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근로자와 매월 지급받는 임금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사용자가 이를 지급한 경우, 근로기준법 제34조제1항에서 정하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근로기준법 제34조제1항은 사용자에 대하여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퇴직금이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원칙으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는 것이므로, 사용자와 근로자들 사이에 매월 지급받는 임금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사용자가 이를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34조제1항에서 정하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다.
◆ 대법원 2002.07.12. 선고 2002도2211 판결[근로기준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검 사
♣ 원심판결 / 서울지법 2002.4.17. 선고 2001노1111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상시근로자 6명을 고용하여 차량관리용역업을 행하여 온 사용자로서 2001.2.11. 퇴직한 근로자인 김○수의 퇴직금 1,355,169원 및 2001.3.1. 퇴직한 근로자 이○환의 퇴직금 2,173,516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금 지급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인 김○수, 이○환(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근로기간은 1년으로 약정하고 1년의 임금을 정함에 있어 총액을 기준으로 보너스, 퇴직금, 성과급과 그에 따른 모든 금액을 포함하여 결정한 후 이를 12분하여 매월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사실에 기초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는 그에 상당하는 퇴직금이 지급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그와는 별도로 이들에 대한 퇴직금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한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고 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2. 그러나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이 이미 지급되었고, 피고인에게는 그와는 별도로 이들에 대한 퇴직금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34조제1항은 사용자에 대하여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퇴직금이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원칙으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는 것이므로 (대법원 1991.6.28. 선고 90다14560 판결, 1996.5.14. 선고 95다19256 판결 등 참조),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매월 지급받는 임금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피고인이 이를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34조제1항에서 정하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다 고 할 것이다(근로기준법 제34조제3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이른바 퇴직금 중간정산제를 두고 있으나,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위 퇴직금에 관한 약정이 근로기준법 제34조제3항이 규정하고 있는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약정이라고 볼 아무런 자료도 기록상 발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이 이미 지급되었고, 피고인에게는 그와는 별도로 이들에 대한 퇴직금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지급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지른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그 이유 있다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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