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교육공무원이 자녀양육을 위한 육아휴직 중 다른 자녀를 출산하거나 출산휴가 요건을 갖춘 경우 복직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1] 구 교육공무원법(2011.5.19. 법률 제106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교육공무원법이라 한다) 44조제1항제7호는 6세 이하의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를 양육대상으로 하여 교육공무원이 그 자녀를 양육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를 육아휴직의 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육아휴직 중 그 사유가 소멸하였는지 여부는 해당 자녀가 사망하거나 초등학교에 취학하는 등으로 양육대상에 관한 요건이 소멸한 경우뿐만 아니라 육아휴직 중인 교육공무원에게 해당 자녀를 더 이상 양육할 수 없거나, 양육을 위하여 휴직할 필요가 없는 사유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도 함께 고려하여야 하고, 국가공무원법 제73조제2항의 문언에 비추어 복직명령은 기속행위이므로 휴직사유가 소멸하였음을 이유로 신청하는 경우 임용권자는 지체 없이 복직명령을 하여야 한다.

[2]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그 목적과 근거 법령을 달리하는 제도이므로 여성 교육공무원은 육아휴직과 별도로 출산휴가를 신청할 수 있으나, 휴직 중인 공무원은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므로(국가공무원법 제73조제1), 직무에 종사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일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그 의무를 면제해 주는 휴가를 받을 수 없고, 육아휴직 중인 여성 교육공무원이 출산휴가를 받기 위해서는 복직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법원 제22014.06.12. 선고 20124852 판결 [복직반려처분취소]

원고, 상고인 / 원고

피고, 피상고인 / ○○중학교장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2.1.19. 선고 2011177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먼저,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중학교 교사인 원고는 첫째 자녀의 양육을 이유로 2009.3.1.부터 2010.2.28.까지 1년간 육아휴직을 받았는데, 육아휴직 기간 중 둘째 자녀를 임신하자 출산휴가를 받기 위하여 2009.8.20.경 피고에게 복직을 문의하였으나 2009.9.2.경 피고로부터 복직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은 사실, 이에 원고는 2009.9.9. 피고에게 휴직사유가 소멸하였다.’고 기재한 복직원을 제출하였고, 피고는 2009.9.24. 원고가 조기복직대상자가 아니라면서 복직신청을 반려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육아휴직의 소멸사유복직의 허가는 학기 단위를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휴직기간 중 그 사유가 소멸(유산, 양육대상자녀의 사망 등)된 경우 학기 중이라도 복직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규정한 교육과학기술부의 국·공립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교육공무원 육아휴직 처리지침(이하 육아휴직 처리지침이라 한다) 및 경기도교육청의 질병, 육아, 간병 휴·복직처리 업무매뉴얼(이하 업무매뉴얼이라 한다)이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제정된 적법한 행정규칙이라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원고가 피고에게 비록 학기 시작 전인 2009.8.20.경 복직을 문의하였으나 학기 시작이 임박한 상태에서 피고가 경기도교육청 등의 문의를 거쳐 학기가 시작된 2009.9.2.에야 답변하였다고 하여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원고가 2009.9.9. 육아휴직 복직원을 제출하면서 육아휴직 소멸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 원인은 둘째 자녀 임신으로 인하여 대상자녀를 달리한 출산휴가 신청을 위해 복직을 허가해 주기를 원한다는 것으로 이는 결국 첫째 자녀 육아휴직 기간 중 둘째 자녀 출산을 이유로 복직하고, 출산휴가를 받은 후 겨울방학이 되면 근무하다가 둘째 자녀에 대한 육아휴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복직을 허락해 달라는 것으로서 이와 같이 임의대로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되면 위 육아휴직 처리지침과 업무매뉴얼에서 규정하는 바와 같이 계획된 학사행정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관련 법령에 근거한 것으로 적법하고 재량권행사의 일탈, 남용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 먼저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육아휴직 처리지침과 업무매뉴얼이 관련 법령에 근거한 적법한 행정규칙인지에 관하여 살핀다.

구 교육공무원법(2011.5.19. 법률 제106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교육공무원법이라 한다) 44조제1항제7호는 자녀(6세 이하의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를 양육하기 위하여 필요하거나 여성 교육공무원이 임신 또는 출산하게 된 때에는 본인이 원하는 경우 휴직을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국가공무원법 제73조제2항은 휴직 기간 중 그 사유가 없어지면 30일 이내에 임용권자 또는 임용제청권자에게 신고하여야 하며, 임용권자는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할 뿐 임용권자에게 교육공무원에 대하여 휴직사유가 소멸한 경우의 복직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위 육아휴직 처리지침은 원고의 복직신청 이전에 교육과학기술부가 2008.4.15. ‘학교자율화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폐지하였고, 업무매뉴얼은 경기도교육청이 소속 교육공무원의 질병, 육아, 간병 사유의 휴복직 발령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학교장에게 관련된 행정절차를 안내하기 위하여 마련한 업무처리지침에 불과하여 교육공무원의 복직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위 육아휴직 처리지침과 업무매뉴얼에서 정한 요건에 부합한다고 하여 반드시 그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는 구 교육공무원법과 국가공무원법의 관련 규정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다음으로, 자녀양육을 위한 육아휴직 중 다른 자녀의 출산이 국가공무원법 제73조제2항이 정한 복직의 요건인 휴직사유가 없어진 때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핀다.

(1) 구 교육공무원법 제44조제1항제7호는 6세 이하의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를 양육대상으로 하여 교육공무원이 그 자녀를 양육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를 육아휴직의 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육아휴직 중 그 사유가 소멸하였는지 여부는 해당 자녀가 사망하거나 초등학교에 취학하는 등으로 양육대상에 관한 요건이 소멸한 경우 뿐만 아니라 육아휴직 중인 교육공무원에게 해당 자녀를 더 이상 양육할 수 없거나, 양육을 위하여 휴직할 필요가 없는 사유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도 함께 고려하여야 하고, 국가공무원법 제73조제2항의 문언에 비추어 복직명령은 기속행위이므로 휴직사유가 소멸하였음을 이유로 신청하는 경우 임용권자는 지체 없이 복직명령을 하여야 한다.

(2) 구 교육공무원법 및 관계법령은 여성 교육공무원에 대하여 대상 자녀 1인당 최장 3년 이내의 육아휴직이 가능하도록 하면서 자녀 1명에 대한 육아휴직 기간은 최초 1년만 승진소요최저연수에 포함되고, 휴직일로부터 최초 1년 동안 월 50만 원의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구 국가공무원복무규정(2011.7.4. 대통령령 제230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가공무원복무규정이라 한다) 20조제2항에 의하여 임신 중인 공무원에 대하여 그 출산 전후를 통하여 90일이 인정되는 출산휴가는 특별휴가의 일종으로 규정되어 급여가 제한되지 아니하고 직무기간연수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 이는 출산전후 일정기간 모성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해당 여성 교육공무원에게 출산을 위한 특별휴가의 권리를 보장한 것이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그 목적과 근거 법령을 달리하는 제도이므로 여성 교육공무원은 육아휴직과 별도로 출산휴가를 신청할 수 있으나, 휴직 중인 공무원은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므로(국가공무원법 제73조제1), 직무에 종사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일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그 의무를 면제해 주는 휴가를 받을 수 없고, 육아휴직 중인 여성 교육공무원이 출산휴가를 받기 위해서는 복직이 선행되어야 한다.

(3) 사인 간의 근로관계에 적용되는 구 근로기준법(2012.2.1. 법률 제112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및 구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2010.2.4. 법률 제99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등 관계법령은 여성 근로자에 대하여 산전후휴가 및 육아휴직을 인정하면서 육아휴직기간에 관하여는 월 50만 원의 육아휴직급여만을 인정하는 반면, 산전후휴가기간에 관하여는 일정한 요건에 따라 통상임금에 상당한 금액의 산전후휴가급여가 지급되도록 하고 있어 공무원에 대한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제도와 유사하게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제5항의 위임에 의한 구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2012.7.10. 대통령령 제239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4조제4항은 육아휴직 중인 근로자가 근로기준법 제74조에 따른 산전후휴가를 시작하거나 새로운 육아휴직을 시작하는 경우에는 그 산전후휴가 또는 육아휴직 개시일의 전날에 육아휴직이 끝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여 육아휴직 중인 여성 근로자에 대하여도 산전후휴가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나, 국가공무원법 및 구 교육공무원법은 육아휴직 중인 여성 교육공무원이 출산하게 되는 경우 복직하여 출산휴가를 받을 수 있는지에 관하여 위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지않다.

다만 기록에 의하면, 원고를 비롯한 경기도교육청 소속 교육공무원의 육아휴직으로 인한 휴·복직 업무처리의 기준을 정하고 있는 위 업무매뉴얼은 임신으로 인한 육아휴직의 경우에는 출산휴가 당일에 복직하여 출산휴가 종료일 다음날 휴직이 가능하고, 육아휴직 및 출산휴가가 끊어짐이 없이 이어지는 경우 대상자녀를 달리하여 휴직과 복직이 가능하도록 정하고 있어 육아휴직 중 다른 자녀를 위한 출산휴가를 위한 복직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다만 육아휴직의 횟수에 제한이 없는 점을 이유로 휴직을 허가 받은 후 방학 전 복직하고 개학 후 다시 휴직을 반복하는 사례를 방지함으로써 학기 중 교사 교체로 인한 학생의 학습권 보장, 학교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 평가의 일원성, 생활지도의 연속성, 방학 중 방과 후 활동, 대체교사의 근로권 보장 등을 위하여 학기 단위로 휴직과 복직을 허가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구 교육공무원법은 자녀 1인에 대하여 최초 1년의 범위 내에서는 공무원이 원하는 경우 육아휴직을 명하도록 하고, 구 교육공무원임용령(2010.1.11. 대통령령 제219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9조의2는 육아휴직명령은 그 공무원이 원하는 경우 분할하여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그 기간 및 시기를 제한하지 않고 있으므로, 위 업무매뉴얼에서 교육공무원의 육아휴직을 학기 단위로만 허가하도록 안내하고 있는 것은 교육환경의 위와 같은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교육공무원으로 하여금 원하는 경우 최저 1년의 범위 내에서는 자유롭게 분할하여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한 위 법령에 의한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출산휴가 이후에 육아휴직을 끊임없이 이어서 사용하는 경우에만 복직을 허용하는 것은 본인이 원하는 시기 및 기간에 육아휴직을 선택할 수 있는 교육공무원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부당하다.

(4) 헌법 제36조가 천명한 모성보호의 원칙 등에 따라 제정된 구 남녀고용평등법의 입법목적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일·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고 그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책무를 부여한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4조제2항의 취지 및 출산을 전후한 휴가는 건강하고 안전한 출산과 영유아의 정상적인 양육을 위하여 절실한 필요가 있는 모성보호조치라는 점에 비추어, 출산 전후에 모성보호를 위하여 부여된 휴가를 사용할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필요성은 여성 교육공무원이라고 하여 달리 볼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5)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보면, 자녀양육을 위한 육아휴직 기간 중 다른 자녀를 출산하거나 또는 출산이 예정되어 있어 구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20조제2항에 따른 출산휴가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더 이상 기존 자녀의 양육을 위하여 휴직할 필요가 없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육아휴직 중인 여성 교육공무원이 출산휴가 요건을 갖추어 복직신청을 하는 경우는 물론 그 이전에 미리 출산을 이유로 복직신청을 하는 경우에도 임용권자는 출산휴가 개시시점에 휴직사유가 없어졌다고 보아 복직명령과 동시에 출산휴가를 허가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자녀양육을 위한 육아휴직 기간 중 다른 자녀의 출산은 국가공무원법 제73조제2항이 정한 휴직사유가 없어진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복직신청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육아휴직 중 복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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