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일한 당사자 사이에서 전소와 동일한 소송물에 대한 후소에서 전소 변론종결 이전에 존재하고 있던 공격방어방법을 주장하여 전소 확정판결에서 판단된 법률관계의 존부와 모순되는 판단을 구하는 것이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반하는 것인지 여부(적극)

[2] 甲이 乙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토지를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乙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 등의 소를 제기하여 토지거래허가신청절차 이행청구는 인용하고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청구는 기각한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변론종결 전에 위 토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었음에도 甲이 이를 주장하지 아니하여 전소 법원은 위 토지가 허가구역 내에 위치함을 전제로 판결하였고, 그 후 甲이 위 토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었음을 들어 乙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후소가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반한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4.03.27. 선고 2011다79968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 원고, 피상고인 /

♣ 피고, 상고인 /

♣ 원심판결 / 수원지법 2011.8.25. 선고 2011나1044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2007.2.16. 피고와 이 사건 토지를 매매대금 250,000,000원으로 정하여 매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함)을 체결한 사실,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이 사건 토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위치해 있었던 사실,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 등의 소를 제기하여 2008.9.25. 제1심판결이 선고되었으며, 2009.9.4. 항소심 변론이 종결되고 2009.11.20. 항소심판결이 선고되어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하 ‘이 사건 전소’라고 함), 이 사건 전소에서의 주위적 청구취지는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2007.2.16.자 매매계약에 기한 토지거래허가신청절차를 이행하고, 2010.9.1.이 도래하면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2007.2.16.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였고, 이 사건 전소 확정판결에서는 주위적 청구취지 중 토지거래허가신청절차 이행청구 부분은 인용되고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청구 부분은 기각된 사실, 그런데 2009.1.30. 이미 이 사건 토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었음에도 원고는 이 사건 전소에서 이러한 사실을 주장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전소 법원은 이 사건 토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위치하고 있음을 전제로 위와 같은 내용의 판결을 선고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토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었음을 들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2007.2.16.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를 청구취지로 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을 알 수 있다.

 

2. 원심은 이 사건 소의 소송물과 이 사건 전소의 소송물은 다르며, 설령 양소의 소송물이 같다고 하더라도 전소에서 패소판결을 받은 원고가 후소를 제기하는 경우 후소법원이 기판력의 적용에 따라 원고 청구기각판결을 선고하기 위해서는 소송물이 동일한 외에 권리보호의 이익도 동일하여야 하는데 원고에게는 이 사건 소 제기에 따른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소가 이 사건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에 미치는 것이므로 동일한 당사자 사이에서 전소와 동일한 소송물에 대한 후소에서 전소 변론종결 이전에 존재하고 있던 공격방어방법을 주장하여 전소 확정판결에서 판단된 법률관계의 존부와 모순되는 판단을 구하는 것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반하는 것이고, 전소에서 당사자가 그 공격방어방법을 알고서 주장하지 못하였는지 또는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있는지 여부는 묻지 아니한다[대법원 1980.5.13. 선고 80다473 판결, 대법원 1992.10.27. 선고 91다24847, 24854(병합) 판결 참조].

 

나. 앞에서 본 소송진행경과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이 사건 전소는 이 사건 토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위치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장래이행 청구인 반면 이 사건 소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청구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소의 소송물과 이 사건 전소 중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송물은 모두 이 사건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으로서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토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어 이 사건 매매계약이 확정적으로 유효하게 되었다는 사정은 이 사건 전소의 변론종결 전에 존재하던 사유이므로, 원고가 그러한 사정을 알지 못하여 이 사건 전소에서 주장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 사건 소에서 새로이 주장하여 이 사건 전소에서의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 즉 이 사건 매매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존부에 대한 판단과 모순되는 판단을 구하는 것은 이 사건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반하는 것이다.

 

4.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소가 이 사건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 그와 같은 원심판단에는 기판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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