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피고는 A병원을 운영하는 재단이고, 원고는 A병원에서 신경과 과장으로 근무하다가 2011.8.31. 퇴직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0.1.부터 2011.7.까지 매월 1,150만 원과 100만 원 상당 기프트카드를 지급하였고, 2011.8.에는 1,250만 원을 지급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실제 수령할 총 급여액을 정하여 이를 보장하여 주면서 원고가 납부할 근로소득세, 주민세, 국민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를 피고가 대신 부담하기로 하였다.

[2]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피고가 제세공과금을 대납하는 대가로 원고가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하는 네트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피고가 대납한 금액이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보다 많은 점, 퇴직 후 23개월 지나 퇴직금 청구를 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청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그밖의 사정만으로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월 14,485,610(실수령액 1,150만 원 + 기프트카드 100만 원 + 피고가 대납한 근로소득세 등 1,985,610)을 기준으로 계산한 퇴직금 63,826,295원과 연차휴가수당 2,517,772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대납한 제세공과금 168,053,11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금액을 원고가 부당이득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15.07.01. 선고 2014가단116285(본소)[임금], 2015가단114675(반소)[부당이득금] 판결

원고(반소피고) / ○○

피고(반소원고) / 재단법인 ○○직업병관리재단

변론종결 / 2015.06.03.

 

<주 문>

1.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66,344,067원 및 이에 대하여 2011.9.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 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피고가 부담한다.

4. 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본소 :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에게 66,439,97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9.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반소 : 원고는 피고에게 168,053,11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 피고는 서울 중랑구에서 ‘A병원이라는 명칭의 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재단법인이다. 원고는 2007.3.1.부터 이 사건 병원에서 신경과 과장으로 근무하다가 2011.8.31. 퇴직하였다.

. 피고는 원고에게 2010.1.부터 2011.7.까지 매월 말일경 1,150만 원(실제로는 위 돈에서 식대, 의사회비를 공제한 돈)100만 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지급하였고, 2011.8.31. 1,250만 원(실제로는 식대를 공제한 돈)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9호증의 1~3

 

2.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 퇴직금 청구

1)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

)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되, 제세공과금 등 일체의 비용을 피고가 대납하고 대신 이 금액을 퇴직금으로 받은 것으로 하여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하는 이른바 네트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가 대납한 금액이 원고가 주장하는 미지급 퇴직금보다 훨씬 많으며, 원고가 퇴직 후 23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퇴직금 청구를 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원고가 실제 수령할 총 급여액을 정하여 이를 보장하여 주면서 원고가 납부하여야 할 근로소득세, 주민세, 국민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이하 근로소득세 등이라 한다)을 피고가 대신 부담하는 방식으로 원고에게 급여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나아가 근로소득세 등 피고가 대신 부담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받은 것으로 하여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 밖에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만으로 원고의 퇴직금 청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퇴직금지급의무의 범위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총액에는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근로계약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으면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포함되는 것이고, 비록 현물로 지급되었다 하더라도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여 온 금품이라면 평균임금의 산정에 있어 포함되는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5.9.9. 선고 200441217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근로소득세 등은 납부 주체가 근로자인 원고이기 때문에 피고가 대신 부담하였더라도 근로의 대상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기프트카드 역시 계속적·정기적·일률적으로 원고에게 지급된 것으로[다툼 없는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근로의 대상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고가 퇴직 전 3개월(2011.6.1.부터 2011.8.31.까지 92) 동안 이 사건 병원에서 지급받은 임금은 월 14,485,610(= 실 수령액 1,150만 원 + 기프트카드 100만 원 + 피고가 대신납부한 근로소득세 등 1,985,610)이므로[앞서 인정한 사실 및 다툼 없는 사실], 1일 평균임금은 472,356(= 14,485,610× 3개월 + 92,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고, 계속근로년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으로 계산한 원고의 퇴직금은 63,826,295{= 472,356× 30× (4+ 184/365), 원 미만 버림}이 된다.

 

. 연차휴가수당 청구

원고는 2010.3.부터 주 40시간 근무를 하였으며, 2010.3.1. ~ 2011.2.28. 연차휴가(이하 ‘2010년도 연차휴가라 한다) 미사용일수는 9일이고, 그 무렵 피고가 대신납부한 근로소득세 등 금액은 월 1,820,610원이며, 2011.3.1. ~ 2011.8.31. 연차휴가(이하 ‘2011년도 연차휴가라 한다) 미사용일수는 1.5일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간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으로 2,845,364원을 지급하였다[다툼 없는 사실, 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따라서 원고가 구하는 바(월 평균임금에서 기프트카드 100만 원을 뺀 금액)에 따라 계산하면, 2010년도 시간당 통상임금은 63,734{= (실 수령액 1,150만 원 + 피고가 대신납부한 근로소득세 등 1,820,610) + 209}, 1일당 통상임금은 509,872(= 63,734× 8시간)이고, 2011년도 시간당 통상임금은 64,524{= (실 수령액 1,150만 원 + 피고가 대신납부한 근로소득세 등 1,985,610) + 209}, 1일당 통상임금은 516,192(= 64,524× 8시간)이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연차휴가수당 미지급분은 2010년도 연차휴가수당 4,588,848(= 509,872× 9)2011년도 연차휴가수당 774,288(= 516,192× 1.5)의 합계 5,363,136원에서 이미 지급한 2,845,364원을 공제한 2,517,772원이다.

 

. 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과 연차휴가수당 미지급분 합계 66,344,067(= 63,826,295+ 2,517,772)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때로부터 14일 후인 2011.9.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반소청구에 대한 판단

 

. 청구원인

피고가 원고의 제세공과금을 대납한 것과 등가관계에 있는 것이 퇴직금인데, 원고가 퇴직금을 청구함으로써 근로계약 당시 피고와 합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였으므로, 피고가 대납한 제세공과금은 원고가 얻은 부당이득에 해당하고,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원고가 근로한 기간 동안 피고가 대납한 제세공과금 합계 168,053,11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소득세 등 피고가 대신 부담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받은 것으로 하여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위와 같은 합의가 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2호증에 의하면, 의사복무규정 11조에 의사의 연봉에는 퇴직금이 포함되어 산정한다. 별도로 퇴직금을 원하는 의사는 연봉 협상에서 특별 계약항목으로 하여 조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기는 하나, 위와 같은 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는 경우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하나(대법원 2010.5.20. 선고 2007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가 대신 부담한 근로소득세 등은 위와 같은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지급된 것이 아니므로, 피고가 부당이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본소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본소 청구 및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각 기각한다.

 

판사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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