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상속재산의 분할은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 그러나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민법 제1015조). 이는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를 인정하여 공동상속인이 분할 내용대로 상속재산을 피상속인이 사망한 때에 바로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한 것으로 보면서도, 상속재산분할 전에 이와 양립하지 않는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진 제3자에게는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를 주장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다. 이때 민법 제1015조 단서에서 말하는 제3자는 일반적으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된 상속재산에 관하여 상속재산분할 전에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등기, 인도 등으로 권리를 취득한 사람을 말한다(대법원 1992.11.24. 선고 92다31514 판결, 대법원 1996.4.26. 선고 95다54426, 54433 판결 등 참조).
[2] 상속재산인 부동산의 분할 귀속을 내용으로 하는 상속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되면 민법 제187조에 의하여 상속재산분할심판에 따른 등기 없이도 해당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의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위에서 본 민법 제1015조 단서의 내용과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면, 상속재산분할심판에 따른 등기가 이루어지기 전에 상속재산분할의 효력과 양립하지 않는 법률상 이해관계를 갖고 등기를 마쳤으나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있었음을 알지 못한 제3자에 대하여는 상속재산분할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제3자가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있었음을 알았다는 점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은 상속재산분할심판의 효력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 상속재산인 이 사건 제1, 2, 3 부동산을 원고의 단독 소유로 하고 원고가 나머지 공동상속인들에게 금전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의 상속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된 이후, 피고 2가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공동상속인 甲 지분에 관하여 처분금지가처분결정을 받아 그에 관한 가처분기입등기가 이루어졌고, 피고 1이 이 사건 제1, 2 부동산 중 공동상속인 乙 지분에 대한 압류명령을 받아 그에 관한 압류등기가 이루어짐. 이 사건 1심 판결 선고 이후 피고 1은 이 사건 제3 부동산 중 乙 지분에 관하여 추가로 압류등기를 마쳤고, 피고 2는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甲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 이에 원고는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상속재산분할심판에 따라 원고의 단독 소유로 경정등기를 마치는 데에 대한 피고들의 동의의 의사표시를 구하고, 피고 2에 대하여는 甲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한 사안임(1심 판결 선고 이후 피고 1의 압류등기와 피고 2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추가로 이루어짐에 따라 원고는 원심에서 청구를 추가함).
원심은 피고들이 민법 제1015조 단서에서 정한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함.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됨으로써 원고는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고, 상속재산분할심판의 내용에 따른 등기를 마치기 전에 원고의 소유권 취득과 양립하지 않는 법률상 이해관계를 갖고 등기를 마친 제3자라 하더라도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있었음을 알았다면 원고는 그 제3자에 대하여 상속재산분할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들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각각 등기를 마쳤을 때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있었음을 알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심리해 보았어야 한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
【대법원 2020.8.13. 선고 2019다249312 판결】
• 대법원 제2부 판결
• 사 건 / 2019다249312 [동의 의사표시 청구의 소]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포천시 외 1인
• 원심판결 / 의정부지방법원 2019.6.28. 선고 2018나212918 판결
• 판결선고 / 2020.08.13.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속재산분할의 효력과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 제3자의 범위
가. 상속재산의 분할은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 그러나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민법 제1015조). 이는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를 인정하여 공동상속인이 분할 내용대로 상속재산을 피상속인이 사망한 때에 바로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한 것으로 보면서도, 상속재산분할 전에 이와 양립하지 않는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진 제3자에게는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를 주장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다. 이때 민법 제1015조 단서에서 말하는 제3자는 일반적으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된 상속재산에 관하여 상속재산분할 전에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등기, 인도 등으로 권리를 취득한 사람을 말한다(대법원 1992.11.24. 선고 92다31514 판결, 대법원 1996.4.26. 선고 95다54426, 54433 판결 등 참조).
나. 상속재산인 부동산의 분할 귀속을 내용으로 하는 상속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되면 민법 제187조에 의하여 상속재산분할심판에 따른 등기 없이도 해당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의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위에서 본 민법 제1015조 단서의 내용과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면, 상속재산분할심판에 따른 등기가 이루어지기 전에 상속재산분할의 효력과 양립하지 않는 법률상 이해관계를 갖고 등기를 마쳤으나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있었음을 알지 못한 제3자에 대하여는 상속재산분할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제3자가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있었음을 알았다는 점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은 상속재산분할심판의 효력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에 관한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소외 1(2001.9.9. 사망)의 자녀들인 원고, 소외 2, 소외 3, 소외 4, 소외 5는 대구가정법원 김천지원 2017느합10018 상속재산분할 사건에서, 2017.12.7. 소외 1 소유였던 원심판결 별지 목록 제1항 내지 제3항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 한다)을 원고 소유로 하고 원고는 나머지 공동상속인들에게 각 28,900,70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상속재산분할심판(이하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심판’이라 한다)을 받았다.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심판은 2017.12.30. 확정되었다.
2) 피고 2는 2018.3.13.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소외 2 지분에 관하여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18카단93호로 처분금지가처분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2018.3.15. 피고 2의 대위신청으로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각 5분의 1 지분에 관하여 원고, 소외 2, 소외 3, 소외 4, 소외 5 앞으로 2001.9.9. 상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원심판결 별지 목록 제1, 2항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제1, 2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한 것이다]와 소유권보존등기[원심판결 별지 목록 제3항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제3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한 것이다]가 각각 마쳐졌고, 이어서 가처분기입등기가 이루어졌다.
3) 피고 포천시는 2018.4.6. 이 사건 제1, 2부동산 중 소외 3 지분에 대한 압류 명령을 받아 같은 날 그에 관한 압류등기가 이루어졌다.
4) 원고는 2018.5.8. 피고 2에 대하여는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포천시에 대하여는 이 사건 제1, 2 부동산에 관하여 각 원고 앞으로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심판에 따라 상속재산분할등기를 마치는 데에 대한 동의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취지의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5) 이 사건 제1심판결 선고 이후 피고 포천시는 추가로 이 사건 제3부동산 중 소외 3 지분에 대한 압류명령을 받아 2018.10.22. 그에 관한 압류등기가 이루어졌다. 피고 2는 2018.11.9.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소외 2 지분에 관하여 2017.4.10.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6) 원고는 원심에서 기존 청구취지를 원고의 단독 소유로 경정등기를 마치는 데에 대한 피고들의 동의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것으로 정정하는 한편, 피고 포천시에 대하여는 이 사건 제3부동산에 관하여서도 원고의 단독 소유로 경정등기를 마치는 데에 대한 동의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청구를 추가하였고, 피고 2에 대하여는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 이행을 구하는 청구를 추가하였다.
나. 원심은 이 사건 피고들은 상속재산분할심판 후이기는 하나 그 내용에 따른 등기가 이루어지기 전에 상속재산인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소외 2 또는 소외 3 지분에 관하여 소외 2 또는 소외 3의 공동상속을 신뢰하고 권리를 취득한 사람들로서 민법 제1015조 단서에서 정한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할 수 있다.
1)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됨으로써 원고는 상속재산분할심판에 따른 등기 없이도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2) 그리고 상속재산분할심판의 내용에 따른 등기를 마치기 전에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의 소유권 취득과 양립하지 않는 법률상 이해관계를 갖고 등기를 마친 제3자라 하더라도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있었음을 안 경우라면 원고는 그 제3자에 대하여 상속재산분할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다.
3) 피고 2의 경우 기록상 알 수 있는 소외 2와의 관계, 피고 2와 소외 2 사이의 매매계약 체결 일자와 그에 따른 가처분기입등기가 이루어지기까지의 간격,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심판의 확정 시점과 가처분기입등기 사이의 시간적 간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2 또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가처분기입등기가 이루어질 당시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있었음을 알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리고 피고 포천시는 이 사건 제1심판결 선고 후에 추가로 이 사건 제3부동산 중 소외 3 지분에 대한 압류명령을 받아 압류등기를 마쳤으므로, 적어도 이 부분 압류등기 시에는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 심판이 있었음을 알았다고 볼 여지가 크다.
4) 그렇다면 원심은 피고들이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소외 2 또는 소외 3의 지분에 관하여 각각 권리를 취득할 때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있었음을 알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심리해 보았어야 한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들이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있었음을 알았는지에 대하여는 별다른 심리·판단을 하지 않은 채, 위에서 본 이유만으로 피고들이 민법 제1015조 단서에서 정한 제3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속재산분할심판 및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 제3자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