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정년 제도의 설정 여부나 기준 등은 원칙적으로 개별 사업장마다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다만 2013.5.22. 개정(지방공기업법 제49조에 따른 지방공사에는 2016.1.1.부터 시행)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하고(제1항),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간주되므로(제2항),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이 되도록 정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은 위 규정에 위반되는 범위 내에서 무효이고, ‘정년’은 실제의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는 ‘정년의 하한’을 60세로 정하는 강행규정으로, 개별 사업장의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진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22.11.10. 선고 2019다282333 판결】
• 대법원 제2부 판결
• 사 건 / 2019다282333 근로자지위확인등
• 원고, 피상고인 / 별지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 피고, 상고인 / 서울○○로의 소송수계인 서울○○공사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9.9.24. 선고 2018나2058524 판결
• 판결선고 / 2022.11.10.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1, 원고 8, 원고 14의 2019.7.1. 이후의 임금 상당 손해배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원고 1, 원고 8, 원고 14에 대한 나머지 상고와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 1, 원고 8, 원고 14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서울○○로는 지방공기업법과 「서울○○로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설립되어 서울특별시 지하철 건설 및 운영 등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서울특별시의 지방공기업이었다.
나. 서울○○로는 ‘비핵심업무의 분사화’ 절차를 추진하면서 2008년경 프로종합관리주식회사(이하 ‘전적 회사’라 한다)에 전동차 경정비 업무를 위탁하고, 2011년경 전적 회사로의 전적을 희망하는 직원을 모집하였다.
다. 원고들은 서울○○로에서 근무하다가, 2011년 12월경부터 2013년 10월경까지 사이에 전적 회사로의 전적을 희망하여 서울○○로와의 근로계약을 종료한 다음 전적회사와 새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전적 회사로 전적하였다.
라. 서울○○로는 원고들이 위와 같이 퇴직할 당시, 원고들에게 서울○○로에서 근무한 기간을 기초로 산정한 명예퇴직금을 지급하였다.
마. 2016.5.28. 서울○○로가 운영하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위탁용역업체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가 열차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를 계기로 서울특별시는 2016년 6월경 민간 위탁하였던 전동차 경정비 업무 등을 위탁하지 않고 직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그 과정에서 원고들을 포함한 전적 직원들을 재고용 대상에서 배제하기로 하였다.
바. 위와 같은 서울특별시의 방침에 따라, 서울○○로는 더 이상 전적 회사와 위탁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전동차 경정비 업무를 직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였다. 서울○○로와 전적 회사의 위탁계약은 2016.9.30.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이하 ‘이 사건 위탁계약 종료’라 한다).
사. 전적 회사는 2016.8.31. 원고들에게 기간 만료로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사실을 통지하였고, 원고들은 2016.9.30. 전적 회사에서 퇴직하였다.
아.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에 서울○○로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고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다.
2. 피고가 원고들을 재고용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서울○○로와 원고들 사이에 ‘서울○○로가 원고들에게 연장된 정년을 보장하고, 연장된 정년 동안 서울○○로 보수 대비 약 60~80%의 보수를 보장하며, 위와 같이 연장된 정년만큼 전적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면서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원고들의 신분 및 고용을 보장’하는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이 성립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이 사건 약정은 신분 및 고용보장과 관련하여 서울○○로가 위탁업무를 승계하는 경우로 “위탁용역회사가 파산 또는 위탁계약이 해지되는 경우”만을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사건 약정이 체결된 동기와 경위, 원고들과 서울○○로가 이 사건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했던 목적과 의사, 이 사건 약정의 내용, 이 사건 위탁계약 종료의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약정은 서울○○로가 기간만료로 인한 이 사건 위탁계약 종료의 경우에도 원고들의 고용을 승계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의미로 해석하여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이 전적 회사에서 퇴직한 다음날인 2016.10.1.부터 원고들의 정년이 지나기 전까지 원고들을 재고용할 의무를 부담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은 기간에 대한 임금 상당액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도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률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원고들에게 서울○○로의 인사규정에 따른 만 60세의 정년이 적용되는지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서울○○로가 원고들의 고용을 승계한 경우에도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연장된 정년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원고들의 정년은 서울○○로의 인사규정에 따라 만 60세까지라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률행위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원고들이 명예퇴직금 반환 의무를 부담하는지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이 서울○○로에서 퇴직할 당시 지급받았던 명예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원고들이 명예퇴직금 반환을 거절한 것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재고용 의무 이행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된다거나 원고들이 지급받은 명예퇴직금 상당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손해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항변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취업규칙의 해석이나 명예퇴직금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1956년 이후에 출생한 원고들이 피고로의 재고용을 거부하였는지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1956년 이후에 출생한 원고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피고에 대한 재고용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피고가 위 원고들에 대한 재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의사표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6. 원고 1, 원고 8, 원고 14(이하 ‘원고 1 등’이라 한다)의 정년
가. 원심은 피고 소속 1956년 하반기 출생 근로자의 정년은 만 60세가 되는 해의 출생일이고 이 사건 약정은 원고들의 정년을 피고 소속 근로자의 정년보다 3년 연장하는 취지라는 이유를 들어, 1956년 하반기 출생자인 원고 1 등의 정년은 피고 소속 1956년 하반기 출생 근로자의 정년에 3년을 더한 일자, 즉 원고 1 등이 만 63세가 되는 해인 2019년의 각 출생일까지라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정년 제도의 설정 여부나 기준 등은 원칙적으로 개별 사업장마다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다만 2013.5.22. 개정(지방공기업법 제49조에 따른 지방공사에는 2016.1.1.부터 시행)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하고(제1항),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간주되므로(제2항),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이 되도록 정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은 위 규정에 위반되는 범위 내에서 무효이고, ‘정년’은 실제의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11.29. 선고 2018두41082 판결, 대법원 2019.3.14. 선고 2018다269838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가) 원고 1 등은 1956년 하반기 출생자들로, 2012.3.31. 서울○○로에서 퇴직하고 그 무렵 전적 회사로 전적하였다. 그 당시 서울○○로의 인사규정에 따른 정년은 만 58세였다.
나) 서울○○로가 전적 회사로의 전적 희망자를 모집하면서 공고한 안내문과 설명자료 등에는 ‘위탁용역업체로 전적 시 서울○○로의 정년이 1년 이상 2년 미만 남은 사람은 정년이 2년 연장되어 만 60세가 정년이 되고, 2년 이상 남은 사람은 정년이 3년 연장되어 만 61세가 정년이 되며, 전적 후 서울○○로의 정년이 연장될 경우 추가 연장된 정년만큼 서울○○로가 고용을 보장(서울○○로 정년 2년 연장 시 최종 60세 → 62세, 61세 → 63세)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고, 이는 이 사건 약정의 내용에 포함되었다.
다) 서울○○로는 2014.1.15.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변경하면서(제32조제1항), ‘제32조 규정에도 불구하고 1955년생은 2014.12.31., 1956년생은 2016.6.30., 1957년생은 2017.12.31. 각 정년퇴직한다’고 규정하였다(부칙 제2조제2항).
라) 원심은 2019.6.25. 변론을 종결하였다.
3) 이러한 사실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 1 등의 정년은 2019.6.30.까지라고 봄이 타당하다.
가) 고령자고용법 제19조는 ‘정년의 하한’을 60세로 정하는 강행규정으로, 개별사업장의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진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나) 원고 1 등이 서울○○로에서 퇴직하고 전적 회사로 전적할 당시, 서울○○로의 정년이 2년 이상 남아 있었으므로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원고 1 등의 정년은 3년 연장되었다. 이후 2014.1.15. 서울○○로의 인사규정이 개정되면서 부칙 제2조제2항에 따라 서울○○로의 1956년생 직원들의 정년이 2016.6.30.까지로 연장됨으로써,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원고 1 등의 정년은 재차 서울○○로의 1956년생 직원들의 정년이 연장된 것과 동일한 기간만큼 연장되었다. 이로써 원고 1 등의 정년은 최종적으로, 위 개정된 서울○○로 인사규정 부칙 제2조제2항에 따른 서울○○로의 1956년생 직원들의 정년 퇴직일에 3년을 더한 날인 2019.6.30.까지로 연장되었다고 판단된다.
다) 원고 1 등의 위와 같이 2019.6.30.까지로 연장된 정년은 모두 60세를 초과하므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위반되지 않음이 명백하고, 달리 이 사건 약정이나 위 개정된 서울○○로의 인사규정 부칙 제2조제2항이 원고 1 등에 대한 관계에서 무효라고 볼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
4)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 1 등의 정년이 이들이 만 63세가 되는 2019년의 각 출생일까지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정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다만 원심 변론종결 당시에는 원고 1 등의 정년이 아직 지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원심이 원고 1 등의 고용 의사표시 청구를 받아들인 것은 이유 설시에 다소 부적절한 면이 있지만 그 결론은 정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고 1 등의 정년이 경과한 이후, 즉 2019.7.1. 이후의 임금 상당 손해배상 청구 부분에 한하여 이유 있다.
7.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1 등의 2019.7.1. 이후의 임금 상당 손해배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원고 1 등에 대한 나머지 상고와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 1 등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