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토지 소유자가 그 소유의 토지를 도로, 수도시설의 매설 부지 등 일반 공중을 위한 용도로 제공한 경우에, 소유자가 토지를 소유하게 된 경위와 보유기간, 소유자가 토지를 공공의 사용에 제공한 경위와 그 규모, 토지의 제공에 따른 소유자의 이익 또는 편익의 유무, 해당 토지 부분의 위치나 형태, 인근의 다른 토지들과의 관계, 주위 환경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 보장과 공공의 이익 사이의 비교형량을 한 결과, 소유자가 그 토지에 대한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타인[사인(私人)뿐만 아니라 국가, 지방자치단체도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이하 같다]이 그 토지를 점유·사용하고 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로 인해 토지 소유자에게 어떤 손해가 생긴다고 볼 수 없으므로, 토지 소유자는 그 타인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고, 토지의 인도 등을 구할 수도 없다.
그리고 원소유자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가 제한되는 토지의 소유권을 경매, 매매, 대물변제 등에 의하여 특정승계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사용·수익의 제한이라는 부담이 있다는 사정을 용인하거나 적어도 그러한 사정이 있음을 알고서 그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러한 특정승계인은 그 토지 부분에 대하여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때 특정승계인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를 허용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는 특정승계인이 토지를 취득한 경위, 목적과 함께, 그 토지가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되어 사용·수익에 제한이 있다는 사정이 이용현황과 지목 등을 통하여 외관에 어느 정도로 표시되어 있었는지, 해당 토지의 취득가액에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으로 인한 재산적 가치 하락이 반영되어 있었는지, 원소유자가 그 토지를 일반 공중의 이용에 무상 제공한 것이 해당 토지를 이용하는 사람들과의 특별한 인적 관계 또는 그 토지 사용 등을 위한 관련 법령상의 허가·등록 등과 관계가 있었다고 한다면, 그와 같은 관련성이 특정승계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1.24. 선고 2016다26455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 소유자인 원고의 토지 철거 및 인도 등 청구에 대해 피고가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포기를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토지 소유자가 자발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도로로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거나 이를 제공함으로써 더 큰 효용을 얻으려는 목적이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원고 또는 그 전 소유자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함.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원심이 이 사건 부동산의 원소유자가 이를 소유하게 된 경위와 보유기간, 이를 공공의 사용에 제공한 경위와 그 규모, 그 제공에 따른 이익 또는 편익의 유무, 위치나 형태, 인근의 다른 토지들과의 관계, 주위 환경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소유권 보장과 공공의 이익 사이의 비교형량을 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여야 하고, 만약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포기가 있었던 이 사건 부동산을 원고가 매수하여 소유하게 된 것이라면, 그 취득경위, 목적과 함께, 이 사건 부동산이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되어 사용·수익에 제한이 있다는 사정이 이용현황과 지목 등을 통하여 외관에 어느 정도로 표시되어 있었는지, 그 취득가액에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으로 인한 재산적 가치 하락이 반영되어 있었는지, 원고의 소유권 취득 직후 도로 부분이 분할, 지목변경되었고 원고가 보유한 나머지 토지는 매각 직후 공장용지로 변경된 일련의 과정 등을 위한 관련 법령상의 허가·등록 등과 관계가 있었다면 그와 같은 관련성이 원고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를 허용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위와 같은 자발성과 효용성만을 내세워 섣불리 포기 여부를 단정함으로써 심리미진의 위법을 저질렀다고 보아 파기한 사례임.
【대법원 2021.1.14. 선고 2020다246630 판결】
• 대법원 제3부 판결
• 사 건 / 2020다246630 도로철거 및 토지인도등 청구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 피고, 상고인 / 김해시
• 원심판결 / 창원지방법원 2020.6.11. 선고 2019나53058 판결
• 판결선고 / 2021.1.14.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토지소유자의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에 관한 법리
토지 소유자가 그 소유의 토지를 도로, 수도시설의 매설 부지 등 일반 공중을 위한 용도로 제공한 경우에, 소유자가 토지를 소유하게 된 경위와 보유기간, 소유자가 토지를 공공의 사용에 제공한 경위와 그 규모, 토지의 제공에 따른 소유자의 이익 또는 편익의 유무, 해당 토지 부분의 위치나 형태, 인근의 다른 토지들과의 관계, 주위 환경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 보장과 공공의 이익 사이의 비교형량을 한 결과, 소유자가 그 토지에 대한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타인[사인(私人)뿐만 아니라 국가, 지방자치단체도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이하 같다]이 그 토지를 점유·사용하고 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로 인해 토지 소유자에게 어떤 손해가 생긴다고 볼 수 없으므로, 토지 소유자는 그 타인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고, 토지의 인도 등을 구할 수도 없다.
그리고 원소유자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가 제한되는 토지의 소유권을 경매, 매매, 대물변제 등에 의하여 특정승계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사용·수익의 제한이라는 부담이 있다는 사정을 용인하거나 적어도 그러한 사정이 있음을 알고서 그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러한 특정승계인은 그 토지 부분에 대하여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때 특정승계인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를 허용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는 특정승계인이 토지를 취득한 경위, 목적과 함께, 그 토지가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되어 사용·수익에 제한이 있다는 사정이 이용현황과 지목 등을 통하여 외관에 어느 정도로 표시되어 있었는지, 해당 토지의 취득가액에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으로 인한 재산적 가치 하락이 반영되어 있었는지, 원소유자가 그 토지를 일반 공중의 이용에 무상 제공한 것이 해당 토지를 이용하는 사람들과의 특별한 인적 관계 또는 그 토지 사용 등을 위한 관련 법령상의 허가·등록 등과 관계가 있었다고 한다면, 그와 같은 관련성이 특정승계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1.24. 선고 2016다26455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원심의 판단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1) 원고는 1996.9.경 김해시 (지번 1 생략) 답 2,569㎡(이하 ‘분할 전 토지’라 한다)를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분할 전 토지는 1996.10.경 김해시 (지번 1 생략) 답 2,402㎡와 (지번 2 생략) 답 167㎡로 분할되었고, 같은 날 (지번 2 생략) 토지는 도로로 지목이 변경되어 (지번 2 생략) 도로 167㎡(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가 되었다. 이 사건 부동산이 분할 및 지목변경된 경위는 아래와 같다.
2) 이 사건 부동산 바로 옆에는 1948년 이전부터 밭 사이로 난 폭이 좁은 길이 있었는데, 1980년경 새마을사업의 일환으로 ‘농촌 새마을 진입로 및 마을안길 정비공사’가 실시되면서 이 사건 부동산까지 도로가 확장되어, 이 사건 부동산은 실제 그 무렵부터 인근 토지 소유자 및 주민들의 통행로로 사용되고 있었다.
3) 피고는 위 1)항과 같이 원고가 소유권을 취득한 직후인 1996.9.경 이 사건 부동산을 비롯한 위 ‘진입로 및 마을안길 정비공사’에 이미 편입된 개인 토지에 관하여 분할 측량을 완료하고, 1996.10.경 지목변경을 대위신청하면서 그 무렵 이 사건 부동산 중 원심 판시 별지 감정도 표시 1, 2, 3, 4, 5, 6, 7, 8, 16, 15, 14, 13, 12, 1의 각 점을 순차로 연결한 선내 (나)부분 134㎡(이하 ‘이 사건 점유부분’이라 한다)를 아스팔트로 포장한 후 도로로 점유, 관리하여 왔다.
4) 한편, 원고는 2000.5.경 소외인에게 위와 같이 도로로 지목변경된 부분을 제외하고 (지번 1 생략) 답 2,402㎡를 매도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고, (지번 1 생략) 토지는 2000.7.경 공장용지로 지목이 변경되어(그 무렵 지상에 공장이 신축된 사정도 엿볼 수 있다), 2002년경 다시 타인에게 매도되었다.
5) 이 사건 부동산은 그 형상이 길고 폭이 좁은 형태로 독립적으로는 그 이용가치가 적다. 이 사건 부동산을 통과하고 있는 도로는 시군도로 지정되어 있지 않으나, 인근 마을들을 이어 주고, 인근 공장들에서 마을 또는 군도로 통하는 길로 사용되고 있다.
나.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위 분할 후의 (지번 1 생략) 토지를 소외인에게 매도할 당시 위 토지가 상당한 폭의 도로에 접해 있어 공장용지로의 개발이 수월하다는 점 덕분에 그에 상응한 높은 가격으로 매도하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면서도, 이 사건 부동산이 도로부지로 제공될 당시 그 소유자가 기부 또는 희사하였거나 정당한 보상을 받았다는 등 그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나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포기가 있었던 이 사건 부동산을 특정승계한 원고 역시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 행사가 제한된다.’라는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고,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인도 및 부당이득반환청구 등 원고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부동산의 원소유자가 이를 소유하게 된 경위와 보유기간, 이를 공공의 사용에 제공한 경위와 그 규모, 그 제공에 따른 이익 또는 편익의 유무, 위치나 형태, 인근의 다른 토지들과의 관계, 주위 환경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소유권 보장과 공공의 이익 사이의 비교형량을 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여야 하고, 만약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포기가 있었던 이 사건 부동산을 원고가 매수하여 소유하게 된 것이라면, 그 취득경위, 목적과 함께, 이 사건 부동산이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되어 사용·수익에 제한이 있다는 사정이 이용현황과 지목 등을 통하여 외관에 어느 정도로 표시되어 있었는지, 그 취득가액에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으로 인한 재산적 가치 하락이 반영되어 있었는지, 원고의 소유권 취득 직후 도로 부분이 분할, 지목변경되었고 원고가 보유한 나머지 토지는 매각 직후 공장용지로 변경된 일련의 과정 등을 위한 관련 법령상의 허가·등록 등과 관계가 있었다면 그와 같은 관련성이 원고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를 허용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의 사정에 대하여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단지 토지 소유자가 자발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도로로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거나 이를 제공함으로써 더 큰 효용을 얻으려는 목적이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을 내세워 원고 또는 그 전 소유자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단정하고 다른 요소들에 대하여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