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제1호, 제37조에 따른 ‘업무상의 재해’에 포함되는 ‘업무상 질병’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하며,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고, 이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는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10.29. 선고 2013두24860 판결 등 참조).

[2] 원고는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30대 여성으로 기존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이동한 지 6주 만에 이 사건 상병인 ‘좌측 내경동맥 폐쇄로 인한 뇌경색’으로 쓰러졌는바, 출퇴근시간에 근거하여 산정된 원고의 업무시간이 고용노동부 고시의 업무시간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원고가 퇴근 후에도 업무에 시간을 투입한 것으로 보이는 점, 업무환경의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업무와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서울행정법원 2021.8.19. 선고 2019구단65064 판결】

 

• 서울행정법원 판결

• 사 건 / 2019구단65064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취소

• 원 고 /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 변론종결 / 2021.04.29.

• 판결선고 / 2021.08.19.

 

<주 문>

1. 피고가 2019.5.7. 원고에게 한 요양급여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1981.○.○.생)는 2015.○.○. C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D’(이하 ‘기존 부서’라 한다)에서 근무하였고, 2018.7.1. ‘E’(이하 ‘이동 후 부서’라 한다)로 이동하여 선임 직책으로 근무하던 중, 2018.8.13. 07:03경 자택에서 출근 준비를 하다가 쓰러져 F병원으로 후송되어 ‘좌측 내경동맥 폐쇄로 인한 뇌경색’(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았다.

나. 원고는 2018.9.5.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9.5.7.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다음과 같은 심의결과를 근거로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출근준비 중 증상이 발생하여 신청 상병을 진단받았는데발병 직전 업무에 의한 돌발 상황이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는 관찰되지 않으며발병 전 1주일간의 업무시간 역시 일상 업무시간에 비해 현저하게 증가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또한 발병 전 12주간 1주 평균업무시간도 38시간 48분으로 고용노동부에서 정하는 만성적인 업무과로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한편원고는 2018.7.1. 부서이동 후 업무시간의 급격한 증가나 장시간 근무로 인한 스트레스 요인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오히려 원고의 새로운 업무 적응을 위해 회사 측의 배려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고원고에 대한 팀원들의 배타적인 태도 등 업무부담 가중요인으로 볼 만한 객관적 증거도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여 검토할 때신청 상병은 업무에 의해 발병되었다기보다는 개인적인 요인에 의해 발병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므로 업무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참석한 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2, 6,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6주 전 기존 업무와 연관성이 없는 부서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이동 후 부서의 업무량이 상당히 많았고, 단기간에 인수인계가 이루어지고 수시로 능숙하지 않은 외국어를 사용하여야 하는 등 업무환경에도 급격한 변화가 있었으며,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는 등으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급증하였다. 이 사건 상병은 이러한 신체적·정신적 부담으로 인하여 발병·악화된 것으로서 원고의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1) 원고의 근무내용 및 근무환경

가) 원고는 기존 부서에서는 에너지진단을 통한 개선솔루션 개발 및 이를 통한 수주지원 업무, LEED(미국친환경인증)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하였고, 이동 후 부서에서는 필리핀 시스템에어컨 수주 현황 관리, 기술지원, 법인 및 거래선에 대한 엔지니어링 교육 업무를 담당하였다.

나) 원고는 대학에서 북한학을, 대학원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하였고, 소외 회사 입사 전에는 H에서 7년 이상 친환경건축물 인증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이동 후 부서에서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외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기술적 이해가 필요하였고, 수시로 영어를 사용하여 필리핀 현지의 요청에 대응해야 하였으며, 기존 부서에 비하여 해외 출장이 잦고 업무량이 많았으므로, 부서 이동이 결정된 후 2018.6.부터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영어학원 주말반에 등록하여 수강하였고, 2018.6.13.경 필리핀 출장 중이던 전임자로부터 메일로 방대한 인수인계 자료를 송부받았으며, 2018.6.25.부터 2018.6.29.까지 전임자를 직접 대면하여 인수인계를 받았고, 2018.7.16.부터 2018.7.20.까지 및 2018.7.23.부터 2018.7.26.까지 창원으로 출장을 가서 교육을 받았다.

다)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카드, 컴퓨터 로그기록에 근거하여 산정한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2주간 원고의 업무시간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발병 전 1주간 45시간 38분, 발병 전 4주간 평균 34시간 14분, 발병 전 12주간 평균 38시간 48분). <표 생략>

라) 원고는 2018.7.30.부터 2018.8.3.까지 휴가를 사용하였으나, 위 기간 중 3일에 걸쳐 회사 노트북으로 클라우드 시스템에 접속한 로그기록이 확인된다.

2) 원고의 건강상태

가) 2016.4.4. 건강검진결과

- 신장 ○cm, 체중 ○kg, 허리둘레 ○cm

- 혈압(mmHg) : ○(고혈압 전단계)

- 총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모두 정상

- 공복혈당(mg/dL) : ○(정상보다 다소 높지만 당뇨병 진단기준에 비해서는 낮아 공복시 혈당장애로 분류)

- 체성분 검사상 체지방 표준이상, 근육량 표준이상으로 비만 소견

- 비흡연자

나) 2017.5.2. 건강검진결과

- 신장 ○cm, 체중 ○kg, 허리둘레 ○cm

- 혈압(mmHg) : ○

- 총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리 : 모두 정상

- 중성지방(mg/dL) : ○(정상보다 다소 높아 경계영역)

- 공복혈당(mg/dL) : ○

- 체성분 검사상 체지방 표준이상, 근육량 표준이상으로 비만 소견

- 비흡연자

다)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 : 이 사건 상병 관련 진료내역은 없음

3) 의학적 소견

가) 이 법원의 S의료원장(신경외과-뇌혈관)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 급성뇌경색증은 뇌로 흐르는 혈류가 막혀 그 혈류가 공급하는 뇌세포의 괴사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장에서 혈전이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는 경우, 혈압이 높아 혈관 내피의 만성적 손상으로 혈관이 막히는 경우, 혈액 자체에 기름기가 많아 동맥경화를 발생시켜 막히는 경우 등이 있다.
- 급성뇌경색증의 조절이 불가능한 위험인자로는 고령, 성별, 인종, 가족력이 있고, 조절이 가능한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흡연, 고지혈증,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 있으며, 기타 환경적 요인으로는 기온변화, 음주, 폐경, 운동부족과 비만, 스트레스 등이 있다.
- 고혈압은 연령 다음으로 강력한 위험인자이고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140/90 이상을 고혈압으로 정의할 때 그 이하인 사람에 비해 4배의 발생비율을 보인다. 심방세동은 5배의 발생비율을 보이고, 관상동맥 질환, 심부전, 심근경색, 승모판 탈출증에서도 높은 발생율을 보인다. 당뇨병은 1.5~3배의 발생비율을 보이고, 흡연으로 뇌경색이 1.7배 더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지혈증도 발생비율을 높이고, 일과성 뇌허혈 발작은 후속적으로 뇌경색이 발생될 수 있는 강력한 표지로 연간 1~1.5%에서 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 원고의 경우 30대의 여성으로 비교적 뇌경색이 잘 발생하지 않는 연령이고, 뇌경색에 대한 원고의 위험요소로 생각되는 것은 2015년, 2016년의 약간의 고혈압 전단계, 2016년의 공복시 혈당장애, 2017년의 중성지방의 약간의 상승, 2016년, 2017년의 과체중이 연관이 있다고 생각된다.
- 급성 뇌경색의 주요 원인인 고령이 아닌 점, 고혈압, 심장질환이 없었던 점으로 보아 근거는 없으나 임상 경험치로 볼 때 격무와 스트레스가 급성 뇌경색 발생에 50% 정도의 일조가 있었다고 추정된다.

나) 이 법원의 Q병원장(직업환경의학과)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 ‘좌측 내경동맥 폐쇄로 인한 뇌경색’은 좌측 내경동맥이 폐쇄되어 이후 뇌세포가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괴사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장에서 혈전이 떨어져 나가 작은 뇌혈관을 막거나, 혈관 내피의 만성적 손상으로 혈관이 막히거나, 혈관의 동맥경화 진행에 의해 발생한다.
- 뇌경색의 주 발병원인은 고혈압, 흡연, 이상지질혈증, 당뇨, 비만, 운동부족, 과도한 음주 등이고, 직업적 원인으로는 장시간 노동, 야간노동, 직무스트레스 등이 알려져 있다.
- 원고에게 발병요인 중 확인되는 요소는 경미한 혈압상승, 혈당 조절에 일부 영향이 있는 내당능장애(당뇨 전단계), 중성지방의 약간의 상승, 과체중 등이 확인되나, 모두 질병단계라고 하기 어려운 상태이고,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태도 아니며,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하다. 질병 발생에 일부 기여할 수는 있지만, 뇌경색에 이를 정도로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지는 않고, 그 외 유전적 특성, 알지 못하는 원인 등도 기여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 뇌경색은 주로 고령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30대에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발병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2015년 건강보험 이용자료상 뇌출혈과 뇌경색을 포함한 뇌혈관질환으로 치료받고 있는 사람이 30대 여성에서 10만 명당 62명으로 파악되었다.
- 과로, 휴일 부족, 스트레스 등이 뇌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원고에게서 휴일부족은 확인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제시된 노동시간은 과로에 해당하지 않으며, 발병 한 달 전 부서이동은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으나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면 이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6 내지 10호증, 을 제1 내지 4, 6 내지 9, 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R의 증언, 이 법원의 S의료원장, Q병원장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제1호, 제37조에 따른 ‘업무상의 재해’에 포함되는 ‘업무상 질병’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하며,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고, 이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는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10.29. 선고 2013두2486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거시한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상 부담으로 인하여 발병하였거나 원고의 기초질병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것으로서 원고의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는 건축공학을 전공하였고 소외 회사 입사 전 장기간 친환경건축물인증 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기존 부서에서 약 3년간 건물의 에너지양, 흐름, 공조시스템 등을 진단하여 개선방법을 개발하는 업무, 친환경인증 업무 등을 주로 수행하여 왔는데, 이동 후 부서에서는 제품 판매를 위해 개별 제품의 기능, 특징, 효율 등 세부적인 사항을 파악하여야 하고, 필리핀 현지 법인의 수주 현황을 매주 확인하여 관리하며, 이러한 사항에 관하여 필리핀 현지 법인 측과 원활하게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하는 등 원고의 전공이나 기존 업무 영역과는 무관한 제품 관련 기술과 영업 프로세스에 대한 지식, 외국어 능력 등이 필요하였고, 선호부서이기는 하나 다른 부서에 비하여 객관적인 업무량도 많았으므로, 이동 후 부서의 업무 자체가 원고에게는 큰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원고는 이동 후 부서 내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 또한 이 사건 상병 발병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 발병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직장 내 괴롭힘이 존재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② 원고는 2018.6.부터 주말에 영어학원을 다니는 등 영어공부를 하였는바, 이는 자기개발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일상적으로 영어로 의사소통하여야 하는 새로운 업무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2018.6.13.경 전임자로부터 방대한 인수인계 자료를 송부받아 이를 숙지하여야 하였으며, 2018.6.25.부터 4일간 전임자를 대면하여 인수인계를 받았고, 이동 후 부서의 다른 팀원들이 원고의 업무 일부를 대신 처리하여 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창원으로 출장을 가 교육을 받으면서 업무를 병행하여야 하였는바, 이동 후 부서에 적응하기 위한 위와 같은 일들 또한 원고에게 육체적·정신적인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③ 피고가 산정한 원고의 업무시간은 주로 원고의 출퇴근카드가 출입구 단말기를 통과한 시각에 기초한 것으로, 발병 전 1주간 45시간 38분, 발병 전 4주간 평균 34시간 14분, 발병 전 12주간 평균 38시간 48분인바, 위 수치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상병 발병 무렵 과로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나, 원고가 발병 전 2주차에 하계휴가를 사용하였고 9, 10주차에 각 1일씩 휴가를 사용하여 평균 업무시간이 적게 산정된 것일 뿐 위 기간을 제외하면 기존 부서에서 매주 평균 40시간 이상 근무하였고 이동 후 부서에서는 매주 평균 45시간 이상 근무한 점, 원고가 하계휴가 중에도 3일에 걸쳐 소외 회사의 클라우드 시스템에 접속하였고 이는 위 업무시간에 반영되지 아니한 점, 소외 회사의 정책으로 인하여 직원들이 야근 대신 클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하여 자택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도 상당히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면서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 개별 제품의 세부적 사항이나 영업 프로세스 등을 따로 공부하여야 하였으므로 퇴근 후에도 여기에 시간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실제 업무시간은 피고가 산정한 업무시간을 상당히 초과한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④ 피고가 산정한 원고의 업무시간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5항,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제3항 [별표 3] 제1호 다목의 위임에 근거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 고시 2017-117호)에서 정한 업무시간 기준에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실제 업무시간은 피고가 산정한 업무시간을 초과한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앞서 살펴본 원고의 업무환경의 변화, 업무내용, 정신적 부담을 고려하면, 원고로서는 업무시간에 반영되지 않는 업무상의 스트레스를 겪었을 것인바, 원고의 출퇴근카드, 컴퓨터 로그기록에 근거하여 산정된 업무시간이 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정만을 들어 원고의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⑤ 급성 뇌경색의 주요 원인은 고령인데 원고는 30대 여성으로 뇌경색이 잘 발생하지 않는 연령에 해당하고, 그 다음으로 강력한 위험인자는 고혈압인데 원고의 경우 2015년 및 2016년에 혈압이 다소 높기는 하였으나 고혈압에 해당할 정도는 아니었고 2017년에는 정상 혈압으로 측정되었으며, 그 외에는 2016년의 공복시 혈당장애, 2017년의 중성지방의 약간의 상승, 2016년, 2017년의 과체중이 이 사건 상병 발생에 일부 기여 가능한 요소로 확인되지만, 위와 같은 증상들이 이 사건 상병에 이를 정도로 위험한 상태는 아니었다는 것이 진료기록 감정의들의 공통된 소견이다. 한편 격무와 스트레스는 의학적으로 뇌경색의 주된 발병원인이므로, 결국 원고의 부서 이동 과정에서의 과중한 업무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충분하고(부서 이동이 원고의 희망에 따른 것이라거나 이동 후 부서 구성원들이 원고의 업무 일부를 대신 처리하여 주는 등 배려하였다는 사정을 들어 이와 달리 볼 수는 없다), 원고의 위와 같은 개인적 소인을 들어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배제할 수는 없다.

3)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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