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제3조는 ‘대항력 등’이라는 표제로 제1항에서 대항력의 요건을 정하고, 제2항에서 “임차건물의 양수인(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임차인이 취득하는 대항력의 내용을 정한 것으로, 상가건물의 임차인이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취득한 다음 임차건물의 양도 등으로 소유자가 변동된 경우에는 양수인 등 새로운 소유자(이하 ‘양수인’이라 한다)가 임대인의 지위를 당연히 승계한다는 의미이다. 소유권 변동의 원인이 매매 등 법률행위든 상속·경매 등 법률의 규정이든 상관없이 이 규정이 적용되므로, 상속에 따라 임차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자도 위 조항에서 말하는 임차건물의 양수인에 해당한다(대법원 1993.11.23. 선고 93다4083 판결, 대법원 2017.3.22. 선고 2016다218874 판결 참조).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공동임대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에 해당한다(대법원 1967.4.25. 선고 67다328 판결, 대법원 2017.5.30. 선고 2017다205073 판결 등 참조).

▣ 구「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01.12.29. 법률 제6542호로 제정되어 2002.11.1. 시행된 것, 이하 ‘구 상가임대차법’이라 한다)이 적용되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관하여, 임대차계약 기간 종료 후 임대인이 사망하자 임차인인 원고가 임대인의 공동상속인들(피고1, 피고2, 甲, 乙)에 대하여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한 사안임.

대법원은, 피고들은 甲, 乙과 함께 상속으로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자로서 구 상가임대차법 제3조제2항에 따라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하고, 공동임대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건물의 공동임대인인 피고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甲, 乙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임차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원심이 이 사건 임차보증금 반환채무가 법정상속분에 따라 당연분할되는 가분채무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판단한 부분을 파기환송함.

한편, 임대차가 종료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는 존속하는 것으로 보므로(구 상가임대차법 제9조제2항),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기간 종료 여부는 피고들 및 甲, 乙의 공동임대인 지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아울러 밝혀두었음.

 

【대법원 2021.1.28. 선고 2015다59801 판결】

 

• 대법원 제2부 판결

• 사 건 / 2015다59801 임대차보증금반환

•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피고 1

•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 피고 2

• 원심판결 / 전주지방법원 2015.9.3. 선고 2014나6537 판결

• 판결선고 / 2021.01.28.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2에 대한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전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피고 1에 대한 상고와 피고 2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 1에 대한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피고 2에 대한 임차보증금 반환채무 관련 주장에 관하여

1)「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제3조는 ‘대항력 등’이라는 표제로 제1항에서 대항력의 요건을 정하고, 제2항에서 “임차건물의 양수인(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임차인이 취득하는 대항력의 내용을 정한 것으로, 상가건물의 임차인이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취득한 다음 임차건물의 양도 등으로 소유자가 변동된 경우에는 양수인 등 새로운 소유자(이하 ‘양수인’이라 한다)가 임대인의 지위를 당연히 승계한다는 의미이다. 소유권 변동의 원인이 매매 등 법률행위든 상속·경매 등 법률의 규정이든 상관없이 이 규정이 적용되므로, 상속에 따라 임차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자도 위 조항에서 말하는 임차건물의 양수인에 해당한다(대법원 1993.11.23. 선고 93다4083 판결, 대법원 2017.3.22. 선고 2016다218874 판결 참조).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공동임대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에 해당한다(대법원 1967.4.25. 선고 67다328 판결, 대법원 2017.5.30. 선고 2017다205073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가) 원고는 1999.8.9. 주식회사 ○○개발(이하 ‘○○개발’이라 한다)과 ○○개발 소유의 원심판결 별지 목록 기재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1층 중 121.97㎡(이하 ‘이 사건 임차건물’이라 한다)에 관하여 보증금 50,000,000원(월 차임 없음), 임대차기간 24개월(단, 계약기간 만료 시 자동연장하기로 하였다)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1999.8.15.경부터 이 사건 임차건물에서 ‘(상호 생략)’라는 상호로 소매업을 영위하여 왔고, 그 무렵 사업자등록도 마쳤다.

나) ○○개발 대표이사의 부친인 소외 1은 1997.11.21.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1997.11.17.자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가등기를 마쳐두었다가 2000.10.23. 사망하였고, 소외 1의 처인 소외 2가 2006.2.10.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위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다) 원고는 2006.12.10. 소외 2와 이 사건 임차건물에 관한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은 1999.8.9.자 임대차계약과 동일하다.

라) 원고는 2008.12.15.경 이 사건 임차건물에 관하여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아 2008.12.17. 임차권등기를 마쳤다.

마) 소외 2는 2009.2.14. 사망하였고, 소외 2의 사망 후 2010.3.31. 이 사건 건물중 각 1/4 지분에 관하여 피고들과 제1심 공동피고 소외 3, 소외 4 앞으로 상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바) 이 사건 건물에 대한 1순위 근저당권의 실행으로 임의경매 절차가 진행되어 2011.1.13. 유한회사 대영이 이 사건 건물을 취득하였다.

3) 앞서 본 사실관계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임차보증금은 당시 시행 중이던 구「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령」(2002.10.14. 대통령령 제17757호로 제정되어 2002.11.1. 시행된 것) 제2조제1항제4호에 따른 기준 임차보증금을 초과하지 않으므로, 원고는 구「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01.12.29. 법률 제6542호로 제정되어 2002.11.1. 시행된 것, 이하 ‘구 상가임대차법’이라 한다) 제3조제1항, 부칙 제2항 단서에 따라 사업자등록 신청일 다음날부터 대항력을 취득하였다.

피고들은 소외 3, 소외 4와 함께 2009.2.14. 상속으로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자로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다. 원고는 2008.12.15.경 임차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아 2008.12.17. 임차권등기를 마쳤는데, 임대차가 종료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는 존속하므로(구 상가임대차법 제9조제2항),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기간 종료 여부는 피고들 및 소외 3, 소외 4의 공동임대인 지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건물의 공동임대인인 피고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외 3, 소외 4와 공동하여 원고에게 임차보증금 5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건물이 선순위근저당권자의 신청에 따라 실시된 경매에 의하여 매각됨으로써 이 사건 임차건물에 관한 원고의 임차권은 소멸하였으므로, 소외 2의 상속인들인 피고들과 소외 3, 소외 4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차건물에 관한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를 각자의 상속지분에 따라 분할하여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는 상가임대차법상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상속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나. 피고 1에 대한 한정승인 관련 주장에 관하여

1) 민법 제1019조제1항 전문은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제3항은 ‘제1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상속인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제1026조제1호 및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민법 제1026조제2호는 ‘상속인이 제1019조제1항의 기간 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 제1019조제3항에서 말하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다’ 함은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함으로써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을 뜻하고,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상속인에게 있다(대법원 2010.6.10. 선고 2010다7904 판결 참조).

한편 민법 제1026조제3호는 상속인이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은 때에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란 한정승인을 할 때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해할 의사로써 상속재산을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대법원 2010.4.29. 선고 2009다84936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 1은 소외 2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채무를 부담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가) 피고 1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이를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없어, 피고 1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안 때로부터 3월 내인 2011.9.5.에 한 상속한정승인신고(이하 ‘이 사건 한정승인신고’라 한다)는 적법하다.

나) 피고 1이 이 사건 한정승인신고 당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채권채무관계를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은 것에 원고를 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으며, 달리 피고 1의 고의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3)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와 같이 한정승인과 법정단순승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피고 2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원고가 임차보증금을 소외 1에게 지급하였더라도 ○○개발이 임대차계약의 당사자로서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부담하고, 소외 2가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개발로부터 승계한 후 다시 원고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그 임차보증금반환채무도 소외 2에게 승계되었으며, 피고 2가 소외 2에 대하여 상속을 포기하지 않았으므로 소외 2로부터 위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를 상속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와 같이 상속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2에 대한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피고 1에 대한 상고와 피고 2의 상고는 모두 기각하고, 피고 1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박상옥(주심) 안철상 김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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