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입차주가 지입회사의 지시·감독을 받는다거나 임금을 목적으로 지입회사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지입회사와 지입차주 사이에 대내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판결요지>

지입차주가 자기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면서 기사를 고용하여 지입차량을 운행하고 지입회사의 배차담당 직원으로부터 물건을 적재할 회사와 하차할 회사만을 지정하는 최초 배차배정을 받기는 하나 그 이후 제품운송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받지는 아니할 뿐만 아니라 실제 운송횟수에 따라 운임을 지입회사로부터 지급받아 온 경우, 지입차주가 지입회사의 지시·감독을 받는다거나 임금을 목적으로 지입회사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지입회사와 지입차주 사이에 대내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0.10.06. 선고 2000다30240 판결[손해배상(산)]

♣ 원고, 피상고인 / 박○호 외 3인

♣ 피고, 상고인 / 주식회사 ○○

♣ 원심판결 / 청주지법 2000.6.1. 선고 99나261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한다. 이 부분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 박○호는 지입회사인 피고와 사이에 실질적으로 위 원고 소유이나 피고 소유 명의로 등록된 8t 카고트럭에 관하여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여 피고 회사에 지입하고, 피고의 배차담당 직원의 지시에 따라 피고에게 화물운송을 의뢰한 주식회사 ○○의 협력업체인 소외 ○○정밀과 ○○산업 주식회사에서 생산하는 자동차부품을 ○○자동차 아산공장으로 운반하여 온 사실, 위 원고는 피고의 배차담당 직원의 지시에 따라 1997.1.22. 10:00경부터 ○○정밀에서 대기하였으나 ○○자동차 아산공장으로부터 빈 박스를 실은 차량이 도착하지 아니하고 또 위 배차담당 직원이 아무런 지시 없이 같은 날 19:00경 퇴근한 탓에 피고에게 연락이 되지 아니하자 주식회사 ○○에 연락하여 지시를 받고 같은 날 22:00경 ○○자동차 아산공장으로 가서 빈 박스를 실은 후 다음날인 1997.1.23. 02:00경 ○○정밀로 돌아온 다음, 같은 날 07:00경 ○○정밀에서 자동차부품을 싣고 ○○자동차 아산공장으로 출발하여 납품을 하고, 다시 빈 박스를 싣고 ○○정밀에 와서 박스를 하차한 후 같은 날 16:35경 피고의 지시에 따라 ○○산업 주식회사에 도착하여 약 30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지 못한 피로한 상태에서 프라스틱 박스를 하차하다가 적재함 위에서 미끌어져 떨어짐으로써 두개골 골절 및 흉추12번 압박골절 등의 상해를 입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지입차주인 위 원고는 지입회사인 피고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위 공장에 납품을 하여야 하고 그 지시에 위반하여 정해진 시간에 자동차부품을 납품하지 못할 경우에는 피고가 손해를 부담하여야 하므로 실질적으로 피고의 지시와 감독을 받는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의 피용자인 배차담당 직원이 빈박스를 실은 차량이 도착하는 시각에 맞추어 적절하게 배차지시를 하거나 퇴근에 앞서 충분한 조치를 취하여 두거나 아니면 위 원고로 하여금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다른 지입차주에게 납품작업을 하도록 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잘못으로 위 원고로 하여금 피로한 상태에서 작업을 하다가 상해를 입게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 배차담당 직원의 사용자로서 피고의 실질적인 지시와 감독을 받고 있는 지입차주인 위 원고 및 그의 가족들인 나머지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2.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 박○호는 지입차량인 8t 카고트럭의 실질적인 소유자로서 피고와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여 차량을 피고에게 지입하였으나 자기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면서 위 차량을 자신이 직접 운전하지 않고 기사를 고용하여 운행하는 등 자기의 책임하에 개인운송사업을 하는 사람이고, 지입차주인 위 원고는 피고의 배차담당 직원으로부터 물건을 적재할 회사와 하차할 회사만을 지정하는 최초 배차배정을 받기는 하나, 그 이후 제품 운송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받지는 아니할 뿐만 아니라, 위 원고의 실제 운송횟수에 따라 운임을 지급받아 왔음을 알 수 있다.

 

사정이 그러하다면, 위 원고가 피고의 배차담당 직원으로부터 최초 배차배정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원고가 피고의 지시·감독을 받는다거나 임금을 목적으로 지입회사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지입회사인 피고와 지입차주인 위 원고 사이에 대내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와 위 원고 사이에 사용자·피용자 관계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피고가 위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하므로써 위 원고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도록 하였으니, 피고에게 위 배차담당 직원의 사용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위 원고 및 그 가족들인 나머지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지입차주와 지입회사 사이의 대내적인 법률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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