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보호대상으로 삼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서울행정법원 제32015.9.11. 선고 2015구합58522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원 고 /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 2015.08.21.

 

<주 문>

1. 피고가 2014.7.2.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특수렉카(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2006.9.28. 설립되어 경기도 광주시 지역에서 차량보험서비스 견인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다. 소외 회사의 법인등기부에는 오○○2011.11.16.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으로 등재되어 있으나, ○○의 남편인 심○○(이하 사업주라 한다)이 실질적 경영자이다.

. 원고의 남편 박○○(이하 망인이라 한다)2012.10.경부터 소외 회사가 소유·관리하는 견인차량을 이용하여 소외 회사로부터 지시받은 자동차 견인 업무를 하여 왔으나, 2013.2.19. 자신이 ㈜□□특수화물 명의로 소유하는 렉카차를 소외 회사에 지입하고, 그 무렵부터 위 렉카차를 이용하여 견인 업무를 하였다.

. 망인은 2013.7.13. 06:45경 사고 차량을 견인하기 위하여 위 렉카차를 운전하여 사고 지점으로 이동하던 중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도마삼거리 부근에서 위 렉카차로 중앙선 부근에 설치된 가드레일과 시내버스, 승용차를 연이어 충격하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다발성 늑골골절에 따른 심폐손상으로 사망하였다.

. 원고는 2014.4.경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한 것이라고 하면서 유족보상금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14.7.2. 망인은 지입차주로서 개인사업자에 해당할 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유족보상금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14.10.14. 기각결정을 받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14.12.22. 다시 기각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호증, 을 제1~5호증(이상 가지번호 있는 것은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갑 제8호증의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망인은 지입차주이기는 하나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휘감독하에 근로를 제공하였고, 사망 당일에도 소외 회사에 견인을 의뢰한 사고 차량을 견인하기 위하여 이동하던 중에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피고의 반론]

망인은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소외 회사에 망인이 소유하는 렉카차를 지입하고, 소외 회사로부터 견인 실적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아 왔을 뿐 소외 회사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받은 것이 아니다. 따라서 망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관계법령 <생략>

 

. 이 사건의 쟁점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 이 법원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보호대상으로 삼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5.27. 선고 20079471 판결, 대법원 2014.2.13. 선고 201178804 판결 등).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12.7. 선고 200429736 판결, 대법원 2010.5.27. 선고 20079471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2, 5, 6, 10호증, 을 제2, 7호증(이상 가지번호 있는 것은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을 제6, 8호증의 일부 기재, 갑 제7~9호증의 각 영상, 갑 제12호증의 각 음성파일 청취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을 제6, 8호증의 일부 기재는 믿지 아니하는바,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망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소외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외 회사는 보험회사와 개인운전자 등으로부터 자동차 견인 요청을 받으면, 이를 당직자 등을 통하여 망인을 비롯한 지입차주들(이하 편의상 지입차주들이라고만 한다)에게 미리 교부한 무전기로 안내하고, 지입차주들로 하여금 자동차를 견인하도록 하였고, 지입차주들은 그 지시에 따라 견인 업무를 하였다. 소외 회사는 지입차주들이 무전기 연락을 받지 못하여 차량을 견인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는 지입차주들에게 견인업무를 하였을 경우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10배에 상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으로 부과할 수 있었다.

지입차주들이 견인 지시가 중복되는 등으로 인하여 견인 지점에 도착하는 것이 지연될 경우 사업주가 지입차주에게 무전기로 조속한 견인을 독촉하였고, 견인이 특히 지연된 경우에는 5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었다.

지입차주들은 차량을 견인한 이후에도 보험회사와 개인운전자 등으로부터 직접 견인 비용을 지급받지는 못하였고, 소외 회사로부터 보험회사와 개인운전자 등이 소외 회사에 지급한 견인 비용에서 일정한 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금원을 지급받았으며, 그것도 매월 1회 사업주가 임의로 지정한 시기에 지급받았다.

지입차주들은 총 5곳의 근무 지역(이 사건 회사 사무실, 초월, 곤지암, 광주경안, 오포)에서 21조로 5일 단위로 순환 근무를 하였는데, 1일은 주간 근무, 2일은 야간근무를 하되, 주간 근무시는 8시부터 20시까지, 야간 근무시는 20시부터 익일 8시까지 근무하였고, 위 근무 시간 중에는 항상 지정된 사무실에서 당직자 등의 견인 차량 발생연락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소외 회사는 지입차주들의 출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아침 점호를 실시했으며, 지입차주들이 지각할 경우 원칙적으로 10분당 2~3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하였다. 또한 소외 회사는 지입차주들이 무단결근할 경우에도 일정한 제재금을 부과하였다. 지입차주들이 위 지정된 근무 시간에 근무 장소를 벗어나려면 사전에 사업주에게 무전기로 연락하여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을 요청한 모든 경우에 승인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지입차주들은 소외 회사 소유의 사업장 내에 비치된 보드판에 미리 휴가일을 적어두는 방법으로 휴가 사용 사실을 미리 고지하였다. 지입차주들의 휴가 일정이 중복되는 경우 소외 회사로부터 팀장이라는 직위를 부여받은 소외 김×환이 휴가 일자를 조정하였다.

소외 회사에서는 지입차주들로 하여금 견인 차량의 외부 도색을 통일하고, 견인 차량에 회사 상호와 전화번호를 기재한 표를 부착하고, 휴대폰 문자메세지를 발송하거나 광고물을 부착하는 방법으로 소외 회사를 광고하도록 하였고, 지입차주들은 그 지시에 따랐다.

소외 회사에서는 지입차주들로 하여금 동일한 조끼를 착용하고, 이를 착용하지 아니할 경우 조끼 구입 비용의 10배에 상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으로 부과하였다.

소외 회사는 매 2~3개월마다 지입차주들을 동원하여 1주일간 광주시 지역에서 근무하는 버스, 택시 운전기사 등에게 소외 회사에 교통사고 발생 사실을 제보하여 줄 것을 요청하면서 제보시에는 소정의 제보비를 지급할 방침이라고 알리는 영업 촉진 활동을 하였다. 소외 회사는 지입차주들에게 위 영업 촉진 활동 기간 중에는 휴가를 사용하지 않도록 지시하였고, 지입차주들은 이에 따랐다.

소외 회사는 지입차주들에게 보험 회사를 통하여 견인을 의뢰한 고객에 대하여 해당 보험 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소외 회사의 견인 서비스를 칭찬하는 글을 남기도록 권유할 것을 반복적으로 지시하였다.

소외 회사는 견인 의뢰 고객들로부터 지입차주의 견인 서비스에 대하여 불만이 제기되면 해당 지입차주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20만 원을 공제하였다.

소외 회사에서는 매년 1~2회 회사 차원에서 지입차주들이 참여하는 야유회를 개최하였다.

망인은 견인 업무를 함에 있어 2012.10.경부터 2013.2.18.까지는 소외 회사 소유의 견인 차량을 이용하다가 2013.2.19.부터는 자신이 실질적으로 소유하는 렉카차를 이용하여 왔는데, 위 차량 교체 과정에서 망인의 회사 내 지위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지입차주들이 직접 차량을 견인하지 않고 제3자로 하여금 견인 업무를 대행하도록 한 사례는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입차주들이 견인 차량을 소외 회사 이외의 사업장으로부터 의뢰받은 견인 업무에 이용한 사례도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입차주들이 소외 회사를 통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직접 견인을 의뢰받아 견인업무를 한 사례 역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외 회사는 지입차주들로 하여금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외 회사가 지정하는 정비소 또는 폐차장으로 차량을 견인하도록 하였고, 지입차주들도 이에 따랐다.

지입차주들에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보장되지는 않고, 지입차주들이 지급받은 수수료는 견인 실적에 따라 차이가 있었으나, 이러한 성과급 형태의 금원 역시 노동의 양과 질을 평가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서의 성격이 반드시 부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사업주가 망인보다 9년 연장자이기는 하나, 사업주는 망인을 부를 때 ”, “등의 호칭을 사용하였고, 망인은 사업주에게 존대말을 사용하였다.

3) 그리고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지입차주들은 소외 회사로부터 그들의 견인실적에 따라 세금 등을 공제한 수수료를 지급받아 왔을 뿐 기본급 명목으로는 어떠한 금원도 고정적으로 지급받지 않았던 점, 지입차주들은 지입차량을 소유하며 할부금, 자동차세, 보험료, 교통위반범칙금, 유류비 등의 제세공과금과 차량유지비를 스스로 부담한 점, 소외 회사가 지입차주들에 대하여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신고를 하거나 그 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하였던 점(망인은 2012.2.1.부터 2013.5.31.까지 소외 회사가 아닌 ㈜○○○건설을 사업장으로 하는 고용보험의 피보험자로 등록되어 있었다), 소외 회사는 지입차주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함에 있어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또는 사업자등록을 마치지 아니한 지입차주들에 대하여는 사업소득세에 상당하는 인적 용역비 명목의 금원)를 원천징수한 점, 지입차주들은 소외 회사에 매월 사무실 사용비로 약 15만 원, 견인장소 안내에 필요한 무전기 사용비용으로 약 7~9만 원, 식비로 13만 원을 납부하여 온 점, 지입차주들이 야유회 참석 비용 일부(1인당 10~20만 원)를 부담한 점, 소외회사에서 지입차주들에 대하여 출퇴근 시간이나 휴가일수 등을 정한 별도의 취업규칙을 두지 아니한 점, 일부 지입차주들은 지입차량을 운전하여 출퇴근하였던 점, 소외 회사가 차량 견인 요청을 많이 받을수록 지입차주들의 견인 횟수도 증가하여 더많은 수익 창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지입차주들로서도 견인 요청에 신속히 응하기 위하여 일정한 장소에 대기하고, 소외 회사를 광고할 유인이 있었던 점 등을 인정할 수 있으나, 내지 의 점은 사용자인 소외 회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최소한의 비용을 부담하면서 근로자를 사용하기 위하여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항들이고, 소외 회사에서 지입차주인 견인기사 이외의 다른 형태의 근로자들을 고용하지 않았고, 따라서 견인기사 이외의 다른 형태의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취업규칙을 적용하면서 견인기사들에 대하여만 유독 취업규칙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취업규칙의 존재가 근로관계 성립의 필요조건이라고 볼 수도 없는 점, 소외 회사에서 통근 차량을 제공하였다면 일부 지입차주들도 굳이 지입차량을 운전하여 출퇴근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고, 소외 회사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지입차주들에게 통근 차량을 제공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내지 의 점만으로는 2)항에서 인정한 망인의 근로자성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4) 따라서 망인은 소외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병수(재판장) 강효인 장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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