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직업선택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에 속하므로, 근로관계나 이와 유사한 계약관계 종료 후 사업주의 영업부류에 속한 거래를 하거나 동종의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등 경업금지약정을 한 경우에, 그 약정은 사업주의 영업비밀이나 노하우, 고객관계 등 경업금지에 의하여 보호할 가치 있는 사업주의 이익이 존재하고, 경업 제한의 기간과 지역 및 대상 직종, 그 대가의 제공 여부, 근로자나 이와 유사한 지위에 있던 자의 계약종료 전 지위 및 계약종료 경위, 그 밖에 공공의 이익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합리적인 제한으로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유효한 것으로 인정된다. 그리고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은 사업주가 주장·증명할 책임이 있다.
◆ 광주지방법원 2017.06.01. 선고 2016가단517972 판결 [손해배상(기)]
♣ 원 고 / □□□
♣ 피 고 / ○○○
♣ 변론종결 / 2017.03.30.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2015.4.1. 첨단지구 내인 광주 광산구 월계동에서 ‘○○○○ 영어학원’(이하 ‘원고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원고와 사이에 다음 내용이 포함된 강사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제2조(계약기간) 원고와 피고의 계약기간은 이 계약일로부터 1년으로 한다. 제12조 (비밀유지) 7. (전직금지) 피고는 사직, 해고 기타의 사유로 원고와의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후 12개월간 동종 분야의 업무에 종사하거나 동종 업체를 설립하지 아니한다. 단, 원고의 사업장 반경 5km를 벗어난 지역에서는 예외로 한다. 제13조(손해배상) 이 계약을 위반 또는 불이행한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그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액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과 다음 아래 협의한 손해배상액 중 큰 금액”을 배상하여야 하고, 제7조 및 제8조, 제10조 3항과 4항, 제12조의 경우도 이에 해당하며, 계약서에 지정하지 않은 손해는 일반 상거래에 준하여 판단한다. 3. 위 제12조를 위반한 경우 학생 한 명당 5,000,000원을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한다. 만일 피고가 적극적인 학생유치(유무선 전화, SNS, 카톡유사프로그램, 편지 등) 활동을 하여 제12조를 위반한 경우 ‘고의 위반’이라 보고 학생 한 명당 10,000,000원을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한다. 위의 고의위반 여부는 피고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 |
나. 피고는, 2016.2.3. 위 영어학원에서 퇴직한 후, 같은 해 3.1. 원고 학원으로부터 영산강을 건너 직선거리로 약 2.2km 떨어진 첨단2지구 내의 광주 북구 신용동 ***에 ‘♣♣♣ 영어학원’(이하 ‘피고 학원’이라 한다)을 설립한 후 이를 운영해 왔다. 피고의 위 퇴직 무렵 원고 학원을 다녔던 임○○, 김○○, 강★★, 강○○, 이○○, 조○○ 학생 등은 피고 학원으로 옮겨 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3-1 ~ 5, 을 1-9, 1-13 ~ 1-15, 3,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피고 학원을 개원하여 6명의 학생이 원고 학원에서 피고 학원으로 옮겨 갔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계약서 제12조제7호, 제13조제3호에 따라 30,000,000원(= 5,000,000 × 6)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계약서의 전직금지약정과 그 위반에 대하여 학생 1인당 5,000,000원을 손해배상액으로 예정한 것은 피고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103조가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므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나. 판 단
직업선택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에 속하므로, 근로관계나 이와 유사한 계약관계 종료 후 사업주의 영업부류에 속한 거래를 하거나 동종의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등 경업금지약정을 한 경우에, 그 약정은 사업주의 영업비밀이나 노하우, 고객관계 등 경업금지에 의하여 보호할 가치 있는 사업주의 이익이 존재하고, 경업 제한의 기간과 지역 및 대상 직종, 그 대가의 제공 여부, 근로자나 이와 유사한 지위에 있던 자의 계약종료 전 지위 및 계약종료 경위, 그 밖에 공공의 이익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합리적인 제한으로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유효한 것으로 인정된다[대법원 2016.10.27. 선고 2015다221903(본소), 2015다221910(반소) 판결, 대법원 2010.3.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은 사업주가 주장·증명할 책임이 있다(위 대법원 2016.10.27. 선고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원고와 피고의 강의계약은 계약기간이 1년에 불과함에도 원고는 그 계약기간을 모두 마치고 퇴직하더라도 위 계약서 제12조제7호의 경업금지약정에 따라 그 후 1년 동안은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위 계약기간과 대비하여 볼 때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의 부담이 과도하고, ② 원고가 제출·원용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보수지급 약정이 경업금지약정을 하지 아니한 경우의 통상적인 보수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점이 있어 거기에 경업금지약정에 대한 특별한 대가가 포함되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③ 원고 학원의 운영상 노하우 등이 수강생들의 선택에 별다른 영향을 미쳤다고는 보이지 않고 그밖에 경업금지를 강제함으로써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원고의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④ 그밖에 피고가 원고 학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동종의 학원을 개설·운영함으로써 수강생들의 학습권 보장이나 관련 업계의 영업질서 등과 관련한 공공의 이익이 침해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위 계약서 제12조제7호의 경업금지약정과 제13조제3호 중 제12조제7호를 위반한 경우의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부분은 효력이 없다 할 것이어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위 대법원 2016.10.27. 선고 판결 참조).
3. 결 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판사 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