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공무직 근로자로서 주·정차 단속업무를 담당하다가 다른 부서로 전보 조치된 원고들이 피고가 한 이 사건 전보명령이 업무상 필요성이 없고,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하다는 등의 이유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전보명령의 무효 확인 등을 구하는 사안임. 원심은, 도로교통법상 주차방법의 변경 및 이동지시, 범칙금 통고처분 등의 업무를 수반하는 주·정차단속업무는 피고가 임명하는 공무원만이 할 수 있으므로, 주·정차 단속업무의 합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공무직 근로자인 원고들의 부서 및 담당 업무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었고, 이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발생하는 생활상의 불이익은 근로자로서 수인해야 하는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음.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판시하면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함.
【대법원 2023.9.21. 선고 2022다286755 판결】
• 대법원 제3부 판결
• 사 건 / 2022다286755 근로에 관한 소송
• 원고, 상고인 / 별지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 피고, 피상고인 / 제주특별자치도
• 원심판결 / 광주고등법원 2022.9.28. 선고 (제주)2021나10571 판결
• 판결선고 / 2023.09.21.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 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3.7.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주·정차 단속업무를 담당한 공무직 근로자인 원고들을 다른 부서로 전보하는 이 사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가 인정되고,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원고들에게 발생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위와 같은 업무상 필요성보다 지나치게 크다거나 원고들이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피고는 원고들과 성실하게 협의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적용되는 근로계약서, 취업규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동의를 이 사건 전보명령의 효력요건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이 사건 전보명령 무효확인청구 및 임금지급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취업규정의 해석, 전보처분의 유효요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안철상 이흥구 오석준(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