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수인이 대금을 청산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매매계약상 권리의무 내지 매수인의 지위를 제3자에게 양도하고 그 매매계약 관계에서 탈퇴하는 경우에는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양도하는 것에 불과하여 매매당사자 간에 잔금의 완납 전이라도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넘겨주기로 특약을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취득에 관한 등기 자체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이를 양도하더라도 구 소득세법(2003.12.30. 법률 제70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104조제1항제3호의 미등기 양도자산에 관한 중과세율을 적용할 수 없을 것이나,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수인이 대금을 청산하지 아니한 상태라고 하더라도 그 매매계약상 권리의무관계 내지 매수인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3자와 다시 그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매수인의 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하여 양도하기로 하는 것이므로 이는 부동산의 양도에 해당하고, 그 후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잔금을 완납하면 그 취득에 관한 등기가 가능하므로 매수인이 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면 이에 대하여는 구 소득세법 제104조제1항제3호의 미등기 양도자산에 관한 중과세율을 적용하여야 한다.

[2] 구 국세기본법(2003.12.30. 법률 제7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26조의2 1항제1호의 입법 취지는 국세에 관한 과세요건사실의 발견을 곤란하게 하거나 허위의 사실을 작출하는 등의 부정한 행위가 있는 경우에 단순미신고와 달리 과세관청으로서는 탈루신고임을 발견하기가 더욱 어려워 부과권의 행사를 기대하기가 매우 곤란하므로 당해 국세에 대한 부과제척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부동산을 매수하여 전매한 자가 미등기전매로 인한 이익을 얻고자 매도인과 최종 매수인 사이에 직접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는 데에 가담하고, 나아가 소유권이전등기도 매도인으로부터 최종 매수인 앞으로 직접 마치도록 하는 한편 자신의 명의로는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나 확정신고를 하지 아니한 채 그 신고기한을 도과시키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은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로서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1항제1호에서 정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

 

대법원 2013.10.11. 선고 201310519 판결 [양도소득세부과처분취소]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 원고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 송파세무서장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3.5.9. 선고 2012903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양도소득세 본세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상고 및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의 상고에 관하여

 

. 양도소득세 본세 부분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소득세법(2003.12.30. 법률 제70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94조제1항은 양도소득은 당해연도에 발생한 다음 각 호의 소득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1호에서 토지 또는 건물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득, 2()목에서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득을 각각 과세대상 소득으로 들고 있다. 한편 양도소득세의 세율을 정한 구 소득세법 제104조제1항제3호는 미등기 양도자산에 대하여 100분의 60의 중과세율을 적용하도록 하면서, 3항 본문에서 1항제3호의 미등기 양도자산이라 함은 제94조제1항제1호 및 제2호에 규정하는 자산을 취득한 자가 그 자산의 취득에 관한 등기를 하지 아니하고 양도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수인이 대금을 청산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매매계약상 권리의무 내지 매수인의 지위를 제3자에게 양도하고 그 매매계약 관계에서 탈퇴하는 경우에는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양도하는 것에 불과하여 매매당사자 간에 잔금의 완납 전이라도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넘겨주기로 특약을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취득에 관한 등기 자체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이를 양도하더라도 구 소득세법 제104조제1항제3호 소정의 미등기 양도자산에 관한 중과세율을 적용할 수 없을 것이나(대법원 2012.9.27. 선고 201023408 판결 등 참조),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수인이 대금을 청산하지 아니한 상태라고 하더라도 그 매매계약상 권리의무관계 내지 매수인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3자와 다시 그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매수인의 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하여 양도하기로 하는 것이므로 이는 부동산의 양도에 해당하고, 그 후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잔금을 완납하면 그 취득에 관한 등기가 가능하므로 매수인이 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면 이에 대하여는 구 소득세법 제104조제1항제3호 소정의 미등기 양도자산에 관한 중과세율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고가 2002.5.경 소외 1과 사이에 소외 1 소유의 이 사건 토지를 대금 136,000만 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이하 1 매매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한 사실, 원고는 소외 1에게 계약금 1억 원을 지급한 상태에서 2002.6.8. 소외 2와 사이에 이 사건 토지를 대금 24억 원에 매도한다는 내용의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소외 2로부터 계약금 3억 원을 지급받은 사실, 소외 22002.7.15. 다시 소외 3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대금 3억 원에 매도하되, 위 대금 수령과 동시에 원고와 체결한 매매계약에 의한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등기이전서류를 구비하여 소외 3에게 넘긴다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 그 사이 원고는 소외 1에게 이 사건 토지 매매대금 중 잔금 7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금을 지급한 사실, 원고는 2002.8.2. 소외 1과 소외 3이 있는 자리에서 소외 3으로부터 잔금 21억 원을 지급받아 소외 1에게 그중 7억 원을 제1 매매계약에 기한 잔금으로 지급하였고, 소외 1과 소외 3은 같은 날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외 1로부터 소외 3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 위하여 2002.7.20.자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이에 기하여 소외 3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소외 1에게 대금을 청산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외 2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기는 하였으나 원고가 계속하여 제1 매매계약상 권리의무관계 내지 매수인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던 이상 이는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의 양도가 아니라 부동산의 양도에 해당하고, 원고가 소외 2의 지위를 승계한 소외 3으로부터 잔금을 지급받아 소외 1에게 잔금을 완납함으로써 그 취득에 관한 등기가 가능하였음에도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소외 3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으므로 이에 대하여는 구 소득세법 제104조제1항제3호 소정의 미등기 양도자산에 관한 중과세율을 적용하여야 한다.

(4)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원고가 제1 매매계약에 따른 대금을 청산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토지를 전매한 것은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의 양도에 불과하다고 보아 이에 대하여는 구 소득세법 제104조제1항제3호 소정의 미등기 양도자산에 관한 중과세율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의 양도소득세 본세에 관한 부분 중 구 소득세법 제104조제1항제2호 소정의 보유기간 1년 미만인 자산에 대한 양도소득세율 36%를 적용하여 산정한 세액의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부동산 매매계약에 따라 이루어진 양도의 대상 내지 구 소득세법 제104조제1항제3호 소정의 미등기 양도자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가산세 부분

상고법원은 상고이유에 의하여 불복신청한 한도 내에서만 조사·판단할 수 있으므로, 상고이유서에는 상고이유를 특정하여 원심판결의 어떤 점이 법령에 어떻게 위반되었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이유의 설시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2.2.23. 선고 20112601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상고장에는 가산세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서도 가산세 부분에 관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어떤 부분이 법령에 어떻게 위반되었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근거를 밝히지 아니하였으므로 적법한 상고이유의 기재가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달리 이 부분 원심판결에 직권조사 대상이 되는 위법사유도 찾아볼 수 없다.

 

2. 원고의 상고에 관하여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 구 국세기본법(2003.12.30. 법률 제7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26조의2 1항은 납세자가 법정신고기한내에 과세표준신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국세의 부과제척기간을 7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나(2), ‘납세자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는 경우에는 당해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10년으로 부과제척기간을 연장하고 있다(1).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1항제1호의 입법 취지는 국세에 관한 과세요건사실의 발견을 곤란하게 하거나 허위의 사실을 작출하는 등의 부정한 행위가 있는 경우에 단순미신고와 달리 과세관청으로서는 탈루신고임을 발견하기가 더욱 어려워 부과권의 행사를 기대하기가 매우 곤란하므로 당해 국세에 대한 부과제척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부동산을 매수하여 전매한 자가 미등기전매로 인한 이익을 얻고자 매도인과 최종 매수인 사이에 직접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는 데에 가담하고, 나아가 소유권이전등기도 매도인으로부터 최종 매수인 앞으로 직접 마치도록 하는 한편 자신의 명의로는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나 확정신고를 하지 아니한 채 그 신고기한을 도과시키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은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로서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1항제1호에서 정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

 

. 앞서 본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비록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양도하였음을 전제로 판단하였기는 하나, 원고의 행위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여 그 양도소득세의 부과제척기간을 10년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그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1항제1호에서 정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양도소득세 본세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상고 및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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