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참가인은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다른 교사들과 교원 성과상여금을 사후에 재배분한 행위가 교육 관계 법령에 위반된다고 보아 이를 징계사유로 삼아 정직 3월의 처분(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을 하였음. 피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다고 보아 정직기간을 3월에서 1월로 변경하였음(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 원고는 구 국가공무원법 제47조제3항, 구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2 제10항은 ‘성과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경우’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이미 지급받은 성과상여금을 재배분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 조치를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결정의 취소를 구함.
대법원은, 구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2 제10항에서 규정한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에는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아, 원심이 이와 달리 구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2 제10항에서 규정한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에는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
【대법원 2023.6.29. 선고 2023두31782 판결】
• 대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23두31782 교원소청심사위원회결정취소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교원소청심사위원회
• 피고보조참가인 / 학교법인 동진학원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22.12.21. 선고 2022누37228 판결
• 판결선고 / 2023.06.29.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가.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1999.9.1.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이 설치·경영하는 사립학교인 ○○○고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의 교사로 임용되어 현재까지 근무하는 사람이다.
2) 이 사건 학교의 교원징계위원회는 2020.8.13. 원고가 2016년경부터 2019년경 까지 교원 성과상여금을 지급받은 후 이를 다른 교원들과 균등하게 재배분함(이하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라 한다)으로써 사립학교 교원의 복무에 관하여 준용되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에 따른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점을 징계사유로 삼아 원고에 대하여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3) 참가인은 2020.8.26. 위 교원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정직 3개월의 처분(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4) 원고는 2020.9.24. 피고에게 이 사건 정직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고, 피고는 2021.1.13.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다고 보아 그 정직기간을 3개월에서 1개월로 변경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2. 관련 규정과 이 사건의 쟁점
가. 사립학교법 제55조제1항에 의하여 사립학교 교원의 복무에 관하여 준용되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는 사립학교 교원에 대하여 법령을 준수하고 성실히 직무를 수행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사립학교법 제61조제1항은 “사립학교 교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해당 교원의 임용권자는 징계의결을 요구하여야 하고, 징계의결의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호에서 ‘이 법과 그밖의 교육 관계 법령을 위반하여 교원의 본분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였을 때’를 들고 있다.
구 국가공무원법(2021.6.8. 법률 제182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가공무원법’이라 한다) 제47조제3항은 “제1항에 따른 보수를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수령한 경우에는 수령한 금액의 2배의 범위에서 가산하여 징수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구 국가공무원법 제47조제1항, 공무원보수규정 제31조제2항의 각 규정의 위임에 따른 구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2023.1.6. 대통령령 제332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무원수당규정’이라 한다) 제7조의2 제10항은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에는 그 지급받은 성과상여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고, 1년의 범위에서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이하 ‘공무원수당규정’이라 한다) 제7조의2 제10항이 2023.1.6. 대통령령 제33215호로 개정되면서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의 행위 유형에 ‘지급받은 성과상여금을 다시 배분하는 행위’, 즉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가 포함되었다.
사립학교법 제66조제1항은 사립학교의 교원징계위원회로 하여금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징계기준 및 징계의 감경기준 등에 따라 징계의결을 하도록 규정하고,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25조의2 제1항 및 그 위임에 따라 제정된 「사립학교 교원 징계규칙」 제2조제1항은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기준에 관하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별표]를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별표]는 제1호 (파)목에서 성실의무 위반의 유형으로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경우’를 들고 있다.
나. 이 사건의 쟁점은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가 구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2 제10항에서 금지되는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에 해당하여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의무를 위반한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이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성과상여금의 재배분행위는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에 포함되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가. 보수를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수령한 경우와 관련하여, 부정한 방법은 사회상규나 신의칙에 반하는 행위를 뜻하고 적극적 행위뿐만 아니라 소극적 행위도 포함한다.
나. 그런데 성과상여금을 재배분하는 행위는 정상적 평가에 따를 경우 성과상여금을 받지 않아야 할 사람이 이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성과상여금을 받아야 할 사람도 실제 성과보다 많거나 적은 금액을 받도록 하여 성과상여금제도가 도입취지에 따라 운용되지 못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보수를 부정한 방법으로 수령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 따라서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는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위와 같이 교원의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를 금지하는 법령이 존재하므로, 원고가 2016년경부터 2019년경까지 법령에 의하여 금지되고 있는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를 하여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4. 대법원의 판단
가. 침익적 행정처분은 상대방의 권익을 제한하거나 상대방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요구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따라 그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를 더욱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대해석이나 유추해석을 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11.25. 선고 2015두37815 판결 등 참조). 그 입법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전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해석이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8.2.28. 선고 2016두64982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관련 규정의 문언, 체계 등을 종합하면, 구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2 제10항에서 규정한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에는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구 지방공무원법(2021.6.8. 법률 제182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5조제4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지방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이하 ‘지방공무원수당규정’이라 한다)은 제6조의2 제7항에서 “지방공무원법 제45조제3항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나 지방의회의 의장은 소속 공무원이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지급받은 성과상여금을 다시 배분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받은 경우에는 그 지급받은 성과상여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고, 1년의 범위에서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여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에 대한 제재조치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구 공무원수당규정은 제7조의2 제10항에서 “국가공무원법 제47조제3항에 따라 각급 행정기관의 장은 소속 공무원이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에는 그 지급받은 성과상여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고, 1년의 범위에서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라고만 정하고 있을 뿐, 지방공무원수당규정과는 달리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를 제재하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지방공무원수당규정 제6조의2 제7항을 들어 구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2 제10항에서도 교원의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2) 구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2 제10항에서 말하는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는 그 문언에 비추어 ‘성과상여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고, 이것이 원인이 되어 성과상여금을 지급받는 때’로 해석하는 것이 문언의 통상적인 용법에 부합한다.
3)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는 이미 지급받은 성과상여금을 재배분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은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4) 현실적으로 지급되었거나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므로(대법원 2019.10.31. 선고 2016다31831 판결 등 참조), 이미 지급이 완료되어 교원들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진 성과상여금을 재배분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근거 규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구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2 제10항의 문언만으로는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가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에 포함되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5) 성과상여금의 부정 수령에 대한 제재조치는 침익적 행정처분이고,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며, 그 의미가 불명확한 경우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적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위와 같이 구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2 제10항이 규정한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이상 여기에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가 포함된다고 함부로 단정할 수 없다.
6) 성과상여금 재배분행위를 허용할 경우 교원들의 업무실적을 정기적으로 평가하여 그 결과에 따라 성과상여금을 차등 지급함으로써 교원들의 노력과 성과에 근거한 공정한 처우를 실현하려는 성과상여금제도의 취지가 훼손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입법적으로 해결할 문제이다. 공무원수당규정이 2023.1.6. 대통령령 제33215호로 개정되면서 제7조의2 제10항에 ‘지급받은 성과상여금을 다시 배분하는 행위가 포함된다’는 문언이 비로소 추가되었는데 당시 정부에서 밝힌 개정이유는,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성과상여금의 부정 수령의 범위에 지급받은 성과상여금을 다시 배분하는 행위를 명시하여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려는 것이었다. 따라서 성과상여금제도의 도입취지에만 치중하여 구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2 제10항에서 말하는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의 의미를 넓게 해석함으로써 여기에 ‘지급받은 성과상여금을 다시 배분하는 행위’가 포함된다고 새기는 것은 구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2 제10항의 해석론을 벗어나는 것이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구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2 제10항에서 말하는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박정화 김선수(주심) 노태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