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인접 토지에 외벽이 유리로 된 건물 등이 건축되어 과도한 태양반사광이 발생하고 이러한 태양반사광이 인접 주거지에 유입되어 거주자가 이로 인한 시야방해 등 생활에 고통을 받고 있음(이하 ‘생활방해’라 한다)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그 건축행위로 인한 생활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아내야 할 정도(이하 ‘참을 한도’라 한다)를 넘는 것이어야 한다. 건축된 건물 등에서 발생한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는지는 태양반사광이 피해 건물에 유입되는 강도와 각도, 유입되는 시기와 시간, 피해 건물의 창과 거실 등의 위치 등에 따른 피해의 성질과 정도, 피해이익의 내용, 가해 건물 건축의 경위 및 공공성, 피해 건물과 가해 건물 사이의 이격거리, 건축법령상의 제한 규정 등 공법상 규제의 위반 여부, 건물이 위치한 지역의 용도와 이용현황,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지조치와 손해회피의 가능성, 토지 이용의 선후관계, 교섭 경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인접 토지에 외벽이 유리로 된 건물이 건축되어 과도한 태양반사광이 발생하고 이러한 태양반사광이 인접 주거지에 유입되어 거주자들이 이로 인한 생활방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가해 건물의 외벽에 사용한 유리의 반사율이 매우 높고, 가해 건물의 외관이 전체적으로 완만한 곡선인 타원형으로 저녁 무렵 상당한 시간 동안 태양반사광이 인접 주거지로 유입되고 있어, 이로 인한 빛반사 시각장애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어선다는 등의 이유로, 거주자들이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고 보아 불법행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대법원 2021.3.11. 선고 2013다59142 판결】

 

• 대법원 제2부 판결

• 사 건 / 2013다59142 손해배상(기)

• 원고(선정당사자), 피상고인 겸 상고인 / 원고(선정당사자)

•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

• 피고소송수계신청인 /

• 원심판결 / 부산고등법원 2013.6.25. 선고 2011나474 판결

• 판결선고 / 2021.03.11.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수계신청인의 소송수계신청을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소송수계신청으로 인한 부분은 소송수계신청인이, 나머지는 상고인들이 각자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서면은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인접 토지에 외벽이 유리로 된 건물 등이 건축되어 과도한 태양반사광이 발생하고 이러한 태양반사광이 인접 주거지에 유입되어 거주자가 이로 인한 시야방해 등 생활에 고통을 받고 있음(이하 ‘생활방해’라 한다)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그 건축행위로 인한 생활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아내야 할 정도(이하 ‘참을 한도’라 한다)를 넘는 것이어야 한다. 건축된 건물 등에서 발생한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는지는 태양반사광이 피해 건물에 유입되는 강도와 각도, 유입되는 시기와 시간, 피해 건물의 창과 거실 등의 위치 등에 따른 피해의 성질과 정도, 피해이익의 내용, 가해 건물 건축의 경위 및 공공성, 피해건물과 가해 건물 사이의 이격거리, 건축법령상의 제한 규정 등 공법상 규제의 위반 여부, 건물이 위치한 지역의 용도와 이용현황,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지조치와 손해회피의 가능성, 토지 이용의 선후관계, 교섭 경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을 알 수 있다.

1)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은 부산 해운대구 (주소 1 생략)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중 원심판결 별지 2 청구 내역의 동호수란 기재 각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로서 해당 아파트의 소유자들이거나 해당 아파트의 소유자로부터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하였다.

2)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 인근의 부산 해운대구 (주소 2 생략) 외 2필지 36,918.80㎡ 지상에 지하 6층 내지 지상 46층, 66층, 72층 규모의 공동주택 3개동, 33층 규모의 호텔 1개동, 9층 규모의 업무시설 1개동, 3층 규모의 판매시설 1개동으로 구성된 △△△△△△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신축한 시행자 겸 시공자이다.

3) 이 사건 건물은 이 사건 아파트의 남쪽 방향으로 약 30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도시관리계획상 일반상업지역 내에 위치하고 있다.

4) 피고는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할 때 온열환경개선을 위하여 외장재로 로이(low-E, low-emissivity) 복층유리를 사용하였는데, 로이 복층유리의 반사율은 가시광선 반사율이 29.6%, 태양광선 반사율이 37.8%에 이르러 일반적인 복층유리의 반사율(가시광선 반사율 16.8%, 태양광선 반사율 13%)보다 매우 높은 편이다. 이 사건 건물의 외벽 유리는 그 표면이 거울과 같고 위와 같이 반사율이 높아서, 빛이 들어오는 각도와 동일한 각도의 반대방향으로 빛이 반사되는 현상인 경면반사(鏡面反射)가 많이 일어나게 된다. 저녁 무렵이 되면 햇빛이 이 사건 건물 중 북쪽 동(棟)의 북, 서쪽 유리면에 입사되는 각도와 이 사건 아파트 방향으로 반사되는 각도가 일치하는 경면반사 현상이 발생하여 태양반사광이 이 사건 아파트로 유입되는데, 이 사건 건물의 외관이 타원형을 이루며 전체적으로 완만한 곡선으로 되어 있어서 이러한 경면반사 현상에 따른 태양반사광의 유입은 상당한 시간 동안 지속된다.

5) 빛반사 밝기[Luminance, 휘도(輝度), 단위면적(㎡) 당 반사되는 빛의 밝기(양)]가 25,000cd/㎡를 초과하게 되면, 인체는 포화효과(飽和效果)로 인해 시각정보에 대한 지각 능력이 순간적으로 손상되는 빛반사 시각장애[disability glare, 불능현휘(不能眩揮) - 원심에서는 ‘불능현휘’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이하에서는 빛반사로 인한 눈부심 시각장애의 의미 전달이 명확한 ‘빛반사 시각장애’라 한다] 상태에 놓이게 되고, 그와 같이 빛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빛이 실내로 유입되는 경우에는 실내 밝기가 극대화 되어 안정과 휴식을 취해야 할 공간인 주거에서 거주자가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게 될 뿐만 아니라 실내에서 외부 경관을 바라보기 어렵게 되는 등 일시적으로 주거로서의 기능을 잃게 되어 기본적인 주거생활에 불편을 느끼게 된다.

이 사건 건물의 외벽 유리면은 상당한 시간 동안 태양광을 이 사건 아파트 일대로 반사하는데, 그러한 태양반사광으로 인하여 이 사건 아파트의 일부 세대에는 빛반사 밝기가 빛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한 현상은 각 세대에 따라 연간 31일에서 187일간 발생하고, 총 발생시간은 연간 1시간 21분에서 73시간이며, 하지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그 지속시간은 적게는 7분에서 많게는 1시간 15분까지이다. 위 현상이 지속되는 중간 시간대에 나타난 빛반사 밝기는 높게는 69,831,354cd/㎡로 측정되어 빛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최소 기준 25,000cd/㎡의 약 2,800배에 이른다.

6) 태양반사광이 유입되는 이 사건 아파트의 주민들은 햇빛반사로 인한 눈부심으로 외부 경관을 바라볼 수 없고 반사되는 햇빛이 강할 때에는 눈을 뜨기 힘들며 이로 인해 시력도 많이 나빠졌다고 하는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다. 원심은, 이를 전제로 변론에 나타난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의 피해의 내용과 정도에 관한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대도시 인구의 과밀화와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건물의 고층화 경향에 따른 건물 구조의 변화, 이 사건 건물이 도시관리계획상 일반상업지역에 위치한 점, 피해 건물과 이 사건 건물의 이격거리 및 그에 대한 규제의 위반 여부, 피해의 회피가능성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의 아파트의 경우에는 이 사건 건물의 외벽 유리에 반사되어 아파트로 유입되는 강한 햇빛으로 인하여 참을 한도를 넘는 피해를 입고 있다고 보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유 설시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으나,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었는지를 판단할 때 가해 건물로 인하여 발생하는 태양반사광의 강도와 유입시간은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그 밖의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더라도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에게 이 사건 건물의 외벽 유리에 반사된 태양반사광으로 인해 참을 한도를 넘는 생활방해가 있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와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원고(선정당사자)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아파트의 시가하락 손해를 인정하면서 피고의 책임을 80%로 제한하는 한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100만 원 내지 300만원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이 냉방비용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거나 냉방비용의 손해가 이 사건 아파트의 시가하락 손해에 반영되어 있다는 등의 이유로 냉방비용 상당의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위자료 산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소송수계신청인의 소송수계신청

 

피고의 소송수계신청인은 2018.5.2. 피고로부터 분할·설립되어 이 사건 소송과 관련된 권리·의무를 승계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소송수계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상고심 소송절차가 이와 같은 단계에 이르러 변론 없이 판결을 선고할 때 신설회사로 하여금 소송절차를 수계하도록 할 필요가 없으므로 소송수계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대법원 2019.8.29. 선고 2017다276679 판결 참조).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수계신청인의 소송수계신청을 기각하며, 상고비용 중 소송수계신청으로 인한 부분은 소송수계신청인이, 나머지는 상고인들이 각자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박상옥(주심) 김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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