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주임교수가 인사에 관한 사항에 있어서도 결정권한을 갖고 있지는 못하고, 보조적·조언적인 것을 넘어 그 업무의 수행과 조합원으로서의 활동 사이에 실질적인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으로 볼 때, 주임교수 직에 있는 자들은 이익대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수원지방법원 2022.11.10. 선고 2021구합70937 판결】

 

 수원지방법원 제3행정부 판결

 사 건 / 2021구합70937 노동조합설립신고필증교부무효확인

 원 고 / 학교법인 A

 피 고 /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

 피고보조참가인 / B노동조합

 변론종결 / 2022.09.01.

 판결선고 / 2022.11.10.

 

<주 문>

1. 피고가 2021.4.12. B노동조합에 대하여 한 노동조합설립신고증교부처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1.4.12. B노동조합(피고보조참가인, 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 대하여 한 노동조합설립신고증교부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수원시 C에 소재한 D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참가인은 참가인의 규약과 규정에 찬동하는 D대학교 교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조합원의 권익 보호와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 등을 위하여 설립된 단체인데, 규약에 의하면 D대학교 의과대학 겸임교원(다만 강사는 제외함)들에게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나. 참가인은 2021.3.22. 피고에게 조합원 수 48명, 대표자를 ‘E’으로 하여 노동조합설립신고(이하 ‘이 사건 설립신고’라고 한다)를 하였는데, 참가인 조합원에는 D대학교 의과대학 주임교수가 포함되어 있다.

다. 피고는 2021.4.12. 참가인에게 구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2021.1.5. 법률 제178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교원노조법’이라고만 한다) 제14조제1항,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1.1.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2조제1항에 따라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 4, 7, 8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가. 본안전항변

노동조합의 설립신고주의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갖추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수리한 것만으로 사용자인 원고에게 어떠한 법률상의 이익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을 다툴 원고적격이 없다.

 

나. 판단

1)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다 할 것이나,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라 함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공익보호의 결과로 국민 일반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일반적·간접적·추상적 이익이 생기는 경우에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6.3.16. 선고 2006두330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관계 규정들의 내용 등에 비추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개별학교 단위의 노동조합의 교섭 상대방이 되는 사립학교 설립·경영자는 해당 노동조합의 무자격 여부를 다툴 수 있는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① 사립학교 설립·경영자는 해당 학교의 교원을 구성원으로 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의 상대방이 되므로 노동조합의 설립 여부에 관하여 이해관계가 있다.

② 구 교원노조법에 따라 설립된 노동조합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등(구 교원노조법 제9조)의 법적 보호를 받게 되고, 이에 따라 사용자인 사립학교 설립·경영자는 구 교원노조법 및 구 노동조합법에 따른 여러 가지 의무를 부담하며 그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까지 받게 될 우려가 있다.

③ 개별학교 단위의 노동조합은 해당 사립학교 설립·경영자 등과 단체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는바, 사립학교 설립·경영자 측에서는 노동조합의 설립 신고 단계에서 그 적법 여부를 다툴 수 없게 되면 자격이 없는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이를 결렬시킨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재 절차 내지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등에 따른 절차에서 노동조합의 무자격을 주장하여 다툴 수밖에 없어 사립학교 설립·경영자가 장기간 불안정한 지위에 처하게 된다.

④ 피고가 인용하고 있는 대법원 1997.10.14. 선고 96누9829 판결은 이 사건과 다른 법령에 대한 것으로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에는 아래와 같은 하자가 있고,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무효이다.

1) 참가인은 노동조합원이 될 수 없는 주임교수를 조합원으로 하여 노동조합의 결격사유가 있다.

2) 구 교원노조법 제4조제2항이 개별학교 단위, 시·도 단위 또는 전국 단위로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고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보조참가인은 개별학교의 하부조직인 의과대학을 단위로 하고 있으므로, 참가인에게 설립신고필증을 교부한 것은 구 교원노조법에 위반된다.

3) 구 교원노조법에 따라 노동조합 설립신고서의 수리에 관한 권한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있으므로 피고에게는 이 사건 처분 권한이 없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다. 판단

1) D대학교 의과대학 주임교수가 노동조합 조합원이 될 수 없는지 여부

가) 구 교원노조법 제14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구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 단서 가목에서는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고, 구 노동조합법 제12조제3항제1호에서는 위와 같은 경우를 설립신고서 반려사유로 정하고 있다. 한편 구 노동조합법 제2조제2호에서는 ‘사용자’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

나) 이 부분의 쟁점은 D대학교 의과대학 주임교수(이하 ‘주임교수’라고만 한다)가 구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 단서 가목에서 정한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이하 통칭할 경우 편의상 ‘이익대표자’라고만 한다)에 해당하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다) 위 조항의 취지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려는 데 있는데, 여기서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하고,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에 대한 인사, 급여, 징계, 감사, 노무관리 등 근로관계 결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사용자의 근로관계에 대한 계획과 방침에 관한 기밀사항 업무를 취급할 권한이 있는 등과 같이 그 직무상의 의무와 책임이 조합원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에 직접적으로 저촉되는 위치에 있는 자를 의미하므로, 이러한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일정한 직급이나 직책 등에 의하여 일률적으로 결정되어서는 아니 되며, 그 업무의 내용이 단순히 보조적·조언적인 것에 불과하여 그 업무의 수행과 조합원으로서의 활동 사이에 실질적인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자도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9.8. 선고 2008두13873 판결 등 참조).

라)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인정한 증거들 및 갑 제5, 6, 9 ~ 19호증, 을가 제4호증, 을나 제2 ~ 5,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주임교수 직에 있는 자들은 이익대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하자의 중대·명백 여부에 대해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구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 단서 가목의 취지는 노동조합의 자주성,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조합의 자주성이 침해될 구체적 위험성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 특히 법원이 노동조합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이익대표자의 범위를 확대하여 이익대표자임을 인정하는 것은, ㉠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보장된 교원에 대한 단결권에 의하여 근로자들은 자유롭게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가입할 수 있고, 노동조합은 자주적으로 노동조합에서 배제되어야 할 ‘이익대표자’를 정할 수 있는 점, ㉡ 법원의 위와 같은 판단은 노동조합은 스스로 자주성, 독립성 확보에 지장이 없다고 한 판단을 법원이 후견적으로 자주성, 독립성이 침해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되는 점, ㉢ 이는 자칫 위 규정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조합의 자주성 등에 위험이 없음에도 조합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 범위를 축소하고 결과적으로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켜 입법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② 참가인은 조합원 자격에 관하여 규약 제8조제3항에서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조합원의 권익에 반하는 행위를 한 자의 참여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정하면서 조합원이 일정 직책에 임명된 경우 당해 보직 기간 동안 조합원 자격이 정지된다고 정하고 있고, 이에 주임교수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갑 제7호증 2쪽).

③ 의료원 직무분장규칙 제9조에서는 주임교수의 업무로, 당해부서(교실, 과) 업무수행의 총괄적 관리, 감독, 소속 교원의 임용인사에 관한 1차 예심의 주관 및 임용추천, 소속 교원의 1차 업적평가, 소속 교직원의 직무 및 근태관리 등을 규정하고 있고, 의료원 교원임용규칙, 의료원 교원 해외연수 등에 관한 규칙, 교원이중배속제도 운영규칙, 직무분장규칙, 의료원 교원 복무규칙, 의료원 교원 인사규정, 의과대학 교수업적 평가규칙 등에서도 주임교수에게 의과대학 교수들의 인사에 관하여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주임교수는 별다른 전결권을 부여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 위 각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인사에 관한 사항에 있어서도 결정권한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④ 주임교수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인사의 여러 사항에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인사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 실무적인 판단 및 심사업무는 자연스럽게 담당하게 되는 것으로 보이고(결정권자가 모든 사안에 대한 실무적인 1차적 심사 및 판단을 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하급자들도 모두 일정부분 심사 및 판단을 하게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실무자들의 1차적인 심사 및 판단에 따라 결정권자에게 일정 의견을 제시하게 되고 결정권자가 그와 동일한 결정을 하였다고 하여 실무자들에게 결정권한 또는 그에 준하는 권한이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주임교수가 보조적·조언적인 것을 넘어 그 업무의 수행과 조합원으로서의 활동 사이에 실질적인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참가인이 학과단위의 노동조합으로 그 설립이 구 교원노조법 제4조제2항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

가) 2020.6.9. 법률 제17430호로 개정(이하 ‘이 사건 개정’이라 한다) 전후의 구 교원노조법 관련 규정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나) 위 관련 규정 내용 및 을나 제7호증에 의하면, ① 구 교원노조법 제4조에서 유아교육법 및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교원의 경우 설립단위를 정하면서 해당 ‘단위로만’ 설립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고등교육법에 따른 교원의 경우 해당 ‘단위로’ 설립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그 문언이 다소 다른 점, ② 구 교원노조법 제4조에서 정한 설립단위와 제6조에서 정한 교섭 상대방이 서로 대응하여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교섭상대방에 있어 ‘국·공립학교의 장 또는 사립학교 설립·경영자’는 교원임용권자 중 가장 최소단위에 해당하는 점, ③ 고용노동부는 대학교원이 개별학교 내 단과대학 단위로 노동조합 설립이 가능하다고 유권해석을 한 예가 있는 점(을나 제7호증 282쪽) 등은 인정된다.

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설립신고는 구 교원노조법 제4조제2항에 위반되어 반려되어야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이를 수리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대한민국헌법 제33조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정하고 있는 반면, 제2항에서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5조에서는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공무원과 교원에 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제1항은 공무원이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경우의 최소 단위를 규정하고 있으며, 구 교원노조법 제4조제1, 2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노동조합의 설립단위를 규정하고 있다.

(2) 구 교원노조법 제4조제2항에서 고등교육법에 따른 교원이 설립할 수 있는 노동조합의 단위 중 가장 작은 단위는 ‘개별학교 단위’인데,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르면 ‘개별학교’의 의미는 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전문대학, 방송대학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단과대학은 그 하부단위일 뿐 그 자체가 ‘개별학교’로 볼 수는 없다. 또한 구 교원노조법 제14조제2항은, 교섭단위의 분리에 관한 구 노동조합법 제29조의3을 준용하지 않고 있다.

(3) 위와 같은 관련법령의 내용 및 현행 교육법제는 공적인 제도보장으로서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원을 그 소속을 묻지 아니하고 일반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 보고 있고, 교육의 전문성과 관련하여 공·사립학교 교원을 가리지 아니하고 동등한 처우를 하도록 규율하고 있어 국가가 교원임금에 대하여 재정지원을 함으로써 공·사립이 모두 보수를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는 점, 교원노조의 활동으로 인하여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 점 등(헌법재판소 2006.12.28. 선고 2004헌바6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을 고려하면, 구 교원노조법 제4조는 교원 노동조합의 설립단위에 관하여 최소단위를 규정함으로써 일정한 제한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4) 이 사건 설립신고의 내용에 따르면, 참가인의 명칭에 단과대학명인 ‘의과대학’이 기재되어 있고, 그 조합원이 모두 의과대학 교원이며, 규약 제2조(목적)에서 ‘D의대교수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고, 제8조제1, 2항에서 조합원자격에 관하여 D대학교 의과대학 전임교원 및 전임교원으로 임용되어 근무하였던 사람으로 제한하고 있는바, 참가인은 구 교원노조법 제4조에서 정한 최소단위인 ‘개별학교’의 하위 단위인 ‘개별 단과대학’의 단위의 노동조합으로 봄이 상당하다.

(5) 따라서 이 사건 신청은 구 교원노조법 제4조제2항에 위반된다.

3) 피고에게 처분권한이 있는지 여부

가) 구 교원노조법 제4조제3항은 노동조합을 설립하려는 사람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구 교원노조법 제14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구 노동조합법 제87조에서는 이 법에 의한 고용노동부장관의 권한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일부를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위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2021.6.29. 대통령령 제318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3조제1항제1호는 노동조합 설립신고서의 수리에 관하여 노동조합의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위임한다고 정하고 있다.

나) 위와 같은 관련규정의 내용을 종합하면, 피고는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노동조합 설립신고서의 수리 권한을 위임받아 행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무효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가) 이 사건 처분이 설립단위에 관하여 규정한 구 교원노조법 제4조제2항을 위반한 하자가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그런데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하여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는바, 앞서 인정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구 교원노조법에 의해 준용되는 구 노동조합법 제12조제3항에서는 설립신고서를 반려하는 사유를 열거하고 있는데, 구 교원노조법 제4조제2항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는 이에 포함되어 있지 아니한 점, ②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제1항제1호에서는 ‘설립신고서 또는 규약의 기재사항 중 누락 또는 허위사실이 있는 경우’를 보완 요구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설립신고 단위에서 참가인이 구 교원노조법 제4조제2항을 위반하였다고 판단할 수 있는 지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명칭, 규약상 목적 및 조합원의 범위 뿐인바, 이러한 내용이 누락 또는 허위사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구 교원노조법 제4조에서 유아교육법 및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교원의 경우 설립단위를 정하면서 해당 ‘단위로만’ 설립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고등교육법에 따른 교원의 경우 해당 ‘단위로’ 설립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그 문언을 다소 다르게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앞서 인정한 하자가 적어도 명백한 하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 다만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있기는 하나 그 취소를 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는 없으므로, 이 사건 청구취지에는 이 사건 처분이 당연무효가 아니라면 그 취소를 구하는 취지도 포함된 것으로 보고(대법원 2018.10.25. 선고 2015두38856 판결 등 참조. 취소소송으로서의 제소요건도 갖춰져 있다고 보인다),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엄상문(재판장) 이지연 유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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