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의 의미 및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바라지는 아니하였으나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의사표시를 한 경우,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이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판결요지>
[1]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2]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01.01.19. 선고 2000다51919, 2000다51926 판결[해고무효확인]
♣ 원고, 상고인 / 박○동 외 30인
♣ 피고, 피상고인 / ○○생명보험 주식회사
♣ 원심판결 / 부산고법 2000.8.30. 선고 2000나3699, 370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 박○동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박○동이 피고 회사를 퇴직하고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등을 수령하면서 피고 회사에 대하여 “본인은 퇴직함에 있어 퇴직위로금을 수령하고, 향후 퇴직과 관련된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약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확인서를 작성·제출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퇴직하면서 퇴직의 무효를 다투는 이 사건 소를 포함하여 회사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일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민사소송 등 쟁송을 하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 합의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퇴직은 피고 회사의 기망 및 강요에 의한 것으로서 위 퇴직에 부수된 부제소 합의는 취소되어야 한다는 위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위 원고의 이 사건 퇴직이나 부제소 합의가 피고 회사의 기망이나 강요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여, 위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제소 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모두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였거나 부제소 합의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고 박○동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하 ‘위 원고들’이라 한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는바(대법원 1996.12.20. 선고 95누16059 판결, 2000.4.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그 판시와 같은 위 원고들의 사직원 제출 경위에 의하면, 위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사직원을 제출함으로써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데에 위 원고들의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원고들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또한, 피고 회사가 희망퇴직제를 시행할 당시 우리 나라의 경제상황과 피고 회사 및 보험업계 일반의 경영상태와 이로 인한 피고 회사의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의 필요성 등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이상, 피고 회사가 희망퇴직제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당시 또는 앞으로 다가올 피고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다소 과장하거나 위 퇴직 권유에 응하지 않을 경우 어떤 불이익을 입을 수도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위 원고들에게 기망행위나 강박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위 원고들이 이로 인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진의 아닌 의사표시, 사기 또는 강박의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7.30. 선고 95누7765 판결, 1997.8.29. 선고 97다12006 판결, 2000.4.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위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기망, 협박, 강요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위 원고들의 사직원 제출과 이에 따른 피고 회사의 수리로써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고, 이와 달리 이 사건 퇴직이 실질적인 정리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위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음이 분명하다고 할 것인바,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위 원고들의 이 사건 퇴직을 실질적으로 정리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위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이 구비되었는지 여부는 위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 합의해지의 효력을 좌우할 수 없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의원면직의 효력이나 정리해고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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