에서 껌 씹는 거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가 3일만에 서산으로 지방 전출간다’는 등의 제보를 하였고, 앞서 2014.7.4. 있었던 말다툼과 위 제보행위를 이유로 2014.8.11. 견책처분을 받았다.
7) 원고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합525129호로 위 2014.7.17.자 전보발령, 2014.8.11.자 견책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패소하였고, 이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2016나2009535호로 항소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6.12.9. 원고의 항소를 일부 인용하여 2014.7.17.자 전보발령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2017.4.13. 상고기각으로 위 1, 2심 판결이 모두 확정되었다.
8) 원고는 2016.4.15. 2015.11.16.부터 2015.11.23.까지 6차례 소속장의 허가 없이 조기 퇴근하여 복무규율을 위반하였다는 사유로 감봉 1개월의 징개처분을 받았다.
9) 아래에서 보는 저성과자 프로그램 시행 직전까지 원고는 부품디지털사업부 트랜시스시스템 1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다. 원고에 대한 해고 처분의 경위
1) 피고는 2019.5.경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누적 업무평가결과 평균 C+ 미만자를 대상으로 저성과자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하였고(이하 ‘1차 저성과자 프로그램’이라 한다), 피고의 직원 1,895명 중 원고를 포함한 29명이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원고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업무평가와 역량평가에서 받은 성적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표 생략>
2) 원고와 피고는 2019.7.30. ① Java, DB(MS-SQL) 개발 역량 향상을 위한 사내온/오프라인 교육 수강, 최소 2개 과정(본인 선택 과정), ② Java, DB(MS-SQL) 개발 역량 강화를 통해 중급 이상의 개발 역량 확보(프로그래머스 코딩테스트 실시, 매월 단위 평가 진행, 난이도 : 대리급 경력 입사자 평가기준에 준하여 출제)를 역량 향상 목표로, ADM 포털 시스템에 대한 분석/개선사항 도출 및 개선 자체 수행(개발 공수 10 M/D 이상 투입 개선에 한함. 개선계획보고서 제출 시 검토하여 대상 확정)을 성과 향상 목표로 정한 저성과자 프로그램 목표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3) 원고는 2019.8.1.부터 2019.10.31.까지 1차 저성과자 프로그램을 수행하였는데 피고는 2019.11.22. 최종평가에서 원고에게 역량 향상 목표 달성 정도에 관하여 C등급을, 성과 향상 목표 달성 정도에 관하여 D 등급을 부여하였다.
4) 1차 저성과자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1차 저성과자 프로그램 대상자 29명 중 22명은 직무로 복귀하였고, 3명은 경력전환 프로그램을 선택하였으며 1명이 조직전환 배치되었다.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나머지 3명에 대하여 재차 저성과자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하였다(이하 ‘2차 저성과자 프로그램’이라 한다).
5) 원고와 피고는 2019.12.20. ① Java, DB(MS-SQL) 개발 역량 향상을 위한 사내 온/오프라인 교육 수강, 최소 1개 과정(본인 선택 과정), ② Java, DB(MS-SQL) 개발 역량 강화를 통해 중급 이상의 개발 역량 확보[프로그래머스 코딩테스트 실시, 매월 평가 진행 후(총 3회) 평가결과 합산, 난이도 : 대리급 경력 입사자 평가기준에 준하여 출제)를 역량 향상 목표로, ADM 포털 시스템에 대한 분석/개선사항 도출 및 개선 자체 수행(개발 공수 10 M/D 이상 투입 개선에 한함. 개선계획보고서 제출 시 인사관리자 검토 후 대상/일정 확정, 2020. 1 .13.까지 진행개선계획보고서 제출)을 성과 향상 목표로 정한 저성과자 프로그램 목표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6) 원고는 2019.12.23.부터 2020.4.17.까지 2차 저성과자 프로그램을 수행하였는데 피고는 2020.4.28. 최종평가에서 원고에게 역량 향상 목표 달성 정도에 관하여 D등급을, 성과 향상 목표 달성 정도에 관하여 D등급을 부여하였다.
7)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0.5.28. 원고가 2차례에 걸친 저성과자 프로그램 수행에도 불구하고 평가 결과가 미흡하므로 직무부담을 면제하여 역량·성과 향상에 진력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고자 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2020.6.1.부터 2개월간 대기발령을 명하였다(이하 ‘1차 대기발령’이라 한다).
8) 원고와 피고는 2020.6.4. 외부 사이트인 ‘프로그래머스’를 통한 코딩테스트 결과 Java, DB 항목에 대하여 최소 평균 B(60점)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 수준으로 하여 기존 대리급 경력 입사자 평균기준에 준하여 문제를 출제하며 매월 말 평가를 진행하고 항목별 평균 점수를 도출하여 Java, DB 항목 모두 각각의 평균점수가 60점(B등급) 이상일 경우 목표달성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대기발령 기간 중 역량 향상 목표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9) 원고는 2020.6.30.과 2020.7.28. 진행된 코딩테스트에서 모두 0점을 받아 D 등급으로 평가되었다.
10) 피고는 2020.8.3. 원고가 1, 2차 저성과자 프로그램과 1차 대기발령이 종료되었음에도 저조한 평가를 받았음을 이유로 원고에게 2020.8.1.부터 1개월간 대기발령 연장을 명하였다(이하 ‘2차 대기발령’이라 한다).
11) 원고와 피고는 2020.8.4. 프로그래머스를 통한 코딩테스트 결과 Java, DB 항목에 대하여 최소 평균 B(60점)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 수준으로 하여 기존 대리급 경력 입사자 평균기준에 준하여 문제를 출제하며 8월 말 평가를 진행하고 항목별 평균 점수를 도출하여 Java, DB 항목 모두 각각의 평균점수가 60점(B등급) 이상일 경우 목표달성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대기발령 연장기간 중 역량 향상 목표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12) 원고는 2020.9.15. 진행된 코딩테스트에서 평균 1.6점을 받아 D등급으로 평가되었다.
13) 피고의 징계위원회는 2020.12.17. 저성과자 역량 등 향상을 위한 관리규정 제10조제3항, 취업규칙 제21조제4, 5항, 제82조제14항, 제83조제1항, 징계규정 제7조제1항를 근거로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 처분을 의결하고(이하 ‘이 사건 해고 처분’이라 한다) 2020.12.22.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원고는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의 재심 징계위원회는 2021.1.19.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내리고 2021.1.21.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피고가 이 사건 해고 처분의 근거로 든 취업규칙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4, 11, 20 내지 22, 29 내지 31호증, 을 제1 내지16, 19 내지 21,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 요지
가. 원고
이 사건 해고 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처분일 다음날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는 과거 원고에게 내린 해고 처분에 대하여 무효임을 확인하는 법원의 판결이 확정된 2014.경 이래로 원고를 부당하게 서산으로 전보시키고 업무를 부여하지 않는 등으로 차별적으로 대우하며 최하위 평가를 받았음을 이유로 원고의 급여를 동결하였다. 피고의 이 사건 해고 처분 및 위와 같은 연봉 동결 처분은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5,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피고는 원고가 오랜 시간 동안 IT 시스템 운영·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하여 왔음에도 업무 수행을 위한 기본적인 역량을 전혀 갖추고 있지 못하였기 때문에 저성과자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피고는 저성과자 프로그램과 1, 2차 대기발령을 통해 합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원고가 피고의 영업에 반드시 필요한 Java, DB(MS-SQL) 코딩능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으나 원고에게는 업무 역량 향상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었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커리어 챌린지 제도를 활용하여 다른 부서에서 근무할 것을 권유하기도 하였으나, 원고는 업무 역량과 의지의 부족으로 서류 및 면접심사에서 모두 탈락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근무태도 및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를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
3. 이 사건 해고 처분의 무효 확인 청구 및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다.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때에도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불량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고할 수 있다고 정한 취업규칙 등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불량하다고 판단한 근거가 되는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야 할 뿐 아니라,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 한하여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이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업무의 내용, 그에 따라 요구되는 성과나 전문성의 정도,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부진한 정도와 기간, 사용자가 교육과 전환배치 등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 개선을 위한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여부, 개선의 기회가 부여된 이후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의 개선 여부, 근로자의 태도, 사업장의 여건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2.25. 선고 2018다253680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33호증, 을 제17, 18, 24, 2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근무능력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 처분에는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고, 이 사건 해고 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 청구 역시 이유 없다.
1) 원고는 입사 후 E-Biz 서비스팀, 정보지원사업부 서비스시스템팀, 정보지원사업부 금융사업지원실 산하 금융정보서비스팀 등 IT 관련 부서에서 컴퓨터 시스템 관련 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정보지원사업부 서비스시스템팀에 근무하던 중 2006.9.25.경부터 2007.5.21.경까지 고객사인 E·F 차량정비업무 시스템을 JAVA 시스템으로 개편하는 G 프로젝트에 일반수리업무 담당으로 참여하여 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그 후 2010년경 뇌수술을 받고 복직한 이후부터 원고가 기존에 수행하던 업무에서 배제되어 ‘일반 행정업무 및 단발성 수리업무’만을 부여받았으나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원고에 대한 평가내용(을 제5호증)을 살펴보면 원고는 늦어도 2016년경부터는 단순 장애접수 업무 외에도 협력사 운영시스템 장애분석 및 매뉴얼 구축 업무, Web 시스템 개발 업무, 최신 IT 트렌드 및 정보기술 분석 업무 등 종전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시스템 관련 업무를 부여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 시기에 피고는 원고에게 업무수행능력 향상을 위하여 C# 활용능력, DB, ABLE_FRAME 역량, MySQL 능력 등을 배양하고 Java 개발 역량을 강화하며, 기술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준비를 하도록 지시하였고 관련서적을 지급하는 등으로 원고의 업무역량 강화를 지원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부당하게 원고에게 업무를 부여하지 않았다거나 그로 인하여 원고가 정상적인 업무능력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2)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기간 동안 원고는 H 운영시스템의 장애접수 및 분석 업무와 관련하여 장애 발생 건수만을 취합하였고 장애분석이나 장애관리 개선을 위한 데이터는 수집하지 않았으며, Web 시스템 개발 업무의 경우 평가기간에만 전산망에 접속하였고 최신 정보기술 분석 업무 등의 경우에는 다른 보고서를 표절하거나 짜깁기하는 등으로 부실하게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위 기간 중 ① 근무시간 중 사적인 전화통화와 냉방 문제로 자주 장기간 이석 행위를 하였고 ② 교육 및 근태 사항을 인사 관리자의 승인 없이 일방적으로 통지하고 이를 지적 받았음에도 개선하지 않았으며, ③ 면담시 ‘해도 저평가이고 안 해도 저평가인데 무엇을 하라고 하냐’고 불만을 표시하는 등으로 부적절한 근무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1, 2차 저성과자 프로그램 중 원고는 ADM 포털 시스템에 대한 분석·개선 업무를 부여받았는데, 1차 저성과자 프로그램에서는 보고서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고, 2차 저성과자 프로그램에서는 개선 계획서만을 제출하고 실질적인 개선 업무는 수행하지 않았다.
피고는 원고에게 단 1개 협력사의 운영시스템 장애접수 및 분석 업무만을 지시하였을 뿐이고, Web 시스템 개발의 경우 2년이 넘는 개발기간을 부여하였으며, ADM 포탈 시스템에 대한 분석·개선 업무에 관하여는 피고가 주변 동료를 조력자로 지정하여 조언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고, 나머지 업무는 대체로 업계의 경향을 분석하는 내용에 불과하다. 원고 스스로도 피고로부터 별다른 중요 업무를 부여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피고가 원고에게 과도한 양의 업무를 부여했다고 보이지는 않음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가 부여한 대부분의 업무를 사실상 방치하였다. 원고가 일부 업무에서 배제된 기간이 있기는 하지만 10년 이상 컴퓨터 시스템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 피고가 원고에게 다수의 교육기회를 보장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업무 수행을 요구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앞서 본 원고의 근무태도에 원고가 대부분의 근무시간을 기술사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학습시간으로 사용하였음에도 기술사 시험에서 3과목 이상 과락 평가를 받고, 피고 내부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받는 등으로 피고가 요구한 업무 수행 능력을 갖추지도 못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별다른 업무성과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업무수행 및 업무역량 향상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3) 1, 2차 저성과자 프로그램에서 피고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원고에게 Java, MSSQL 관련 시스템 개발 역량을 향상할 것을 요구하였고 교육이수 여부 및 Java와 MSSQL 관련 코딩테스트를 통해서 평가가 이루어졌다. 위 Java와 MSSQL은 피고가 운영하는 다수의 운영시스템에서 사용되는 개발언어 및 DB로 원고가 2006.경 Java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한 점이나 피고가 2017.경부터 관련 개발·운영능력의 배양 및 강화를 요구하여 왔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에게 Java, MSSQL 관련 시스템 개발역량의 향상을 요구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원고는 형식적으로 교육과정을 수료하였을 뿐 평가에서 인터넷상에 공개된 소스를 복사하는 등의 부정행위를 저질렀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몹시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1, 2차 대기발령 기간 중에도 1, 2차 저성과자 프로그램에서 요구한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평가가 이루어 졌는데 원고는 0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4) 업무 평가와 관련하여 피고는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내용, 평가의 근거가 된 행위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평가서를 작성하였고 달리 피고가 원고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부적절한 평가기준을 적용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은 없다. 1, 2차 저성과자 프로그램과 1, 2차 대기발령 당시 시행된 코딩테스트의 경우도 외부 사이트인 ‘프로그래머스’를 통하여 이루어졌거나 그와 유사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던바 피고가 임의적으로 그 성적을 조작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고, 달리 그 공정성을 의심할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비록 피고가 과거 부당하게 원고를 대상으로 해고나 전보발령 처분을 하였고 그에 대하여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약 5년에 걸친 기간 동안 오로지 원고를 해고할 목적에서 원고의 업무성과나 업무역량을 부당하게 평가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오히려 피고는 총 29명을 대상으로 1차 저성과자 프로그램을 시행하였는데 그 중 대부분인 22명이 정상적으로 직무에 복귀하였고, 원고를 포함한 3명만이 2차 저성과자 프로그램의 대상자로 선정되었으며 2차 저성과자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에는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2명도 정상적으로 직무에 복귀하였던바 피고의 저성과자 프로그램 등은 명시된 목적대로 저성과자의 역량을 향상시켜 직무에 적합한 인재로 육성하는데 적합하게 운영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5) 피고는 사내 공개채용제도로 팀을 이동하기 희망하는 피고 회사 직원이 TO가 존재하는 팀에 지원서를 제출하면, 해당 팀에서는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선발 여부를 결정하는 커리어 챌린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피고는 2차 대기발령 기간 종료 후에도 위 커리어 챌린지 제도를 통해 원고에게 타 부서로 이동하여 계속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고, 원고는 58개 팀에 커리어 챌린지 지원서를 제출하였으나 서류 심사와 면접 심사에서 역량 부족 및 역량 향상에 대한 의지 부족을 지적받으며 전부 탈락하였다.
4.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판단
이 사건 해고 처분을 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가 오랜 기간 동안 원고의 급여를 인상하지 않았다거나 원고에게 원고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다른 직원들에 비하여 적은 급여를 지급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를 위법하게 차별대우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원고가 5,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 역시 이유 없다.
5.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이진희 김창수
※ 서울고등법원 2024.3.22. 선고 2023나2024051 판결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