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피고 C은 출근 첫날 사무실에서 원고에게 애기 낳은 적 있어? 아니 무슨 잔머리가 이렇게 많아. 애기 낳은 여자랑 똑같아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다음날 사무실에서 원고의 목덜미에 있는 아토피 자국을 보며 어젯밤 남자랑 뭐 했어? 목에 이게 뭐야?’라고 말하였다.

[2] 피고 D의 팀장을 맡아 그 소속 직원들을 지도·감독하는 지위에 있던 피고 C이 자신의 업무 수행과 시간적·장소적 근접성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원고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동을 하였으므로 이는 피고 D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피고 C은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D는 피고 C의 사용자로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7.1. 선고 2014가단194767 판결 [손해배상()]

원 고 / A

피 고 / 1. C, 2. D

변론종결 / 2015.05.20.

 

<주 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5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2014.10.9.부터 2015.7.1.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3,0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 당사자의 지위

피고 D는 의학 분야의 조사연구 사업, 의학 정보수집 및 질병 예방의 계몽사업 등을 수행하는 법인이고, 피고 C은 피고 D 본부 재경팀 팀장으로 근무하는 자이며, 원고는 2014.4.7.부터 2014.4.9.까지 피고 D에서 근무한 자로 미혼이다.

. 사건 경위

1) 피고 C은 출근 첫날인 2014.4.7. 11:00경 사무실에서 원고에게 애기 낳은 적 있어? 아니 무슨 잔머리가 이렇게 많아. 애기 낳은 여자랑 똑같아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같은 날 오후 다시 원고를 회의실로 불러 같은 얘기를 반복하며 머리와 옷을 단정하게 하고 출근하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2) 피고 C2014.4.8. 10:00경 사무실에서 원고의 목덜미에 있는 아토피 자국을 보며 어젯밤 남자랑 뭐 했어? 목에 이게 뭐야?’라고 말하였다.

3) 원고는 2014.4.9. 오전 정식으로 계약서를 쓰기 위해 과장을 만난 자리에서 연봉 협상을 시도하였고 피고 C의 언행도 알렸다. 또한 차장에게도 이를 고지하였다. 그러나 피고 D 측으로부터 연봉은 2,400만 원으로 그 이상은 지급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고, 그런 상황에서 피고 C이 다른 구직자에게 면접을 보라는 연락을 취하기까지 하자 바로 피고 D를 그만두었다.

. 협상 과정

1) 원고는 그로부터 넉 달 남짓 지난 2014.7.30. 피고 D 인사팀에 전화로 피고 C의 언행이 부당함을 알렸다. 피고 D는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피고 C에게 2014.7.31. 시말서를 받았고, 2014.8.1.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취업규칙에 따라 견책(정상이 경미한 자에 대하여 시말서를 제출하게 하여 주의를 주는 것)을 결의하였다. 피고 D는 그 무렵 이러한 사정을 원고에게 유선으로 통보하였다.

2) 2014.8.5.경 피고 C의 요청으로 원고, 원고 어머니, 피고 C 및 피고 C의 친언니가 만났고, 이 자리에서 피고 C은 원고에게 수 회 잘못을 사과하였다. 피고 C은 원고 어머니의 요구로 피해보상금으로 5개월 치 월급 1,000만 원을 지급한다. 강남센터의 정규직 입사를 약속한다. 급여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해서 교부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원고 어머니와 달리 이러한 합의에 부정적이었다.

3) 이후 피고 C은 원고가 피고 D 강남센터에서 면접을 볼 수 있게 주선하였으나, 원고 어머니는 원고가 앞으로 맡을 업무가 힘들지 않아야 하고 2,600만 원 이상의 연봉을 미리 약속해야 면접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이에 피고 C은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답변하였다. 또한 원고 어머니가 합의금 1,000만 원을 왜 보내지 않냐 라고 따지자 피고 C은 원고로부터 정식으로 합의서를 받아야 합의금을 보낼 수 있다고 하였고, 이에 원고 어머니는 화를 내며 더는 피고 C과 합의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4) 원고는 2014.8.13.경 피고 D 대표에게 정식으로 피고 C의 언행을 문제 삼는 통지서를 내용증명으로 보냈다.

. 피고 C의 형사처벌

원고는 2014.9.경 피고 C을 고소하였고, 피고 C2014.12.29. 모욕죄로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약27824, 확정).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1에서 3호증, 5호증에서 8호증, 1에서 6호증,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피고 C의 경우

피고 D의 팀장으로 갓 입사한 원고를 지도·감독하는 관계에 있는 피고 C의 위와 같은 행위는 그 내용과 정도, 행위가 행하여진 장소 및 상황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일상생활에서 허용되는 단순한 농담 또는 호의적인 언동의 범주를 넘어 원고로 하여금 굴욕감이나 모욕감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원고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켜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한 위법한 것이므로, 피고 C은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 D의 경우

) 피고 D의 팀장을 맡아 그 소속 직원들을 지도·감독하는 지위에 있던 피고 C이 자신의 업무 수행과 시간적·장소적 근접성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원고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동을 하였으므로 이는 피고 D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D는 피고 C의 사용자로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이에 대하여 피고 D는 매년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피고 C의 사무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고, 원고가 퇴사 이후 문제를 제기하였을 때에도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기 때문에 원고의 청구는 부당하다고 다툰다. 살피건대 을 2 내지 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D가 피고 C의 사무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원고가 피고 C의 위와 같은 언동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이를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고, 원고의 나이, 성별, 직업, 이 사건의 경위와 그 방법 및 정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들이 원고에게 배상할 위자료는 5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들은 민법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공동으로 원고에게 5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4.10.9.(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5.7.1.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정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신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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