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진폐정밀진단에 응하지 않은 채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진단서에 따른 진폐장해등급 상향을 요청한 사안에서, 개정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진폐정밀진단을 거쳐야 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사실상, 법률상의 장애사유가 없음을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8.12. 선고 2021구단54272 판결】

 

• 서울행정법원 판결

• 사 건 / 2021구단54272 장해급여 및 위로금 부지급처분 취소

• 원 고 /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 변론종결 / 2021.07.08.

• 판결선고 / 2021.08.12.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0.11.25.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 및 진폐장해위로금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79.6.1. 진폐증을 업무상 재해로 승인받아 진폐장해등급 제11급 결정처분을 받았고, 1998.5.11. 활동성 폐결핵을 업무상 재해로 승인받아 요양 중에 있으며, 중증요양상태등급 제3급에 해당하는 상병보상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20.11.16. 피고에게「장애인복지법상 장애등급심사 당시 C병원이 2003.7.28. 발급한 장애진단서에 따르면 원고에 대하여 진폐 3형 및 폐환기 기능(1초시 강제호기량) 47.1%가 확인되었고 이에 원고는 호흡기장애 제3급을 인정받았는바, 위 장애진단서에 따르면 원고는 진폐장해등급 제3급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급여와 진폐위로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다. 피고는 2020.11.25.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처분사유를 들어 장해급여 및 진폐위로금 부지급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 진폐증으로 인한 요양의 필요성 및 장해 정도를 판정하기 위해서는 진폐예방법에 따른 건강진단기관에서 진폐판정에 필요한 진단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귀하의 주장과 같이 2003년도에 C병원에서 발급한 장애진단서로 진폐 장해등급을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 만일 재해자의 장해상태가 악화되어 장해등급 상향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위 관련 법령에 따라 요양급여신청서(진단서 첨부)를 제출하여 지정된 건강진단기관에서 진폐판정에 필요한 진단을 진행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진폐심사회의를 거쳐 판정을 받으시기 바라며 이러한 절차 없이 청구하는 장해급여 및 장해위로금은 부득이 ‘부지급’ 결정합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등급심사를 의뢰받은 의료기관의 장애진단서도 진폐장해등급을 판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자료에 해당하고, 2003년도 장애진단서에 따르면 원고는 진폐장해등급 제3급에 해당한다.

2)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91조의5, 제91조의6에 따르면 진폐로 요양급여 또는 진폐보상연금을 청구한 경우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진폐근로자보호법’이라 한다) 제15조에 따른 건강진단기관에서 진폐판정에 필요한 진단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위 조항들은 ‘요양급여 또는 진폐보상연금’을 청구한 경우에 한정되어 적용되고 이 사건과 같이 요양 중 ‘장해급여’ 청구를 위해 장해등급변경 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원고에게 반드시 진폐정밀진단을 받을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설령 진폐정밀진단 절차가 법률이 정한 필요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요양 중으로 장해등급변경 신청을 할 수 없었고, 요양을 종결한 후에야 진폐정밀진단을 시행할 수 있다.

3) 따라서 원고가 장애진단서를 근거로 변경된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 및 진폐위로금을 지급하여 달라는 청구를 한 이상, 피고로서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장해등급을 심사하여 이에 대한 결정을 하여야 하고 진폐정밀진단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을 들어 변경된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 및 진폐위로금 지급청구를 거부할 수는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산재보험법 제91조의5 내지 제91조의8, 진폐근로자보호법 제24조제3항에 의하면, 피고는 진폐로 인한 요양급여, 진폐보상연금, 진폐재해위로금 등의 지급을 위하여 건강진단기관에 진폐판정에 필요한 진단을 의뢰하고, 그에 따라 건강진단기관이 진폐에 대한 진단을 실시하여 그 진단결과를 제출하면, 진폐심사회의의 심사를 거쳐 해당 근로자의 진폐병형, 합병증의 유무 및 종류, 심폐기능의 정도 등을 판정하여 그 결과에 따라 요양급여의 지급 여부, 진폐장해등급과 그에 따른 진폐보상연금 및 진폐재해위로금의 지급 여부 등을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위 진폐판정절차에 관한 법률 규정은 종전에는 법령상 위임의 근거 없이 구 산재보험법 시행규칙(2010.11.24. 고용노동부령 제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 내지 제39조에 규정되어 있다가 산재보험법이 2010.5.10. 법률 제10305호로 개정됨에 따라 신설된 것으로, 진폐로 인한 요양급여, 진폐보상연금, 진폐재해위로금의 지급 여부 및 내용을 결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절차를 법률상의 요건으로 확실히 정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위 개정 산재보험법이 시행된 후 진폐장해등급에 변경이 있음을 주장하면서 그에 따른 장해급여 및 진폐위로금을 지급하여 줄 것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 처분서에 따르면 원고는 장해급여를 청구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산재보험법이 2010.5.10. 개정되면서 진폐근로자에 대하여 종전의 휴업급여, 상병보상연금, 장해급여를 일원화하여 ‘진폐보상연금’만을 지급하도록 바뀌었고(산재보험법 제36조제1항 단서 참조), 위 개정 산재보험법 부칙(법률 제10305호, 2010.5.20.) 제2조제3항은 “제36조제1항·제2항 및 제91조의3의 개정규정은 종전의 규정에 따라 진폐로 인하여 장해보상일시금을 받은 사람(이 법 시행 전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람을 포함 한다)에 대하여도 적용하되, 같은 개정규정에 따른 진폐보상연금액 중에서 기초연금액만을 지급한다.”라고, 같은 조제4항은 “제36조제1항·제2항 및 제91조의3의 개정규정은 종전의 규정에 따라 진폐로 인하여 장해보상일시금을 받은 사람(이 법 시행 전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람을 포함한다) 중 이 법 시행 후에 진폐장해등급이 변경된 사람에 대하여도 적용하되, 같은 개정규정에 따라 변경된 진폐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진폐장해연금 일수에서 종전의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진폐장해연금 일수를 공제하고 남은 일수를 기준으로 진폐장해연금액을 산정하여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는 위 개정 산재보험법이 시행되기 전에 진폐장해등급 결정을 받았으나 위 개정 산재보험법이 시행된 이후 진폐장해등급에 변경이 있음을 주장하고 있으므로 개정 산재보험법 제91조의3에 따른 진폐보상연금을 청구하는 경우에 해당하고, 같은 법 제91조의5 내지 91조의8의 진폐정밀진단, 진폐심사회의, 진폐판정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개정 산재보험법이 정한 진폐판정절차에 따라 진폐판정을 위한 건강진단기관의 진단에 응할 의무가 있다.

2) 이 사건에서 원고는 진폐장해등급 판정을 위한 건강진단기관의 진단에 응하지 아니할 아무런 사실상, 법률상의 장애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응하지 아니하고 있다. 원고는 활동성 폐결핵으로 요양급여를 지급받고 있는데 진폐정밀진단에 응하여 혹시 활동성 폐결핵이 치유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요양급여를 더 이상 지급받지 못하게 될 위험이 있어 보이기는 하나, 이는 산재보험법이 정한 진폐정밀진단에 응하지 아니할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3) 원고는 요양 중으로 장해등급변경을 신청할 청구권이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그러나, 산재보험법 제91조의5 제2항 본문은 “제1항에 따라 요양급여 등을 청구한 사람이 제91조의8 제2항에 따라 요양급여 등의 지급 또는 부지급 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제91조의6에 따른 진단이 종료된 날부터 1년이 지나거나 요양이 종결되는 때에 다시 요양급여 등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은 ‘건강진단기관의 진단이 종료된 날부터 1년이 지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요양이 종결된 때에는 다시 요양급여 등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해석된다. 그렇다면 원고는 1998년 진폐정밀진단을 받았고 이 때로부터 1년이 지난 후로부터는 피고에게 진폐장해등급의 변경을 이유로 보험급여를 청구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4) 더구나 원고는 폐기능검사 기록을 전혀 제출하지 아니한채 장애진단서에 기재된 단 두 줄의 소견만을 근거로 진폐장해등급의 재결정을 요구하고 있는데, 장애등급 판정 당시 시행된 폐기능검사가 적합성, 재현성이 보장된 신뢰할 수 있는 검사인지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 따라서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진폐정밀진단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급여 등의 지급을 거부할 수 없다고 볼 여지가 있더라도, 이 사건에서 진폐장해등급을 결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다.

5)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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