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므로, 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

 

<판결요지>

김해시시설관리공단이 계약기간을 2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한차례 계약을 갱신하여 노인종합복지관의 물리치료사로 근무해 오던 갑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채 갑에게 공개채용에 응시하도록 하고 갑이 응시하지 않자 재계약 체결을 거절한 사안에서, 갑에게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공단이 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2.06.14. 선고 2010두8225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등]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 피고, 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김해시시설관리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0.4.8. 선고 2009누2578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4.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① 피고 보조참가인의 계약직 직원 규정에 “사업이 종결되지 않는 한 채용기간을 연장할 수 있고, 이사장은 계약직 직원의 근무상황과 업무수행실적을 정기 또는 수시 평가하여 계약의 연장 시에 이를 반영할 수 있으며, 계약직 직원에 대해서도 근무연수가 25년 이상인 경우에 장기근속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등 관련 규정상 계약직 직원의 계약 갱신이 예정되어 있는 사정, ② 원고가 담당하고 있는 물리치료 업무는 이 사건 복지관의 주요 업무 중의 하나이고, 노인복지법령에도 노인종합복지관의 필수적 업무로 규정되어 있어 상시적, 계속적 사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정, ③ 피고 보조참가인은 재계약 의사가 있는 계약직 직원 대다수의 계약을 갱신해 왔고, 계약직 직원의 직무가 더 이상 존속하지 않아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경우에도 일용직 직원으로 재채용하였던 사정, ④ 피고 보조참가인 스스로 계약직 직원을 무기계약 전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은 김해시의 지침이 부당하다며 김해시장에게 계약직 직원들도 무기계약 전환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건의하였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는 담당업무 자체가 폐지되지 않는 한 피고 보조참가인과의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데 대한 합리적이고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사용자인 피고 보조참가인이 기존 직원들의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음은 물론 기존 직원들에게 가점을 주는 것에 대하여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채,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원고에게 재계약 절차가 아닌 공개채용절차를 통하여 선발되어야만 계약 갱신을 해주겠다고 주장하면서, 공개채용절차에 응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와의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으로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 및 부당해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능환(주심) 안대희 박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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