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2019.10.30. 선고 2019나1907 판결】
• 대구지방법원 제8-3민사부 판결
• 사 건 / 2019나1907 임금
• 원고(선정당사자), 피항소인 / A
• 피고, 항소인 / 주식회사 B
• 제1심판결 /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19.1.31. 선고 2017가단1460 판결
• 변론종결 / 2019.09.25.
• 판결선고 / 2019.10.30.
<주 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 및 선정자들(이하 원고와 선정자들을 합하여 ‘원고들’이라 한다)에게 별지 목록 당사자별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같은 목록 당사자별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기산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퇴직금 청구 부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목록 당사자별 미지급 임금 등 내역 중 퇴직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이 사건 연차휴가수당 청구 부분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목록 당사자별 미지급 임금 등 내역 중 미사용 연차수당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기준법상의 각종 수당 등을 포함한 금액을 월 급여로 지급하는 포괄임금 약정을 체결하여 이 사건 연차휴가수당을 이미 지급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상 계산된 연차휴가수당을 원고 등에게 이미 지급하였다. 가사 위 포괄임금 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상 인정되는 연차휴가수당에서 피고가 기지급한 연차휴가수당과의 차액만큼만 지급할 의무가 있거나, 원고들이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연차휴가수당은 부당이득금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채권과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연차휴가수당 등 채권은 대등액에서 상계되어야 한다.
나.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1) 근로기준법 제60조는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고,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의 전 대표이사인 C는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형사재판에서 원고들에 대한 체불 임금에 대한 산정기준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이를 다투지 아니한 점, ② 피고는 제1심 제5회 변론기일에서 원고들의 청구금액 액수에 대하여는 다툼이 없다고 진술한 점, ③ 피고가 주장하는 포괄일당에서 위 수당을 제외한 기본급은 당시 노임시세 및 통상임금 등에 비추어 상당히 낮은 금액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의 이 사건 미지급 연차휴가수당은 별지 목록 당사자별 미지급 임금 등 내역 중 미사용 연차수당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하려면 1년에 근무일수의 80% 이상을 출근하여야 하는데, 일부 원고들은 평일 기준으로 260일의 80%인 연간 208일 이상 출근하지 못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연차수당의 지급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연차수당의 지급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는 비가 와서 근로자들이 해산한 경우 등에는 근로자들의 출역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을 6, 7호증)들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피고의 포괄임금 약정 주장에 관한 판단
1)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나(대법원 1998.3.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각종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 계약 또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으면 유효하다고 할 것인데, 그러한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 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12.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을 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근로자가 원하는 경우에 한하여, 법정수당이 미리 포함(기본 55.90%, 유급주휴 11.30%, 휴일 19.60%, 연장 10.60%, 연차2.60%)된 포괄일당(\ 120,000원)에 출역공수를 곱하여 월급을 산정 지급한다.’, ‘근로자는 포괄역산제 방식에 근거 법정수당을 별도로 산정하지 않고 포괄일당 × 출역공수로 월급이 산정 지급되는 것에 동의합니다.’라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대부분의 원고들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서명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2) 그런데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고,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 계약 부분은 무효라 할 것이다(대법원 2010.5.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의 근로 형태와 업무는 성질상 근로시간을 예측하거나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아니고, 감시·단속적 성격의 근로도 아니며, 근로기준법상의 기준 근로시간 초과근로와 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되는 경우라고 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달리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도 아니한다.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의 기본급은 당시 노임 시세 등에 비추어 상당히 낮은 금액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위 포괄임금 약정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조건보다 더 유리하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3) 나아가 연차수당은 근로자의 연차휴가권 행사와 관계된 문제인데, 이러한 수당(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한 보상금)까지 포함된 포괄임금제가 유효하다고 보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연차휴가권을 박탈하는 결과가 된다.
즉, 근로기준법상의 연차휴가제도는 장기간 소정의 근로를 한 근로자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함으로써 피로의 회복을 통한 휴양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러한 정신적·육체적 휴양을 통하여 문화적 생활의 향상을 기하려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는 것인바(대법원 1995.12.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위와 같이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고자 하는 제도의 목적이나 취지에 비추어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사전약정으로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거나 연차휴가 청구로 얻게 될 연차휴가일에도 근로할 것을 정하고 연차휴가일의 근로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연차휴가권의 행사를 저지하고 근로를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은 실근로시간과 무관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가 어렵거나 곤란한 경우와 관련된 것이 아니고, 이를 포괄임금약정에 포함시킬 경우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된 사업장에서 실제 연차휴가를 사용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사이에 급여의 차이가 없게 되는 모순이 발생하며, 이미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받았으므로 사실상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없게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휴가를 사용하지 않을 때의 보상금 성격인 연차수당을 미리 연봉에 포함한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 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에 연차수당이 일당에 포함되어 있고, 이것이 각종 수당을 포함하여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 약정을 전제로 작성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 약정은 이를 포함한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된다. 결국,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피고의 공제 및 상계주장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6쪽 하단 5행부터 제7쪽 11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마.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목록 당사자별 청구금액 및 이에 대하여 각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난 별지 목록 당사자별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기산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지영(재판장) 예혁준 김대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