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제4호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및 이때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

[2]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한국○○공사와 단체교섭 결렬을 이유로 파업을 예고한 상태에서 파업 예정일 하루 전에 사용자 측 교섭위원인 甲이 직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려고 지역 사업소에 도착하자, 노동조합 간부인 피고인들 등이 청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몸으로 가로막는 등 위력으로 甲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설명회 개최가 노동조합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로서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인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경우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된다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제4호에 규정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용자 또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하여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거나 근로자를 상대로 집단적인 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회사의 경영상황 및 정책방향 등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행위 또는 비록 파업이 예정된 상황이라 하더라도 파업의 정당성과 적법성 여부 및 파업이 회사나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하는 행위는 거기에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 또는 이익제공의 약속 등이 포함되어 있거나 다른 지배·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연관되어 있지 않는 한,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다고 가볍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

[2]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라 한다)이 한국○○공사(이하 ‘철도공사’라 한다)와 단체교섭 결렬을 이유로 파업을 예고한 상태에서 파업 예정일 하루 전에 사용자 측 교섭위원인 甲이 직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려고 지역 차량사업소에 도착하자, 노동조합 간부인 피고인들 등이 청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몸으로 가로막는 등 위력으로 甲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甲이 설명회에서 발언하고자 한 내용과 설명회 전 다른 지역 순회설명회에서 표명한 발언 내용 및 그러한 발언 등이 조합원이나 노동조합 활동에 미쳤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당초 예정된 파업의 정당성 여부 등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는 전제가 되는 전후 상황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설명회 개최가 사용자 입장에서 단순히 파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을 지배하거나 그 활동에 개입하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추단되는지를 판단하지 아니한 채, 설명회 개최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인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3.01.10. 선고 2011도15497 판결 [업무방해]

♣ 피고인 / 피고인 1 외 9인

♣ 상고인 / 검사

♣ 원심판결 / 서울서부지법 2011.11.3. 선고 2011노51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들과 제1심 공동피고인 11은 공동하여 2010.5.11. 10:20경 한국○○공사 서울차량사업소 주차장에서 한국○○공사 ○○본부장공소외 1이 서울차량사업소의 현업직원을 대상으로 같은 날 10:40경 3층 교양실에서 다음 날로 예정된 파업의 부당성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하자, 공소외 1을 청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몸으로 가로막는 등 위력으로 그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공소외 1이 파업이 임박한 상황에서 한국○○공사 산하 현장을 순회하며 직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업무로 볼 수 없고, 설령 이 사건 설명회 개최가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업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오인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먼저 이 사건 설명회 개최가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본다.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경우 그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된다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제4호에 규정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의 침해라는 결과의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6.9.8. 선고 2006도388 판결 참조).

그러나 사용자 또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하여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거나 근로자를 상대로 집단적인 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회사의 경영상황 및 정책방향 등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행위 또는 비록 파업이 예정된 상황이라 하더라도 그 파업의 정당성과 적법성 여부 및 파업이 회사나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하는 행위는 거기에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 또는 이익제공의 약속 등이 포함되어 있거나 다른 지배·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연관되어 있지 않는 한,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다고 가볍게 단정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① 한국○○공사가 2009.11.24.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을 해지하자 이 사건 노동조합은 같은 해 11.26.부터 같은 해 12.2.까지 파업을 진행하다가 같은 해 12.3. 업무에 복귀한 사실, ②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후 계속하여 한국○○공사와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음에도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자, 2010.5.12.까지 교섭이 결렬될 경우 재차 파업을 하겠다고 한국○○공사에 예고(파업 예정일은 2010.5.12. 04:00경임)한 사실, ③ 이에 한국○○공사의 ○○본부장이자 단체교섭의 사용자 측 교섭위원 중 한 명인 공소외 1은 2010.5.8.부터 같은 달 11일까지 한국○○공사 산하 차량사업소 및 정비단 등 현장을 순회하면서 직원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하여 파업 예정일 이전 며칠 동안 집중적으로 전국을 이동하며 직원설명회를 개최한 사실, ④ 공소외 1이 2010.5.11. 한국○○공사 산하 서울차량사업소에서 약 300여 명에 이르는 직원을 상대로 위와 같은 설명회(이하 ‘이 사건 설명회’)를 개최하려고 위 사업소에 도착하자, 피고인들 및 조합원 30여 명은 건물 1층 현관 앞을 막아서서 ‘내일이 파업인데 본사에 가서 협상하는 데 가 있어야지 여기 있을 때가 아니다’고 하거나 ‘파업을 하루 앞두고 성실교섭이나 하지 뭐 하러 왔어. 현장에 설명회를 할 시간이 있으면 다시 돌아가 교섭에 충실히 임해 파업을 막도록 하라’고 하면서 멱살을 잡는 등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가로막은 사실, ⑤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출입방해 등으로 인하여 공소외 1은 결국 그날 서울차량사업소 2층 회의실에서 과장 등 중간관리자와 차량팀원 일부 등 몇십 명만 참석한 가운데 약 10분간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한국○○공사의 현황에 비추어 파업에 무리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나아가 국민들의 파업에 대한 시각과 국가가 처한 현실 등과 함께 현재로서는 철도가 파업이 된다면 한국○○공사 전체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언급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순회설명회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공소외 1이 이 사건 설명회에서 설명하고자 한 내용은 다른 지역설명회에서 한 발언과 유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원심은 그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심리한 바가 없다. 그리고 그 발언의 내용이 이 사건 설명회가 무산된 뒤 중간관리자 등을 상대로 하였던 발언 내용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라면, 이는 파업이 예정된 상황에서 한국○○공사의 전반적 현황과 파업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면서 파업 참여에 신중할 것을 호소·설득하는 등 사용자 입장에서 노동조합이 예정한 파업방침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서 사용자 측에 허용된 언론의 자유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다만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의 출입방해 행위 당시 서울차량사업소장 공소외 2가 피고인들 등에게 ‘내일 파업이니까 오신 거예요. 파업하지 말라고. 내일 파업하면 우리 직원들이 많이 다치니까 하지 말라고 얘기하러 오신 거예요’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는 공소외 2가 서울차량사업소장으로서 피고인들이 공소외 1의 출입을 막아선 상황에서 이를 풀 것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한 것으로 보이고, 그 내용도 그 사업소 소속 직원인 피고인들이 파업으로 인해 입을 손해를 우려하는 취지의 충고성 발언으로 볼 수 있는 등 발언 당시의 상황, 발언의 경위 및 시기 등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보복이나 위협 등의 의사가 표시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밖에 공소외 1이 이 사건 설명회를 개최하려고 한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볼 만한 행동을 하였다는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비록 이 사건 설명회가 파업이 임박한 시기에 개최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공소외 1이 이 사건 설명회 전 다른 지역에서 한 순회설명회에서 표명한 발언의 내용 및 그러한 발언 등이 조합원이나 노동조합의 활동에 미쳤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그리고 당초 예정된 파업의 정당성 여부 등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는 전제가 되는 전후 상황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이 사건 설명회 개최가 사용자 입장에서 단순히 파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수준을 넘어 조합원에 대해 회유 내지 위협적 효과를 가지는 등의 사정이 있어,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을 지배하거나 노동조합의 활동에 개입하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추단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단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설명회 개최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지배·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 또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업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다음으로 부당노동행위로 오인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다(대법원 1992.5.22. 선고 91도2525 판결, 대법원 2002.1.25. 선고 2000도169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그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 가능성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하고 확인해 보는 등으로 위와 같은 착오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아니한 결과 그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의 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3.24. 선고 2005도371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간부들인 피고인들은 ‘사용자 측에서 조합원들이 파업을 못하게 할 의도로 특별교육을 시킨다’고 스스로 판단한 후 앞서 본 바와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설명회 개최를 저지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원심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설명회 개최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착오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설사 이 사건 설명회 개최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오인하였다 하더라도 거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들의 이 사건 설명회 개최 저지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것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데에는 형법 제16조의 정당한 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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