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 제6조제5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16다207638(본소) 임금
2016다207645(반소) 사납금
♣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
♣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 ○○운수 주식회사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6.1.13. 선고 2015나2065781(본소), 2015나2065798(반소) 판결
♣ 판결선고 / 2019.07.24.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최저임금법 제6조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4.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가. 원심이 인용한 제1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 한다)는 택시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재직하고 있거나 퇴직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이다.
2) 원고들은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만 사납금 명목으로 피고에게 납부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을 자신이 차지하며,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다.
3) 2008.3.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0.7.1.부터 피고가 소재한 수원시 지역에 시행되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되었다.
4) 한편 피고는 2006.2.4.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경기수원지부 ○○상사분회(이하 ‘이 사건 노조’라고 한다)와 사이에 2006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7시간 20분으로 합의하였다.
5) 수원시택시운송사업협의회는 2010.6.29.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수원시지부와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정한 2010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고, 피고와 원고들은 이를 채용하였다.
6) 피고는 2011.5.9.경 이 사건 노조와 사이에 2011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근로시간을 1일 4시간 20분으로 변경하고, 2012.3.6. ○○상사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2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 20분으로 유지하였는데, 그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이 변경되어 유지되는 동안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있었다는 자료가 없다.
나.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2011년, 2012년 각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부분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변경한 것으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볼 여지가 크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른 사납금 인상으로 수입 감소를 염려한 근로자들과 피고 양측의 이익을 위하여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에 따라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2011년, 2012년 각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취지에 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이기택 박정화(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