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 폐수처리오니에 생물학적 처리과정을 거쳐 부숙토를 만들어 매립시설 복토재 또는 토양개량제를 생산하는 것은 폐기물관리법령이 허용하는 폐수처리오니의 재활용 방법에 해당한다. 그러나 폐수처리오니로 비탈면 녹화토를 생산하는 것은 폐기물관리법령이 정한 재활용 기준을 위반하는 것이다. 나아가 폐기물처리업자가 폐수처리오니에 생물학적 처리과정을 거쳐 일단 매립시설 복토재 또는 토양개량제로 사용할 수 있는 부숙토를 생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다시 제3자에게 제공하여 그로 하여금 부숙토를 원료로 폐수처리오니의 재활용 용도로 허용되지 않은 생산 품목인 비탈면 녹화토를 최종적으로 생산하게 하였다면, 이것 역시 폐기물처리업자가 폐기물관리법령이 정한 재활용 기준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 다만 폐기물처리업자가 자신이 생산한 부숙토를 제3자에게 제공하면서 그가 그 부숙토를 폐기물관리법령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용하리라는 점을 예견하거나 결과 발생을 회피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 폐기물처리업자의 의무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폐기물처리업자에 대하여 제재처분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행정청이 여러 개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하나의 제재처분을 하였으나, 위반행위별로 제재처분의 내용을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고 여러 개의 위반행위 중 일부의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처분 부분만이 위법하다면, 법원은 그 제재처분 중 위법성이 인정되는 부분만 취소하여야 하고 그 제재처분 전부를 취소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는, 폐기물처리업(종합재활용업)체인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20184월경부터 20185월경까지 A 업체 등에 폐수처리오니로 생산한 부숙토를 판매하여 위 업체들로 하여금 그 부숙토로 비탈면 녹화토를 생산하게 함으로써 폐기물관리법 제13조제1, 13조의2에서 정한 폐기물 재활용 기준을 위반하였다는 사유(= 1처분사유)를 비롯하여 총 세 가지 처분사유로 폐기물관리법 제27조제2항에 따라 3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하였음.

원심은, 1처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폐수처리오니를 이용하여 폐기물관리법령이 재활용 방법으로는 허용하는 부숙토를 생산하였을 뿐 그 부숙토를 폐기물관리법령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직접 사용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폐기물관리법령에서 정한 폐기물 재활용 기준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피고는 제1처분사유를 제외하고 제2처분사유, 3처분사유만 고려하여 제제의 유형과 수위를 다시 결정하여야 하며, 세 가지 처분사유가 모두 인정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그 전부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처분 전부를 취소하였음.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주요한 근거로 삼아, 폐기물처리업자가 폐수처리오니에 생물학적 처리과정을 거쳐 일단 매립시설 복토재 또는 토양개량제로 사용할 수 있는 부숙토를 생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다시 제3자에게 제공하여 그로 하여금 부숙토를 원료로 폐수처리오니의 재활용 용도로 허용되지 않은 생산 품목인 비탈면 녹화토를 최종적으로 생산하게 하였다면, 이것 역시 폐기물처리업자가 폐기물관리법령이 정한 재활용 기준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법리를 설시하고, 1처분사유 중 A 업체 부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음.

(1) ‘침익적 행정처분 근거규정 엄격해석의 원칙이란 단순히 행정실무상의 필요나 입법정책적 필요만을 이유로 문언의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 처분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처분상대방에게 불리한 내용의 법령해석은 일체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가 아니고, 문언의 가능한 범위 내라면 체계적 해석과 목적론적 해석은 허용됨, (2) 폐기물관리법은 폐기물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발생한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함으로써 환경보전과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1), 폐기물의 재활용 허용 기준도 이러한 입법목적에 부합하도록 해석하여야 함.

다만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에 대한 제한으로, 폐기물처리업자가 자신이 생산한 부숙토를 제3자에게 제공하면서 그가 그 부숙토를 폐기물관리법령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용하리라는 점을 예견하거나 결과 발생을 회피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 폐기물처리업자의 의무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폐기물처리업자에 대하여 제재처분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으나, 원고에게 위와 같은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음.

또한 대법원은, 행정청이 여러 개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하나의 제재처분을 하였으나, 위반행위별로 제재처분의 내용을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고 여러 개의 위반행위 중 일부의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처분 부분만이 위법하다면, 법원은 그 제재처분 중 위법성이 인정되는 부분만 취소하여야 하고 그 제재처분 전부를 취소하여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설시한 뒤, 피고는 세 가지 처분사유에 관하여 각각 1개월의 영업정지를 결정한 다음 이를 합산하여 원고에 대하여 3개월의 영업정지를 명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설령 원심의 판단처럼 이 사건 처분 중 제2처분사유, 3처분사유는 인정되는 반면 제1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 중 제1처분사유에 관한 1개월 영업정지 부분만 취소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음.

 

대법원 2020.5.14. 선고 201963515 판결

 

대법원 제3부 판결

사 건 / 201963515 영업정지처분취소

원고, 피상고인 / ○○원 영농조합법인

피고, 상고인 / 정선군수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9.11.27. 선고 (춘천)2019786 판결

판결선고 / 2020.5.14.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와 쟁점

 

.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2019.1.9. 폐기물처리업(종합재활용업)체인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처분사유를 들어 폐기물관리법 제27조제2항에 따라 3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184월경부터 20185월경까지 △△녹화 주식회사(이하 △△녹화라고 한다), 201811월경부터 201812월경까지 유한회사 ◇◇녹화(이하 ◇◇녹화라고 한다)에 각각 폐수처리오니로 생산한 부숙토를 판매하여 위 업체들로 하여금 그 부숙토로 비탈면 녹화토를 생산하게 함으로써 폐기물관리법 제13조제1, 13조의2에서 정한 폐기물 재활용 기준을 위반하였다(이하 1처분사유라고 한다).

(2) 원고는 201511월경부터 20176월경 사이에 약 20회에 걸쳐 적법한 변경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공정오니를 처리하여 폐기물관리법 제25조제11항을 위반하였다(이하 2처분사유라고 한다).

(3) 원고는 폐기물처리 위·수탁에 관한 계약서를 부실하게 작성하여 폐기물관리법 제25조제9,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32조 및 [별표 8]에서 정한 계약서 작성에 관한 준수사항을 위반하였다(이하 3처분사유라고 한다).

 

. 이 사건 쟁점은 제1처분사유의 인정 여부와 제1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처분 전부를 취소하여야 하는지 여부이다.

 

2. 원심의 판단

 

. 원심은, 2처분사유와 제3처분사유는 인정되지만, 1처분사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1) 폐기물처리업자가 폐수처리오니에 생물학적 처리과정을 거쳐 매립시설 복토재 또는 토양개량제로 활용될 수 있는 부숙토를 생산한 이상, 폐기물처리업자로부터 그 부숙토를 매수한 제3자가 이를 매립시설 복토재 또는 토양개량제로 사용하지 아니하고 비탈면 녹화토생산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하여 이를 폐기물처리업자가 폐기물재활용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2) 원고가 생산하여 판매한 부숙토에는 상품명이 ○○○ 조경토’, 사용용도가 정원, 공원, 임야, 도로절개지, 개간지 등 토지개량제로 기재되어 있는 점, 원고는 제1처분사유에서 문제된 기간 동안 △△녹화, ◇◇녹화를 제외하고는 조경용도로 사용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업체들에 부숙토를 판매한 점, 원고가 △△녹화, ◇◇녹화에 공급한 부숙토와 다른 업체에 공급된 부숙토가 별개의 것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녹화, ◇◇녹화 외에 원고로부터 부숙토를 공급받은 다른 업체들이 별도의 제조·가공 과정을 거쳐야만 부숙토를 조경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폐수처리오니에 속하는 폐기물로 생물학적 처리과정을 거쳐 부숙토를 만들어 매립시설 복토재 또는 토양개량제를 생산하지 않고 다른 유형으로 재활용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 그런 다음 원심은, 피고는 제1처분사유를 제외하고 제2처분사유, 3처분사유만 고려하여 제재의 유형과 수위를 다시 결정하여야 하며, 세 가지 처분사유가 모두 인정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그 전부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처분 전부를 취소하였다.

 

3. 1처분사유 인정 여부(상고이유 제1)

 

. (1) 폐기물관리법 제27조제2항제2호는 폐기물처리업자가 13조 또는 제13조의2를 위반하여 폐기물을 처리한 경우폐기물처리업 허가를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 폐기물관리법 제13조제1항은 누구든지 폐기물을 처리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방법을 따라야 한다. 다만, 13조의2에 따른 폐기물의 재활용원칙 및 준수사항에 따라 재활용을 하기 쉬운 상태로 만든 폐기물(이하 중간가공 폐기물이라 한다)에 대하여는 완화된 처리기준과 방법을 대통령령으로 따로 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13조의2 1항은 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제거하거나 안정화하여 재활용제품이나 원료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사람이나 환경에 위해를 미치지 아니하도록 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준수할 것’(4), ‘그 밖에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재활용의 기준을 준수할 것’(5) 등을 위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2조의2는 폐기물의 종류 및 재활용 유형에 관한 세부분류는 폐기물의 발생원, 구성성분 및 유해성 등을 고려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은, 폐기물관리법 제13조의2에 따라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자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별표 43]에 따른 폐기물의 종류별 재활용 가능 유형에 해당하는 유형으로 재활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14조의3 1[별표 53] 1호 다.). 나아가, ‘폐기물의 종류별 세부분류를 규정하면서 사업장일반폐기물 중 유기성오니의 한 유형으로 그 밖의 폐수처리오니’(이하 폐수처리오니라고만 한다)를 정하고 있고(4조의2 1[별표 4] 2), ‘폐기물의 재활용 유형별 세부분류를 규정하면서 유기물질을 토질개선의 목적으로 재활용하는 유형(R-6)에 관하여 생물학적 처리과정을 거쳐 부숙토나 지렁이 분변토를 만들어 매립시설 복토재 또는 토양개량제를 생산하는 유형’(R-6-1)비탈면 녹화토(절토·성토 공사 등으로 발생한 비탈면의 낙석방지, 생태복원 또는 녹화에 사용하는 인공토양을 말한다)를 생산하는 유형’(R-6-2)을 정하고 있고{4조의2 2[별표 42] 3호 나목의 1), 2)}, 폐수처리오니의 재활용 가능 유형으로 ‘R-6-1’을 열거하고 ‘R-6-2’는 따로 열거하고 있지 않다(4조의2 3[별표 43] 2).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14조의3 1[별표 53] 2호 다.2) )의 위임에 따른 유기성오니 등을 토지개량제 및 매립시설 복토 용도로의 재활용 방법에 관한 규정’(2016.12.30. 환경부고시 제2016-259, 이하 이 사건 고시라고 한다), ‘부숙(腐熟)공정원료의 함수율을 조정하여 부숙시설 등에서 유기물을 분해하는 1차 발효공정과, 1차 발효 후 남아있는 악취 또는 병원성미생물을 제거하거나 미분해된 유기물을 분해하여 안정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2차 발효공정이라고 정의하고(2조제1), ‘부숙토음식물류 폐기물과 유기성오니가 부숙공정을 거친 것으로 정의한 다음(2조제3), 그 별표4등급 부숙토는 토지개량제 또는 매립시설 복토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7조제2), 그 별표4등급 부숙토는 매립시설 복토용으로만 사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7조제3). [별표4] ‘부숙토 제품기준은 부숙토의 유해물질 함량, 유기물함량, 유기물 대 질소 비율, 염분 비율, 부숙 정도 등을 기준으로 하여 등급과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 위와 같은 관련 규정들의 내용을 종합하면, 폐수처리오니에 생물학적 처리과정을 거쳐 부숙토를 만들어 매립시설 복토재 또는 토양개량제를 생산하는 것은 폐기물관리법령이 허용하는 폐수처리오니의 재활용 방법에 해당한다. 그러나 폐수처리오니로 비탈면 녹화토를 생산하는 것은 폐기물관리법령이 정한 재활용 기준을 위반하는 것이다. 나아가 폐기물처리업자가 폐수처리오니에 생물학적 처리과정을 거쳐 일단 매립시설 복토재 또는 토양개량제로 사용할 수 있는 부숙토를 생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다시 제3자에게 제공하여 그로 하여금 부숙토를 원료로 폐수처리오니의 재활용 용도로 허용되지 않은 생산 품목인 비탈면 녹화토를 최종적으로 생산하게 하였다면, 이것 역시 폐기물처리업자가 폐기물관리법령이 정한 재활용 기준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침익적 행정처분 근거규정 엄격해석의 원칙이란 단순히 행정실무상의 필요나 입법정책적 필요만을 이유로 문언의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 처분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지(대법원 2016.11.24. 선고 201447686 판결 등 참조), 처분상대방에게 불리한 내용의 법령해석은 일체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가 아니다. 문언의 가능한 범위 내라면 체계적 해석과 목적론적 해석은 허용된다(대법원 2018.11.29. 선고 201848601 판결 등 참조).

(2) 폐기물관리법은 폐기물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발생한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함으로써 환경보전과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1). 따라서 폐기물의 재활용 허용 기준도 이러한 입법목적에 부합하도록 해석하여야 한다.

(3) 폐기물처리업자가 폐수처리오니에 생물학적 처리과정을 거쳐 매립시설 복토재 또는 토양개량제로 사용할 수 있는 부숙토를 생산한 다음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하여 그로 하여금 이를 원료로 하여 비탈면 녹화토를 생산하게 한 경우 부숙토가 폐기물관계법령상 허용되는 폐수처리오니의 재활용 생산 품목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폐기물처리업자가 폐수처리오니의 재활용 기준을 준수한 것으로 보게 된다면 폐수처리오니로 비탈면 녹화토를 생산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가 어렵게 된다.

(4) 폐기물관리법 제36조제1항제4호는 폐기물처리업자는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장부를 갖추어 두고 폐기물의 발생·배출·처리상황 등을 기록하고, 마지막으로 기록한 날부터 3년간 보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58조제1항제3호 다.목은 폐기물 재활용업자가 기록·보존하여야 할 장부로 그 별지 제45호 서식의 폐기물 수탁 재활용 관리대장을 규정하고 있는데, 그 서식의 재활용제품(중간가공 폐기물을 포함한다)의 공급 및 보관 내용란에는 공급처의 상호, 업종, 소재지뿐만 아니라 사용용도까지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고시 제9조제2, 7조제1[별표 5]는 부숙토 생산자는 부숙토 사용자에게 부숙토의 사용용도를 포장용기 견본, 계약서 등을 통해 알려 주어야 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3년간 보존하여야 한다. 이러한 규정들과 서식은 폐기물처리업자가 폐수처리오니로 부숙토를 생산한 이후에도 그 부숙토가 최종적으로 적법한 용도, 즉 매립시설 복토 또는 토양개량 용도로 사용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전제로 한다.

(5)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처분은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반드시 현실적인 행위자가 아니라도 법령상 책임자로 규정된 자에게 부과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부과할 수 있다(대법원 2017.5.11. 선고 2014877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폐기물처리업자가 자신이 생산한 부숙토를 폐기물관리법령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직접 사용한 경우에만 폐기물관리법령에서 정한 재활용 기준 위반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숙토를 제3자에게 제공하여 그로 하여금 폐기물관리법령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용하게 하는 경우에도 폐기물관리법령에서 정한 재활용 기준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8.9.8. 선고 972214 판결, 대법원 2020.2.6. 선고 201943474 판결 등 참조).

다만 폐기물처리업자가 자신이 생산한 부숙토를 제3자에게 제공하면서 그가 그 부숙토를 폐기물관리법령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용하리라는 점을 예견하거나 결과 발생을 회피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 폐기물처리업자의 의무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폐기물처리업자에 대하여 제재처분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4.26. 선고 201646175 판결 등 참조). 여기에서 의무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폐기물처리업자 본인이나 그 대표자의 주관적인 인식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가족, 대리인, 피용인 등과 같이 본인에게 책임을 객관적으로 귀속시킬 수 있는 관계자 모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7.27. 선고 201636079 판결 등 참조).

 

.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18.3.23.경부터 폐수처리오니에 생물학적 처리과정을 거쳐 부숙토를 생산한 다음 네 차례에 걸쳐 △△녹화에 판매하였고, △△녹화는 이를 이용하여 비탈면 녹화토를 생산하였다.

(2) 위 부숙토 판매 당시에 △△녹화는 비탈면 녹화토 생산 설비만 보유하고 있었을 뿐 매립시설 복토재나 토양개량제 생산 설비는 갖추지 못하였고, 실제로 매립시설 복토재나 토양개량제를 생산한 적도 없으며, 원고가 작성한 관련 출고일지에는 부숙토의 사용용도가 비탈면을 뜻하는 법면으로 기재되어 있다.

 

.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관련 법령의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할 수 있다.

(1) 원고가 폐수처리오니를 이용하여 부숙토를 생산한 다음 △△녹화에 판매하였고, △△녹화가 이를 이용하여 최종적으로 폐기물관리법령이 폐수처리오니의 재활용방법으로 허용하지 않는 비탈면 녹화토를 생산한 이상, 원고는 폐수처리오니를 폐기물관리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재활용하였다고 볼 수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폐기물관리법령에서 정한 폐기물 재활용 기준을 위반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2) 위 부숙토 판매 당시 △△녹화가 보유하고 있었던 설비나 원고가 작성한 출고일지의 사용용도 기재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녹화가 자신으로부터 매수한 부숙토를 이용하여 비탈면 녹화토를 생산하리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따라서 원고에게 폐기물 재활용 기준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가 폐수처리오니를 이용하여 폐기물관리법령이 재활용방법으로는 허용하는 부숙토를 생산하였을 뿐 그 부숙토를 폐기물관리법령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폐기물관리법령에서 정한 폐기물 재활용 기준 위반에 해당하지 않으며, △△녹화가 그 부숙토를 이용하여 폐기물관리법령이 폐수처리오니의 재활용 방법으로 허용하지 않는 비탈면 녹화토를 생산한데에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폐기물 재활용 허용 기준행정처분 근거규정의 해석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한편, 여러 처분사유에 관하여 하나의 제재처분을 하였을 때 그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처분사유들만으로도 그 처분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보아 취소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6.15. 선고 20152826 판결 등 참조).

1처분사유 중 △△녹화 부분이 인정될 여지가 있고 이 부분만으로도 폐기물관리법 제13조 또는 제13조의2를 위반하여 폐기물을 처리한 경우 중 그 밖의 재활용의 원칙 및 준수사항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여 폐기물관리법 제27조제2항제2호 및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83조제1[별표 21] ‘행정처분기준2호 개별기준 다. 4) )의 규정에 따라 1개월의 영업정지처분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여 둔다.

 

4. 이 사건 처분의 일부 취소가 가능한지 여부(상고이유 제3)

 

. 행정청이 여러 개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하나의 제재처분을 하였으나, 위반행위별로 제재처분의 내용을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고 여러 개의 위반행위 중 일부의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처분 부분만이 위법하다면, 법원은 그 제재처분 중 위법성이 인정되는 부분만 취소하여야 하고 그 제재처분 전부를 취소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9.10.29. 선고 200911218 판결 등 참조).

 

. 폐기물관리법 제60조의 위임에 따른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83조제1[별표 21] ‘행정처분기준은 제1호 일반기준 가.목에서 위반행위가 둘 이상일 때에는 위반사항에 따라 각각 처분한다고 규정하고, 2호 개별기준 다. 폐기물처리업자에 대한 행정처분기준에서 폐기물관리법 제13조 또는 제13조의2를 위반하여 폐기물을 처리한 경우 중 그 밖의 재활용의 원칙 및 준수사항을 위반한 경우’[4) ), 이 사건 처분 중 제1처분사유에 관한 개별처분기준에 해당한다], ‘폐기물관리법 제25조제9항제4호에 따른 폐기물처리업자의 준수사항 중 그 밖의 준수사항을 위반한 경우’[13) ) (2), 이 사건 처분 중 제3처분사유에 관한 개별처분기준에 해당한다], ‘폐기물관리법 제25조제11항에 따른 변경허가를 받거나 변경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허가사항이나 신고사항을 변경한 경우 중 그 밖에 변경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허가사항을 변경한 경우’[15) ), 이 사건 처분 중 제2처분사유에 관한 개별처분기준에 해당한다]에 관하여 각각 1차 위반시 영업정지 1개월의 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세 가지 처분사유에 관하여 각각 1개월의 영업정지를 결정한 다음 이를 합산하여 원고에 대하여 3개월의 영업정지를 명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설령 원심의 판단처럼 이 사건 처분 중 제2처분사유 및 제3처분사유는 인정되나 제1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 중 제1처분사유에 관한 1개월 영업정지 부분만 취소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처분 중 제1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처분 전부를 취소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행정처분의 일부 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도 있다.

 

5.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민유숙 이동원(주심) 노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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