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임금 지급에 갈음하여 사용자가 제3자에 대한 채권을 근로자에게 양도하는 약정의 효력(=원칙적 무효) 및 위 약정이 ‘임금 지급을 위한 것’으로서 효력을 갖기 위한 요건
[2] 갑이 을 주식회사와 퇴사 당시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을 회사의 제3자에 대한 채권을 양도받기로 합의한 다음 양도받은 채권 일부를 추심하여 미수령 임금 및 퇴직금 일부에 충당하였는데, 그 후 다시 을 회사를 상대로 미수령 임금 및 퇴직금 중 아직 변제받지 못한 부분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위 채권양도 합의로 갑의 을 회사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청구채권이 소멸되었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임금은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43조제1항).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 지급에 갈음하여 사용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근로자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약정은 전부 무효임이 원칙이다. 다만 당사자 쌍방이 위와 같은 무효를 알았더라면 임금의 지급에 갈음하는 것이 아니라 지급을 위하여 채권을 양도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는 무효행위 전환의 법리(민법 제138조)에 따라 그 채권양도 약정은 ‘임금의 지급을 위하여 한 것’으로서 효력을 가질 수 있다.
[2] 갑이 을 주식회사와 퇴사 당시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을 회사의 제3자에 대한 채권을 양도받기로 합의한 다음 양도받은 채권 일부를 추심하여 미수령 임금 및 퇴직금 일부에 충당하였는데, 그 후 다시 을 회사를 상대로 미수령 임금 및 퇴직금 중 아직 변제받지 못한 부분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위 채권양도 합의가 전부 무효라면 당연히, 그리고 무효행위 전환의 법리에 따라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위한 것으로 보는 경우에는 그 법리에 따라, 갑은 원래의 미수령 임금 및 퇴직금 중 아직 변제받지 못한 부분의 지급을 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도, 위 채권양도 합의가 유효하다고 단정한 나머지 갑의 을 회사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청구 채권이 소멸되었다고 본 원심판결에 임금 직접 지급의 원칙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2.03.29. 선고 2011다101308 판결 [임금등]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주식회사 ○○
♣ 원심판결 / 부산지법 2011.11.3. 선고 2011나342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임금은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43조제1항).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 지급에 갈음하여 사용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근로자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약정은 그 전부가 무효임이 원칙이다. 다만 당사자 쌍방이 위와 같은 무효를 알았더라면 임금의 지급에 갈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급을 위하여 채권을 양도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는 무효행위 전환의 법리(민법 제138조)에 따라 그 채권양도 약정은 임금의 지급을 위하여 한 것으로서 효력을 가질 수 있다.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원고가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다가 2009.10.26. 퇴사하면서 임금 및 퇴직금 합계 63,189,070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 원고는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 16명을 대표하여 2009.10.28. 피고 회사와 위 근로자들의 미수령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피고 회사의 ○○리너스통영점 외 8개 점포에 대한 공사대금 합계 292,150,000원의 채권을 양도받기로 합의(이하 ‘이 사건 채권양도합의’라고 한다)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채권양도합의는 법령 또는 단체협약의 규정에 따른 것이라는 점이 밝혀지지 않는 한 그 전부가 무효임이 원칙이고, 다만 무효행위의 전환의 법리에 따라 이 사건 채권양도가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위한 것으로서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 원고 등 근로자가 이 사건 채권양도합의에 따라 양도받은 채권의 일부를 추심하여 미수령 임금 및 퇴직금의 일부에 충당한 사실이 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며, 그와 같이 충당된 부분의 임금 및 퇴직금은 변제로 소멸될 뿐이다. 그렇다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채권양도합의가 전부 무효라면 당연히, 무효행위의 전환 법리에 따라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에 갈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급을 위한 것이라고 보게 되는 경우에는 그 법리에 따라 원래의 미수령 임금 및 퇴직금 중 아직 변제받지 못한 부분을 피고 회사에 대하여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는 원심이 인용한 임금채권과의 상계에 관한 대법원판결의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채권양도합의가 유효하다고 단정한 나머지 그 합의로써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청구 채권이 소멸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임금 직접 지급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능환(주심) 안대희 박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