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오염토양’이 구 폐기물관리법의 규율 대상인 ‘폐기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피고인들이 오염된 토사를 처리하면서 구 폐기물관리법에서 정한 폐기물 처리절차를 위반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오염토양’에 해당하는 토지가 구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처리 대상이 된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 적용 법률을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구 폐기물관리법(2007.4.11. 법률 제837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폐기물관리법’이라 한다)과 구 폐기물관리법 시행령(2007.9.6. 대통령령 제2024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과 그 시행령 및 토양환경보전법의 각 규정을 종합하면, 토양은 폐기물 기타 오염물질에 의하여 오염될 수 있는 대상일 뿐 오염토양이라 하여 동산으로서 ‘물질’인 폐기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나아가 오염토양은 법령상 절차에 따른 정화 대상이 될 뿐 법령상 금지되거나 그와 배치되는 개념인 투기나 폐기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오염토양 자체의 규율에 관하여는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 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의 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구 폐기물관리법에서 처리를 위한 별도의 근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이상 구 폐기물관리법의 규정은 성질상 적용될 수 없고, 이는 오염토양이 구 폐기물관리법상의 폐기물이나 구성요소인 오염물질과 섞인 상태로 되어 있다거나 그 부분 오염토양이 정화작업 등의 목적으로 해당 부지에서 반출되어 동산인 ‘물질’의 상태를 일시 갖추게 되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2]피고인들이 택지개발지구에 있는 오염된 토사를 처리하면서 구 폐기물관리법(2007.4.11. 법률 제837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폐기물관리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폐기물 처리절차를 위반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오염토양’이 구 폐기물관리법의 규율 대상인 폐기물로 처리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구 폐기물관리법상 지정폐기물에 해당하는 오염물질이 법정기준치 이상 함유되어 있어 오염토양에 해당하는 위 토지가 구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처리 대상이 된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 적용 법률을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1.05.26. 선고 2008도2907 판결 [폐기물관리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1 외 3인

♣ 상고인 / 피고인들

♣ 원심판결 / 서울중앙지법 2008.3.20. 선고 2007노423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구 폐기물관리법(2007.4.11. 법률 제837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폐기물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발생한 폐기물을 적정 처리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로서(제1조), 위 법 제2조제1호에 의하면 “폐기물”은 쓰레기·연소재·오니·폐유·폐산·폐알카리·동물의 사체 등으로서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 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을 의미한다. 그리고 구 폐기물관리법 제2조제2호, 제3호, 제4호 및 제4호의2에 의하면 폐기물은 다시 생활폐기물, 사업장폐기물, 사업장폐기물 중 대통령령 소정의 지정폐기물 및 기타 의료폐기물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구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제3조 및 [별표 1]에 의하면 지정폐기물은 폐합성고분자화합물 등 특정시설에서 발생되는 폐기물, 폐산과 폐알칼리 등 부식성폐기물, 광재, 분진, 폐주물사 및 샌드블라스트 폐사, 폐흡착제 및 폐흡수제(광물유·동물유 및 식물유의 정제에 사용된 폐토사 포함) 등 유해물질함유 폐기물, 폐유기용제, 폐페인트 및 폐락카, 폐유, 폐석면, 폴리클로리네이티드비페닐(PCBs) 함유 폐기물, 폐유독물, 감염성폐기물 기타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는 유해한 물질로서 환경부장관이 고시하는 물질 등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구 폐기물관리법은 물론 그 밖에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과 그 각 시행령에서도 특정 공사나 작업에 사용된 토사만을 폐기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자연 상태의 토양 자체를 구성하는 토사를 폐기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다.

 

한편 토양환경보전법은 토양생태계의 보전을 위하여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등 토양을 적정하게 관리·보전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로서(제1조), 위 법 제2조제2호에 의하면 “토양오염물질”은 토양오염의 원인이 되는 ‘물질’로서 환경부령이 정하는 것을 의미하고, 위 법 제4조의2와 같은 법 제11조제3항을 종합하면 “오염토양”은 토양오염물질이 축적되어 사람의 건강·재산, 동·식물의 생육에 지장을 주는 토양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토양환경보전법 제14조, 제15조, 제15조의2 내지 제15조의6 및 그 벌칙 규정에 의하면 오염토양에 대해서는 법령상 절차에 따른 정화가 시행되어야 하고 오염토양을 버리거나 누출·유출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위 각 법령의 규정을 종합하면, 토양은 폐기물 기타 오염물질에 의하여 오염될 수 있는 대상일 뿐 오염토양이라 하여 동산으로서 ‘물질’인 폐기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나아가 오염토양은 법령상 절차에 따른 정화의 대상이 될 뿐 법령상 금지되거나 그와 배치되는 개념인 투기나 폐기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오염토양 자체의 규율에 관하여는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 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의 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구 폐기물관리법에서 그 처리를 위한 별도의 근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이상 구 폐기물관리법의 규정은 성질상 적용될 수 없다 할 것이고, 이는 오염토양이 구 폐기물관리법상의 폐기물이나 그 구성요소인 오염물질과 섞인 상태로 되어 있다거나 그 부분 오염토양이 정화작업 등의 목적으로 해당 부지에서 반출되어 동산인 ‘물질’로서의 상태를 일시 갖추게 되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오염토양이 구 폐기물관리법의 규율 대상인 폐기물로 처리될 수 있음을 전제로, 구 폐기물관리법상 지정폐기물을 구성하는 오염물질인 폴리클로리네이티드비페닐(PCBs)이 법정기준치 이상 함유되어 있어 오염토양에 해당하는 이 사건 토지가 구 폐기물관리법에 의한 처리의 대상이 된다고 한 다음, 피고인들이 이 사건 토지의 오염된 토사를 처리함에 있어 구 폐기물관리법이 규정한 폐기물 처리절차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하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오염토양에 대한 적용 법률을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김지형 양창수 이상훈(주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