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제32015.1.29. 선고 201316657 판결 [손해배상()]

원고, 피상고인 / 1. A, 2. B, 3. C

피고, 상고인 / 1. 부산광역시, 2.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원심판결 / 부산고등법원 2013.1.16. 선고 201287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심 판시 이 사건 사고 현장은 교통량이 많은 곳인 사실, 원심 판시 이 사건 길어깨와 노면의 높이가 원래 같았으나 수차례 노면 재포장공사를 하여 현재는 그 높이차가 약 6cm인 사실, 이 사건 길어깨 중 사고 지점에 있는 배수구 가장자리가 약 5cm 파여 있고, 이 사건 길어깨 중 도로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부분의 폭이 약 85cm인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사실에 원고 A가 원동기장치자전거를 타고 이 사건 길어깨로 통행한 것이 도로의 상식적이고 질서 있는 이용방법에서 벗어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길어깨에는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하자가 있고, 그러한 하자가 원심 판시 이 사건 사고 발생의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2. . 살피건대,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이 사건 규칙이라 한다) 2조제29호는 길어깨란 도로를 보호하고 비상시에 이용하기 위하여 차도에 접속하여 설치하는 도로의 부분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1호는 차도란 자동차의 통행에 사용되며 차로로 구성된 도로의 부분을 말한다고 규정하며, 같은 조 제19호는 차로란 자동차가 도로의 정해진 부분을 한 줄로 통행할 수 있도록 차선에 의하여 구분되는 차도의 부분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도로교통법 제13조제1항은 차마의 운전자는 보도와 차도가 구분된 도로에서는 차도로 통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도로교통법 제14조제2항은 차마의 운전자는 차로가 설치된 도로에서는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차로를 따라 통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도로교통법 제156조제1호는 도로교통법 제14조제2항을 위반한 운전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차마의 운전자는 비상시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길어깨로 통행하여서는 안 된다.

 

. 한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길어깨는 도로를 보호하고 비상시에 이용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것인데, 이 사건 규칙 제28조제3항은 길어깨의 횡단경사와 차도의 횡단 경사의 차이는 시공성, 경제성 및 교통안전을 고려하여 적어도 80%이하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규칙 제12조제5항은 길어깨에는 측대를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규칙 제2조제26호가 측대란 운전자의 시선을 유도하고 옆 부분의 여유를 확보하기 위하여 중앙분리대 또는 길어깨에 차도와 동일한 횡단경사와 구조로 차도에 접속하여 설치하는 부분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규칙 제29조제2항은 측대는 교통량, 노상의 상태, 기후조건, 경제성, 시공성 및 유지관리 등을 고려하여 자동차가 안전하고 원활하게 통행할 수 있는 공법으로 포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규칙 제30조제3항은 길어깨는 노면 배수로로 활용할 수 있으며, 길어깨에 붙여서 측구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교통안전을 위하여 윗면이 열린 측구를 설치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길어깨는 고장차량의 비상대피나 비상차량의 통행에 이용될 수 있는 등 통행이 예정된 곳이므로 도로를 개설 또는 관리하는 기관으로서는 차마의 안전한 통행을 위하여 차도 노면과 길어깨가 가급적 같은 평면상에 있거나 배수를 위하여 경사가 필요하더라도 경사를 완만하게 하여 차마의 바퀴가 길어깨와 차도의 경계선에 걸리지 않도록 설치 또는 관리하여야 하고, 길어깨에 측구를 설치하는 경우 원동기장치자전거를 포함한 차마의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하여야 하는바, 앞에서 본 원심 판시와 같은 이 사건 도로의 차도와 이 사건 길어깨의 높이 차이와 급경사, 불규칙한 포장, 배수구 가장자리의 파임 등은 이 사건 도로의 설치 또는 관리상의 하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 그렇다면 원심판결 이유 중, 도로교통법 제14조제2항은 차로가 설치된 도로 위를 진행하는 방법에 관한 규정일 뿐 길어깨 통행을 금지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다거나 원고 A가 급박한 사정이 없음에도 원동기장치자전거를 타고 이 사건 길어깨로 통행한 것이 도로의 상식적이고 질서 있는 이용방법에서 벗어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부분은 적절하지 아니하나, 이 사건 길어깨의 하자가 이 사건 사고의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는 원심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영조물인 도로의 설치·관리의 하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주심) 박보영 권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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