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반 공중의 통행에 제공된 토지를 통행하려는 사람이 통행을 방해하는 사람에게 통행방해의 배제나 방해행위의 금지를 구하는 것이 허용될 수 있는 경우

[2] 별도의 진입로가 있는 토지의 이용에 관하여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

 

◆ 대법원 2013.02.14. 선고 자2012마1417 결정 [통행방해금지등 가처분]

♣ 채권자, 상대방 / 주식회사 ○○

♣ 채무자, 재항고인 /

♣ 원심결정 / 광주고법 2012.8.29.자 2011라139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결정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무자가 이 사건 계쟁 토지에 소나무를 식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는 사실, 위 토지는 일반 공중의 통행에 제공된 도로에 해당하는 사실 등을 인정한 후, 채권자는 일반 공중의 통행에 제공된 도로인 위 토지를 통행할 권리가 있으므로, 채무자에 대하여 그 통행방해의 배제와 방해 행위의 금지를 구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어떠한 토지가 일반 공중의 통행에 제공되는 상태에 있다는 사유만으로 이를 통행하고자 하는 사람이 그 통행을 방해하는 사람에 대하여 당연히 지장물의 제거 등을 포함하여 방해의 배제를 구할 수 있는 사법상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통행의 방해가 특정인에 대하여만 이루어지고 그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때와 같이 통행방해 행위가 특정인의 통행의 자유에 대한 위법한 침해로서 민법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평가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는 그 금지를 구하는 것이 허용될 수도 있다(대법원 1995.11.7. 선고 95다2203 판결, 대법원 2011.10.13. 선고 2010다6372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에게 이 사건 계쟁 토지에 대한 통행방해의 배제나 방해 행위의 금지를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인정되려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위 토지가 일반 공중의 통행에 제공된 도로라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만 그 도로에서의 통행을 방해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하는 등으로 채권자의 통행의 자유를 위법하게 침해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계쟁 토지가 일반 공중의 통행에 제공된 도로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그 통행방해의 배제와 방해 행위의 금지를 구할 권리가 있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도로에 대한 사용권 또는 통행의 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결정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원심은 또한, 이 사건 계쟁 토지가 일반 공중의 통행에 제공된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공장부지와 공로를 연결하는 통로로 이 사건 계쟁 토지 외에도 별도의 진입로가 있으나 그 진입로는 채무자가 약 3년 전에 이 사건 공장부지에 식재된 조경수를 옮기는 작업을 위해서 임시로 개설한 것으로 지반이 정비되어 있지 않아 자동차가 통행하기 어려우므로, 채권자는 민법 제219조에 근거하여 이 사건 공장부지로부터 공로에 출입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계쟁 토지를 통행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어느 토지가 타인 소유의 토지에 둘러싸여 공로에 통할 수 없는 경우뿐만 아니라, 별도의 진입로가 이미 있다고 하더라도 그 진입로가 당해 토지의 이용에 부적합하여 실제로 통로로서의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통로를 개설하는 데 과다한 비용을 요하는 때에는 민법 제219조에 의한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1992.12.22. 선고 92다36311 판결, 대법원 2003.8.19. 선고 2002다53469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계쟁 토지 이외에도 별도의 진입로가 있는 이 사건 공장부지의 이용과 관련하여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진입로가 통로로서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통로를 개설하는 데 과다한 비용을 요하는 때에 해당하여야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위 진입로의 폭은 공사용 차량 및 건설기계의 통행이 가능한 정도이고 그 노면도 공사용 차량 및 건설기계의 통행이 가능할 정도로 정비되어 있는 사정을 알 수 있어,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위 별도의 진입로가 통로로서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통로를 개설하는 데 과다한 비용을 요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원심의 판단에는 주위토지통행권의 인정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결정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재항고 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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