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갑 주식회사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금융기관에 청탁하여 을 주식회사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알선행위를 하고 그 대가로 용역대금 명목의 수수료를 갑 회사 계좌를 통해 송금받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죄가 인정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갑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같은 법 제7조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 당해 행위로 인한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다면, 수수료에 대한 권리가 갑 회사에 귀속된다 하더라도 행위자인 피고인으로부터 수수료로 받은 금품을 몰수 또는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실제 사용한 금품이 없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2] 뇌물수수나 알선수재에 이용된 공급계약이 실제 공급이 없는 형식적 계약에 불과하여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니라면 그에 관한 납세의무가 없으므로, 설령 부가가치세 명목의 금전을 포함한 대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일부를 부가가치세로 거래 징수하였다고 할 수 없어 수수한 금액 전부가 범죄로 얻은 이익에 해당하여 추징대상이 되며, 그 후에 이를 부가가치세로 신고·납부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 대법원 2015.1.15. 선고 2012도7571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피고인
♣ 원심판결 / 광주지법 2012.5.30. 선고 2011노248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는 같은 법 제2조제1호에서 정한 금융기관의 업무가 공공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 국가의 경제정책과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 그 임·직원의 직무관련 수재(제5조)나 그들에 대한 증재(제6조) 외에도, 그 직무에 개입하여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그 직무의 불가매수성을 확보하고자 함에 입법취지가 있다. 여기에서 ‘알선’은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어떤 사람과 그 상대방과의 사이에 서서 중개하거나 편의를 도모하는 행위’를 의미하므로, 어떤 사람이 청탁한 취지를 그대로 상대방에게 전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대신하여 스스로 상대방에게 청탁을 하는 행위도 이에 해당하고, 그 알선행위가 과거의 것이나 정당한 직무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도 이에 포함된다. 이러한 알선의 명목으로 금품 등을 수수하였다면 실제로 어떤 알선행위를 하였는지와 관계없이 위 죄는 성립하고, 한편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과 수수한 금품 사이에 대가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해당 알선의 내용, 알선자와 이익 제공자 사이의 친분관계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되, 알선과 수수한 금품 사이에 전체적, 포괄적으로 대가관계가 있으면 족하다. 그리고 알선자가 수수한 금품에 그 알선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과 그 외의 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알선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을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8.1.31. 선고 2007도8117 판결 등 참조).
한편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제2항), 사실 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원심은, (1) 제1심이 이 사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위반 알선수재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의 근거로 인정한 사정들과 아울러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판시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저축은행장공소외 1에게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이 사건 100억 원 상당의 브릿지론 대출을 청탁하고 그 알선행위에 대한 대가로서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던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저축은행 계좌로 5억 원을 수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2) 이와 달리,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이 사건 대출신청의사를 ○○저축은행 그룹 내부의 업무보고 차원에서 단순히 전달하거나 ○○저축은행 등이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대출취급 수수료 중에서 5억 원을 경영컨설팅 용역대금으로 지급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여, 제1심판결의 유죄 판단을 다투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3)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판결의 사실인정에 대하여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 부분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위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에서 정하는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 및 유죄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이유가 모순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가. 추징의 상대방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3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 당해 행위로 인한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다면, 수수료에 대한 권리가 위 회사에 귀속된다 하더라도 행위자인 피고인으로부터 수수료로 받은 금품을 몰수 또는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실제 사용한 금품이 없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 판시 대법원 판결을 비롯한 관련 법리와 아울러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죄에서의 추징의 상대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이유가 모순되는 위법이 없다.
나. 추징액 산정에 관하여
뇌물수수나 알선수재에 이용된 공급계약이 실제 공급이 없는 형식적 계약에 불과하여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니라면 그에 관한 납세의무가 없으므로, 설령 부가가치세 명목의 금전을 포함한 대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일부를 부가가치세로 거래 징수하였다고 할 수 없어 수수한 금액 전부가 범죄로 얻은 이익에 해당하여 추징대상이 되며, 그 후에 이를 부가가치세로 신고·납부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받은 금품은 컨설팅 용역을 가장한 대출알선에 대한 대가에 해당하여, 피고인이 지급받은 5억 원 중에서 45,454,545원을 부가가치세로 신고·납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부가가치세 상당액을 추징대상에서 제외할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이 사건 경영컨설팅 용역이 정상적인 용역이라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앞서 본 것과 같이 이를 부정한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에 위법이 없는 이상, 이 사건 경영컨설팅 용역에 관한 부가가치세 상당액을 추징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그 이유 설시에 일부 미흡한 부분은 있지만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추징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고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