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무실태 관리와 채용 권한을 가진 팀장으로서 규정시간 전에 점심식사를 가려던 인부를 질책한 후 일과 후 공사현장 인근 숙소에서 인건비를 달라는 인부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인부가 휘두른 흉기에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은 것은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

 

전주지방법원 제2행정부 2015.04.15. 선고 2014구합1175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 고 /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 2015.03.18.

 

<주 문>

1. 피고가 2014.4.1.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는, 주식회사 ○○엔지니어링이 주식회사 ○○건설로부터 하도급받아 시공하던 ○○혁신도시 농촌○○청 신축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서 외장 판넬 시공작업을 담당하던 중, 2014.1.15. 21:30경 전북 완주군 ○○○○로에 있는 위 공사현장 인부 숙소인 ○○○모텔 ○○○호에서 같은 공사현장 인부인 김○○으로부터 과도(총 길이 24cm, 칼날길이 13cm)로 좌측 팔뚝을 찔려 1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좌측 전완부 및 상완부 열상, 단요측수근신근, 장지신근 파열, 후골간 신경손상, 척측수근굴근 및 심수지굴근 파열, 철골신경 손상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 원고는 2014.2.25. 피고에게 위 상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요양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4.4.1.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는 공사현장의 업무가 종료된 이후에 공사현장에서 떨어진 숙소 내에서 동료 근로자들과 음주를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동료 근로자와의 감정악화에 따른 사적인 재해에 해당하여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요양을 불승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원고는 팀원인 김○○에 대한 근태 관리 및 채용 권한 등을 가지는 팀장의 지위에 있어 내재적으로 제3자의 가해행위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성질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이 사업주의 지배영역 하에 있는 인부 숙소에서 근무 태도를 지적하는 원고를 칼로 찔러 그 위험이 현실화되었으므로,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입은 상해는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 인정사실

1) 원고와 김○○의 업무상 관계 등

) 원고와 김○○2013.10.말경 다른 공사현장에서 함께 작업을 하며 알게 된 사이로, 2013.12.23.경부터 주식회사 ○○엔지니어링에 일용근로자로 채용되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외장 판넬 시공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원고가 팀장으로, ○○과 안○○이 팀원으로 근무하였다.

) 원고와 김○○, ○○에 대한 임금 지급은, 주식회사 ○○엔지니어링에서 원고 등이 속해 있는 이○○ 작업반장에게 임금을 지급하면, ○○ 반장이 원고에게 원고와 김○○, ○○에 대한 임금을 합하여 지급하고, 원고가 다시 이를 김○○, ○○에게 분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 ○○○모텔은 주식회사 ○○엔지니어링에서 근로자들에게 제공한 숙소로 그 숙박비를 주식회사 ○○엔지니어링에서 부담하고 있었고, 원고는 김○○, ○○과 함께 2014.1.8.경부터 ○○○모텔 ○○○호에 거주하였다.

2) 이 사건 사고의 발생경위 및 경과

) 원고와 김○○2014.1.15.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11:40경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하였으나 원고는 다른 사람 눈도 있는데 너무 일찍 나가는 것이 아니냐,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맞춰서 나가자.”고 하였고, ○○이 계속하여 왜 다른 사람 눈치를 보느냐, 그냥 가자고 하자 원고가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다른 현장을 찾아가라.”고 말하였다.

) 두 사람 사이에 의견 충돌이 계속되자 김○○은 점심식사 후 작업을 중단하고 안○○과 함께 숙소로 돌아와 술을 마셨고, 원고가 일과를 마치고 저녁식사 후 숙소로 돌아온 다음에도 원고와 김○○ 사이에 다툼이 계속되었다.

) 원고와 김○○이 술을 마시며 언쟁을 하던 중 21:30경 김○○은 원고에게 자신의 인건비를 달라고 요구하였고, 이에 원고가 ○○의 인건비는 20일에 지급하고, ○○의 것은 10년 후에나 주겠다고 말하자, ○○은 갑자기 바닥에 놓여있던 과도로 원고의 왼쪽 팔을 3회 찔렀다.

) 원고는 곧바로 숙소 밖으로 피신한 후 119 구조대에 의하여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6호증, 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주식회사 ○○엔지니어링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근로자가 타인의 폭력에 의하여 재해를 입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되어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재해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다만 가해자의 폭력행위가 피해자와의 사적인 관계에서 기인하였다거나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함으로써 발생한 경우에는 업무기인성을 인정할 수 없어 업무상재해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5.1.24. 선고 948587 판결, 대법원 2008.8.21. 선고 20087953 판결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 각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상해는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고, 원고와 김○○ 사이의 사적인 관계에 기인한 경우라던가 원고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원고는 김○○의 팀장으로서, ○○에게 임금을 분배하여 주는 등 선임자의 지위에 있었고, 그 지시 및 감독의 일환으로 김○○에게 근로시간(점심시간)의 준수를 요구하였던 것이므로, 원고가 담당하고 있던 업무에는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팀원에 의하여 가해행위를 받을 위험이 내재되어 있었다.

) 원고와 김○○ 사이의 분쟁은 점심시간 준수라는 근로조건에 관한 의견대립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는 원고가 당시 담당하였던 직무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일반 근로자의 업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통상적으로 이에 수반되는 사항에 해당한다.

) 비록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시간이 근로시간 종료 후이기는 하나, 근로시간 중 발생한 분쟁이 근로시간 종료 후에도 계속된 것이고, 사고 발생장소 역시 주식회사 ○○엔지니어링이 제공한 근로자 숙소이다.

) 원고는 김○○과 이 사건 사고 발생으로부터 약 3개월 전 처음 알게 된 사이로, 이 사건 사고 이전에 원고와 김○○ 사이에 별다른 사적인 원한 등의 감정이 존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 한편 원고가 김○○과 언쟁을 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말로써 김○○의 감정을 자극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 정도가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칼로 찌르는 보복이나 반격을 초래할 정도로 심한 것이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원고를 칼로 찌른 것은 원고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김○○을 자극하거나 도발하였음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3)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상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방창현(재판장) 임경옥 강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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