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의 사정이 있고, 이로 인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의미한다.
[2] 상용직 근로자들과 그 외 직종 근로자들 사이의 근로조건 및 고용형태상 차이와 그 정도, 기존 분리 교섭 관행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노동조합(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이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권을 행사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사정이 존재하고, 이로 인하여 ○○도시관리공사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상용직 근로자들을 계속 대표하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노동조합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는 등 근로조건의 통일적인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경우로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 사업 내 상용직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 대법원 제3부 2018.09.13. 선고 2015두39361 판결 [교섭단위분리결정재심결정취소]
♣ 원고, 상고인 / ○○도시관리공사
♣ 피고, 피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원심판결 / 대전고등법원 2015.2.5. 선고 2014누1237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제29조의2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도록 하는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규정하고, 제29조의3 제1항에서 “제29조의2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단위(이하 ‘교섭단위’라 한다)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제2항에서 “제1항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조합법 규정의 내용과 형식,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일정한 경우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하고 있는 노동조합법의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의 사정이 있고, 이로 인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단일화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의미한다.
(2) 한편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3항은 교섭단위 분리 신청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같은 법 제69조를 준용하도록 하고 있고, 같은 법 제69조제1항, 제2항은 노동위원회의 중재재정 등에 대한 불복의 사유를 ‘위법이거나 월권에 의한 것’인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교섭단위 분리 신청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결정에 관하여는 단순히 어느 일방에게 불리한 내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불복이 허용되지 않고, 그 절차가 위법하거나,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이 정한 교섭단위 분리결정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인데도 그 신청을 기각하는 등 내용이 위법한 경우, 그 밖에 월권에 의한 것인 경우에 한하여 불복할 수 있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의 상용직 근로자들은 기본적으로 그 외 직종과 달리 상용직 관리규정의 별도 규율을 받는다. 특히 원고의 일반직・기능직 등 직종이 공무원 보수규정을 적용받아 호봉제를 원칙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상용직은 상용직 관리규정의 적용을 받아 직종별로 단일화 된 기본급과 제 수당을 지급받는 구조로 이루어져 임금체계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2) 원고의 상용직 근로자들은 직제규정상 정원에 포함되지 않고, 시설물관리원, 주차원, 상담원 등의 직역으로 구성되어 그 외 직종과 업무내용이 명확히 구분되며, 다른 직종과 사이에 인사교류가 허용되지 않는다.
(3) 원고의 상용직 근로자들은 그 외 직종 근로자들과 별도의 협의체 또는 노동조합을 조직・구성해 왔고, 원고가 출범하기 전 ○○시 시설관리공단 소속 당시부터 그 외 직종과는 별도로 임금협약을 체결하여 왔다.
(4) 반면 ○○도시관리공사 노동조합이 원고와 체결한 2013년 단체협약은 상용직근로자들에게 적용되지 않고, ○○도시관리공사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후에도 상용직 근로자들에 대한 부분을 포함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한 바도 없다.
(5) 이 사건 노동조합에는 원고의 상용직 근로자만 가입되어 있고, ○○도시관리공사 노동조합에는 그 외 직종 근로자만이 가입되어 있는 등 조합별로 소속 직종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3. 이러한 사실 관계를 앞에서 본 규정 및 법리에 따라 살펴본다.
(1) 상용직 근로자들과 그 외 직종 근로자들 사이의 근로조건 및 고용형태상 차이와 그 정도, 기존 분리 교섭 관행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노동조합이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권을 행사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사정이 존재하고, 이로 인하여 ○○도시관리공사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상용직 근로자들을 계속 대표하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노동조합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는 등 근로조건의 통일적인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경우로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 사업 내 상용직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2) 그런데도 이 사건 초심결정은 상용직과 그 외 직종을 비교하면서 임금항목에서 동일한 기본급 체계로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할 뿐 상용직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체계가 상이함을 고려하지 않았고, 오히려 임금체계에 본질적 차이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을 부정하였다. 이러한 이 사건 초심결정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교섭단위 분리와 관련한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기각한 잘못이 있다.
(3) 따라서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초심결정을 위법하다고 보아 이를 취소하고 교섭단위를 분리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적법하다.
4. 원심의 이유 설시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이 사건 재심결정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 거기에 교섭단위 분리에 관한 노동위원회의 결정 및 그 불복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희대(주심) 김재형 이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