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는 사실행위로서 교섭요구 노동조합이 확정된 상태에서는 사용자는 위 공고를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없음. 원고는 위 구제명령을 이미 이행하였기 때문에 그 불이행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을 우려도 없음. 따라서 위 구제명령을 이행하여 참가인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원고는 교섭요구 사실을 명한 구제명령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음
[2] 부당노동행위의 내용이 근로계약 또는 노무제공계약의 갱신을 부당하게 거절하는 것인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가 근로한 기간, 갱신의 횟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사업장 내 다른 근로자들의 갱신 실태 등과 아울러 사용자가 들고 있는 갱신 거절 사유가 실제 존재하는지 여부, 거절 사유가 존재할 경우 그 사유가 확인된 경위, 동종 또는 유사한 사유에 해당한 다른 근로자에게 한 조치 내용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그 갱신 거절이 부당노동행위를 이유로 한 것인지를 판단하여야 함[항소기각(원고패)]
【서울고등법원 2022.5.19. 선고 2021누53216 판결 : 확정】
•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 판결
• 사 건 / 2021누53216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항소인 / A
•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1. B노동조합, 2. C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21.6.17. 선고 2019구합81544 판결
• 변론종결 / 2022.04.14.
• 판결선고 / 2022.05.19.
<주 문>
1. 제1심판결 중 ‘단체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명한 구제명령에 관한 재심판정 부분’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 소를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8.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D, E(병합)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피고보조참가인들의 재심신청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1998.11.1. F 주식회사(이하 ‘F’라 한다)와 자동차 판매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G대리점(이하 ‘이 사건 대리점’이라 한다)을 운영하여 자동차판매업을 하는 사람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C는 2012.10.12.경부터 원고와 자동차 판매용역계약(2년 단위로 갱신되었는데, 그 전체를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대리점에서 H로 근무한 사람이다.
2) 참가인 B노동조합(이하 ‘참가인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산하에 전국의 자동차 판매대리점에서 근무하는 H 등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I지회를 두고 있고, 이 사건 대리점 소속 H 중 일부가 J지회(이하 위 지회와 참가인 노동조합을 구분하지 않고 ‘참가인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나.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 기간만료 통보 및 참가인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등
1) 원고는 2019.1.14. 참가인 C에게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이 2019.1.15.자로 만료된다고 통보하였다.
2) 참가인 노동조합은 2019.1.14. 원고에게 공문을 보내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원고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시행령 제14조의3 제2항에 따른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하지 아니하자, 같은 달 29. 다시 공문을 보내 위 공고를 할 것을 촉구하였으나,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참가인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았다.
다. 초심판정 및 재심판정
1) 참가인들은 2019.2.1.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① 참가인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을 해지한 것은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이고, ② 참가인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은 것은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이며, ③ 참가인 C에게 아래 제3의 다. 3) 바)항과 같이 참가인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2차 확약서에 서명하게 한 것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이에 ① 참가인 C에 대한 계약해지를 취소하고 원직에 복직시키며 계약해지로 입은 경제적 불이익 상당액을 지급할 것과 ② 참가인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것과 ③ 원고가 부당노동행위를 하여 구제명령이 내려진 사실과 노동위원회 판정 요지를 사내게시판에 게시할 것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구한다는 내용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2)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9.5.2. 참가인 C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전제 하에, 원고가 ① 2019.1.14.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을 해지한 것, ② 원고가 참가인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은 것, ③ 2018.11.16. 참가인 C에게 참가인 노동조합 산하 지회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2차 확약서에 서명하게 한 것을 모두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면서, 참가인들이 신청한 구제명령 중 ‘경제적 불이익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사항의 이행을 명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N).
3) 이에 참가인들은 2019.6.12., 원고는 2019.6.14. 중앙노동위원회에 각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8.8.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와 참가인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D, E(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나 제1,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참가인들의 본안 전 항변
원고가 참가인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고 보류한 것은 단체교섭거부의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하여, 참가인들은,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 이후 이 부분 구제명령을 이행하여 단체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참가인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위 단체교섭거부의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 부분은 더 이상 그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어 각하되어야 한다고 본안 전 항변을 한다.
나. 판단
1) 이 사건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라는 구제명령’을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이 있은 후인 2019.11.5.에 이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 스스로도 위 구제명령의 이행이 임시적 조치가 아닌 종국적인 이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는 사실행위로서 교섭요구 노동조합이 확정된 상태에서는 사용자는 위 공고를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 원고는 위 구제명령을 이미 이행하였기 때문에 그 불이행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을 우려도 없다. 따라서 위 구제명령을 이행하여 참가인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위 구제명령 부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그러나 이 사건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구제명령 중에는 ‘원고가 부당노동행위를 하여 구제명령이 내려진 사실과 노동위원회 판정 요지를 사내게시판에 게시할 것’을 명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고 이 부분 구제명령은 이행된 바 없는데,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이 확정될 경우 게시해야 할 부당노동행위의 범위에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로 인한 부분’을 제외시키기 위해서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 부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3) 결국 참가인들의 본안 전 항변 중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것을 명하는 구제명령’에 관한 부분은 이유 있고, ‘교섭요구 미공고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판정’에 관한 부분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 종료 관련 부당노동행위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은 2019.1.15. 기간만료로 종료되었고, 참가인 C의 판매실적이 부진하여 이를 갱신하지 않았을 뿐이다. 원고는 참가인 C가 노동조합원임을 알지 못하였고, 원고에게 참가인 C와의 판매용역계약을 갱신할 의무가 없으므로, 이를 부당노동행위라고 할 수 없다.
2)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관련 부당노동행위
원고는 H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서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보류하였을 뿐,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없었다.
3) 2차 확약서 서명 요구 관련 부당노동행위
2차 확약서는 원고의 서명이 없는 등 완성되지 않은 문서이고, 원고는 2차 확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이 사건 대리점의 H들에게 2차 확약서에 서명하게 한 사실도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다. 인정 사실
1) 원고와 F 사이의 자동차 판매대리점계약 관련
원고는 1998.11.1.경부터 F와 자동차 판매대리점계약을 2년 단위로 체결하였는데, F는 ‘2015년부터 원고가 운영하는 이 사건 대리점의 판매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는 이유로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할 것을 요구하여 2018.10.15. 계약기간을 1년(2018.11.1. ~ 2019.10.31.)으로 하는 자동차 판매대리점계약이 체결되었다.
2) 원고와 참가인 C 사이의 자동차판매 용역계약 관련
참가인 C는 2012.10.12.경부터 원고와 2년 단위로 자동차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고 H로 근무하였는데,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 종료 직전의 계약기간은 2017.1.16.부터 2019.1.15.까지였고, 위 판매용역계약의 주요 내역은 다음과 같다. <다음 생략>
3) 합의서 및 각 확약서 작성
가) 이 사건 대리점의 H로 구성된 O단체(이하 ‘이 사건 O단체’라 한다)와 원고는 2017.9.1.경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고(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 위 합의서에 원고와 이 사건 O단체 회원인 P, Q, R, S, T, U, V, W 및 참가인 C가 서명하였다. <다음 생략>
나) 원고는 2018.4.13. 이 사건 O단체 회장인 P에 대하여 ‘2018.4.30.까지 O단체를 비롯한 일체의 단체행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판매용역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하였다(이하 ‘1차 해지통보’라 한다).
다) 참가인 C를 포함한 이 사건 O단체 회원들은 위 계약 해지를 철회시키기 위하여 2018.4.19. 원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확약서(이하 ‘1차 확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위 확약서에는 원고와 이 사건 O단체 회원인 P, W, S, T, Q, R, U, V 및 참가인 C의 서명이 되어 있다. 한편, 원고는 1차 확약서 작성 이후 P에 대한 판매용역계약 해지를 철회하였다. <다음 생략>
라) 원고는 2018.11.13. P에 대하여 ‘이 사건 대리점의 매출이 감소하였고, O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H간 대립이 격화되었다’는 이유로 다시 P와의 판매용역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2차 해지통보’라 한다).
마) 이 사건 대리점의 H들은 2018.11.14. 오전 F 경북지역본부에 항의목적으로 방문하였다가, S, U, T은 같은 날 오후 원고와 P에 대한 2차 해지통보에 관하여 약 1시간가량 면담하였다.
바) 작성일자가 2018.11.16.으로 기재된 다음과 같은 내용의 확약서(이하 ‘2차 확약서’라 한다)에 참가인 C와 이 사건 대리점의 H인 V, S, U, T, W가 자필로 성명을 기재하고 서명하였다. 한편, 원고의 성명은 인쇄되어 있으나 서명은 되어 있지 않다. <다음 생략>
사) 원고는 2018.11.16.경 P에 대한 2차 해지통보를 철회하였다.
아) 이 사건 O단체 회원인 S, U, T은 2019.5.24. 다음과 같은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제출하였다. <다음 생략>
4)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 기간만료 통지 관련
가) 원고는 2019.1.14. 참가인 C에게 ‘2019.1.15.자로 자동차 판매용역계약이 만료됨을 알려드리며 자동차 판매용역계약서 제8조 1. 1)항에 의하여 영업실적이 극히 부진하여 더 이상 본 계약을 존속시킴이 부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자동차 판매용역계약 만료를 통보한다’는 취지로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기간만료 통지’라 한다)
나) 이 사건 대리점 H들의 판매실적은 다음과 같다(T, Y의 경우 을나 제15호증의 각 기재에 따름). <표 생략>
다) 원고는 2019.1.14. F에 참가인 C의 사번의 해지를 요청하면서 사유를 ‘개인사정’이라고 기재하였다.
5) 단체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관련
가) 참가인 산하 I지회의 조직형태 변경 전 조직인 K노동조합(이하 ‘K’라 한다)은 전국의 자동차 판매대리점에 근무하는 H 등을 조직대상으로 하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여 2015.9.18.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
나) K는 2016년경 그 조합원이 소속되어 있는 다수의 자동차 판매대리점주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판매대리점주들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하였다. 각 지방노동위원회는 H들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K는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에 해당하므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의무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K의 시정신청을 인용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동일한 이유로 판매대리점주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다) 서울행정법원은 2018.8.16. 판매대리점주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 등에서, H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6구합65756 등 다수).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7 내지 9, 17, 18, 23, 29 내지 31호증, 을가 제2 내지 4호증, 을나 제1, 6 내지 8, 11, 12, 15, 16, 22, 2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 기간만료 통지가 부당노동행위인지 여부
가)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11.15. 선고 2005두4120 판결 참조). 또한,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근로자의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실질적인 해고사유로 한 것인지의 여부는 사용자측이 내세우는 해고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내용, 해고를 한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동종의 사례에 있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불균형 여부, 종래 관행에의 부합 여부, 사용자의 조합원에 대한 언동이나 태도,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 사정 등을 비교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4.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부당노동행위의 내용이 근로계약 또는 노무제공계약의 갱신을 부당하게 거절하는 것인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가 근로한 기간, 갱신의 횟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사업장 내 다른 근로자들의 갱신 실태 등과 아울러 사용자가 들고 있는 갱신 거절 사유가 실제 존재하는지 여부, 거절 사유가 존재할 경우 그 사유가 확인된 경위, 동종 또는 유사한 사유에 해당한 다른 근로자에게 한 조치 내용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그 갱신 거절이 부당노동행위를 이유로 한 것인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9.30. 선고 2020두48857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 제6호증, 을나 제12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P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고가 참가인 C에 대하여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의 기간만료를 통지한 행위는 참가인 C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거나 노동조합을 조직하려고 한 것 등을 이유로 위 참가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이자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법 제81조제1호의 불이익취급 및 제4호의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① 참가인 C는 2012년부터 이 사건 대리점에서 H로 계속 근무하여 왔고, 그 외에도 P, U(이하 2001년 입사), S, Y(이하 2005년 입사), T(2007년 입사), V(2008년 입사), W(2011년 입사) 등 이 사건 대리점에 근무하고 있는 H 12명(2018년 12월 기준) 중 대다수가 장기간 근무한 사람이다. 아래에서 보듯이 원고는 H들의 판매실적에 따라 갱신 여부를 결정하여 왔다고 인정되지 아니하고, 갱신 시마다 별도의 계약서가 작성된 것 외에 계약 갱신의 심사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② 원고는 이 사건 대리점 H의 월 평균 판매대수가 3대 미만인 경우 계약해지 내지는 재계약 거절의 기준으로 삼고 있었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월 평균 판매대수가 3대 미만이라는 이유로 계약연장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H인 AC, AD, AE, AF, AG의 경우 연 판매대수가 각 29대, 29대, 23대, 24대, 25대로, 원고의 2018년도 판매대수인 33대와는 차이가 있고(위 33대는 참가인 C가 고객과 계약하였으나 아직 출고되지 않은 6대는 포함되지 아니한 숫자이다. 미출고 건은 이후 계약이 취소될 우려가 있어 곧바로 실적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하더라도, 사실상 해고와 유사한 판매용역계약 연장거절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향후 실적개선의 여지 등도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는 참가인 C와 유사하거나 더 낮은 실적을 보인 이 사건 대리점의 H Q(2016년 13대, 2017년 20대, 2018년 21대), T(2016년 33대, 2017년 40대, 2018년 32대)과는 재차 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참가인 C의 실적이 저조하여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는, Q의 경우에는 실적 부진으로 2019.8.6.자로 계약을 종료하려 했으나 초심판정이 2019.5.2.자로 내려져 분쟁회피 차원에서 재계약을 하였고, T의 경우에는 2015년 실적이 우수하고 2017년 1월의 판매실적이 회복 추세이며 수수료가 다액이어서 2017.2.6.자로 재계약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거 실적, 최근 추세, 수수료 액수를 재계약에 고려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월 3대 미만’이 재계약 거절의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었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③ 이 사건 대리점에서 약 20년간 H로 근무한 P는 실적 부진으로 재계약이 거절된 사례를 알지 못한다고 제1심에서 증언하였고, 이 사건 대리점에서 근무하였던 AH도 같은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제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재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한 AC 또한 실적 부진 때문에 재계약이 거절된 것이 아니라 개인 사정으로 퇴사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제출하였다.
④ 원고는 참가인 C가 참가인 노동조합의 조합원인 것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참가인 C를 포함한 이 사건 대리점 소속 H 6명이 서명한 2차 확약서에 “향후 어떠한 환경 변화가 있더라도 K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고, 아래 3)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O단체 회원들로 하여금 2차 확약서에 서명하도록 하였다고 인정하는 이상, 원고는 참가인 C가 참가인 노동조합의 조합원임을 인식하고 그 활동을 방해할 의도를 가졌거나 조합원인 사실을 몰랐더라도 적어도 위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못하게 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부당노동행위 의사도 인정된다.
⑤ K가 2015.9.18. 설립된 후 전국적으로 다수의 H들이 이 노동조합에 가입하였으며, H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여부가 쟁점이 된 쟁송이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및 법원에 60건 이상 계속 중이었던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는 이 사건 대리점의 H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려 하였거나 가입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⑥ 원고는, 참가인 C가 2019.3.7. 이 사건 대리점에 무단 침입하여 매장 내 CCTV를 가리고 붉은 색 스프레이로 원고에 대한 폭언을 쓰고 선전물을 붙이는 등 불법행위를 하여 참가인 C와의 계약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고도 주장하나, 위 사건은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의 기간만료일인 2019.1.15.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서, 이 사건 기간만료 통지가 부당노동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2)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노동조합법 제81조제3호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이 정하는 부당노동행위는 사용자가 아무런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 또는 해태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하였다고 믿었더라도 객관적으로 정당한 이유가 없고 불성실한 단체교섭으로 판정되는 경우에도 성립한다(대법원 1998.5.22. 선고 97누8076 판결 참조). 단체교섭에 대한 사용자의 거부나 해태에 정 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노동조합 측의 교섭권자, 노동조합측이 요구하는 교섭시간, 교섭장소 및 그의 교섭태도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2.24. 선고 2005도8606 판결, 대법원 2010.4.29. 선고 2007두11542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노동조합이 2019.1.4.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당시 원고로서는 이미 H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노동위원회 결정 및 법원의 제1심 판결이 있었음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는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에 대하여 성실하게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를 부담하며, 이는 헌법 제33조제1항, 노동조합법 제30조제2항, 제81조에 근거하여 인정되는 구체적인 의무이다.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해태 행위는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교섭의 기회를 상실하게 하거나 적절한 교섭시기를 확보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교섭력을 저하시켜, 노동조합의 본래적이고 핵심적인 기능인 단체교섭권의 침해를 가져오게 된다. 조합원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일응의 판단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확정된 판결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해태할 정당한 이유가 인정된다고 볼 경우 만연히 단체교섭관계의 수립을 지연시킴으로써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이 형해화 될 우려가 있다. 설령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에 응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가, 추후 조합원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그 노동조합 역시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을 체결할 능력이 없는 노동조합이 체결한 위 단체협약은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어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이 없게 되는 것에 불과하고, 그러한 사정만으로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볼 수는 없다.
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대리점의 H들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확정판결이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음으로써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에는 객관적으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는 노동조합법 제81조제3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3) 2차 확약서 서명 요구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2차 확약서에 “향후 어떠한 환경 변화가 있더라도 K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참가인 C를 비롯한 이 사건 대리점의 H들로 하여금 2차 확약서에 서명하게 하였다면, 위 행위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에서 금지하고 있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함은 분명하다. 다만 원고는 2차 확약서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나)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18.11.13.경 P에 대하여 자동차판매용역계약을 해지하겠다는 2차 해지통보를 한 이후, 이 사건 대리점의 H들이 P에 대한 원고의 계약해지를 철회해 달라고 하자 원고가 위 H들의 서명을 요구하며 2차 확약서를 교부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참가인 C뿐만 아니라 당시 이 사건 대리점의 H였던 P, S, U은 모두 원고가 2차 확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면서 제1심 법정에서 증언하였거나 그러한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② 2차 확약서는 1차 확약서의 형태와 유사할 뿐만 아니라, 원고는 이 사건 대리점에서 판매량이 월등히 많은 P가 이 사건 O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다는 이유로 2018.4.경 P와의 판매용역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한 뒤, 1차 확약서에 이 사건 O단체 회원들이 서명하자 위 해지를 철회하였는데, 원고는 2018.11.경에도 재차 P와의 판매용역계약을 해지하겠다는 2차 해지통보를 하였고, 이후 이를 철회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대리점의 H들의 부탁으로 2차 해지통보를 철회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아무런 대가 없이 이를 철회할 특별한 이유가 없고, 참가인들의 주장과 같이 2차 확약서를 제출받은 이후에 P에 대한 2차 해지통보를 철회하였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③ T은 제1심 법정에서 이 사건 대리점의 H들이 원고에게 P에 대한 2차 해지통보를 철회하여 달라고 요청하여 원고가 위 해지통보를 철회하였고, 당시 원고와 또는 이 사건 대리점의 H들 사이에서 2차 확약서에 기재된 내용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으며, 2차 확약서의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서명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대리점의 일부 H의 부탁만으로 P에 대한 2차 해지통보를 철회하였다거나, 2차 확약서의 분량이 1쪽에 불과하고 이 사건 합의서 및 1차 확약서에 비하여 이 사건 O단체 회원들에게 매우 불리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데, 아무런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서명하였다는 T의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렵다.
④ P는 2차 확약서 작성일인 2018.11.16. 원고에게 ‘2차 해지통보는 11월 16일 귀하(원고)와의 사과와 협의를 통해 노동조합 가입과 단체행동을 하지 않고 대리점에 위해가 되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으며 아울러 재발방지 약속을 통해 계약해지 통보가 철회되었음을 증명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 우편(을나 제10호증)을 발송하였다. 이에 관하여 참가인들은 ‘2차 확약서는 P에 대한 계약해지 철회를 이면조건으로 하는 것인데도 확약서 자체에는 그러한 기재가 없어 이면조건이 있었음을 분명히 하는 차원에서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고(참가인들의 2020.5.22.자 준비서면 9쪽), 원고는 ‘P에 대한 계약해지를 철회하기로 한 후 P로부터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증명 우편을 받았다’라고만 주장하고 있다(원고의 2021.9.1.자 준비서면 25쪽). 위 우편의 내용에 비추어 2차 확약서가 작성된 직후 P가 원고에게 위 우편을 보낸 목적은 2차 확약서의 합의사항이 2차 해지통보의 철회와 대가 관계에 있음을 증거로서 남기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의 주장처럼 2차 확약서를 참가인 C 등이 임의로 작성한 것이라면 P가 위와 같은 우편을 보낼 이유가 없다.
마. 소결론
결국 원고가 참가인 C에 대하여 판매용역계약의 기간만료를 통지하고, 참가인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아니하며, 참가인 C를 비롯한 이 사건 대리점의 H들로 하여금 2차 확약서에 서명하게 한 것은 모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교섭요구 사실 공고를 명한 구제명령에 관한 재심판정 부분’에 대한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위 재심판정 부분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부분 소를 각하하며, 제1심판결 중 나머지 부분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이병희 정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