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리해고의 요건 및 정리해고가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의 판단 방법
[2] 실시된 정리해고가 해고회피노력의 요건을 충족했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3]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할 때 요구되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 및 정리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정한 구 근로기준법 제31조제3항의 규정 취지
[4]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어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기거나 사용자에게 반노동조합의사가 추정되는 것만으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 대법원 2011.01.27. 선고 2008두13972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상고인 / 파라다이스○○노동조합 외 8인
♣ 피고, 피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주식회사 파라다이스○○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8.7.9. 선고 2007누2757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부당해고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구 근로기준법(2007.1.26.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1조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 즉 정리해고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실시일 6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하는데,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정리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1.26. 선고 2003다69393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고만 한다)는 2000년도부터 매년 20억 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하여 2005년도까지 누적적자가 100억 원에 이르고 매출액도 지속적으로 감소하였으며 부채비율도 전체 숙박업 평균 부채비율을 크게 상회한 점, 참가인 회사의 인건비 비중이 증대하여 인건비 절감이 절실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정리해고를 단행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였는바, 원심의 이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다. 사용자가 정리해고를 실시하기 전에 다하여야 할 해고회피노력의 방법과 정도는 그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그 정리해고가 해고회피노력의 요건을 충족하였는지 여부의 판단에 있어서는 이와 같은 사정들이 고려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9.22. 선고 2005다30580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들, 즉 참가인 회사가 위와 같은 경영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임원진 등의 임금 일부 반납, 비품 처분, 무급휴직 및 희망퇴직 실시, 부동산매각추진 등 비용절감을 위한 조치를 취한 점, 관계 계열사에 해고 대상 직원의 우선채용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당초 해고 대상 예정인원을 36명으로 정하였다가 17명으로 감축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정리해고를 실시함에 있어서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것이다.
한편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의 호텔사업 부문과 카지노사업 부문은 서로 다른 취업규칙을 가지고 있고 인사관리가 별도로 이루어졌으며 노동조합도 각 사업 부문별로 결성되는 등 분리·운영된 점, 과거 호텔사업 부문과 카지노사업 부문 간에 이루어진 인적교류는 극히 좁은 범위에서 이루어져 통상적인 것으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정리해고 무렵에는 인적교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 회사가 카지노사업 부문으로 인력을 배치전환하지 않았다고 하여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호텔에서 파견근로자들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위 파견근로자 사용은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12.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파견근로자보호법’이라 한다)의 요건을 결여한 위법한 파견인 사실, 위 파견근로자들 중 일부는 이미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고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구 파견근로자보호법 제6조제3항의 직접고용간주 규정은 위법한 파견의 경우에도 적용되므로(대법원 2008.9.18. 선고 2007두2232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한 파견근로자들은 위 직접고용간주 규정이 적용되어 이들과 참가인 회사와의 사이에는 직접고용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점이나 이 사건 정리해고가 이루어지게 된 원인 및 그 배경, 그 밖에 참가인 회사가 해고의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취했던 여러 조치들을 고려하면, 참가인 회사가 위와 같은 파견근로관계를 정리하지 않았다고 하여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참가인 회사가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다.
라.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은 그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또한 구 근로기준법 제31조제3항이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대표에 대하여 미리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는 절차적 요건을 규정한 것은, 같은 조제1항 및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실질적 요건의 충족을 담보함과 아울러 비록 불가피한 정리해고라 하더라도 협의 과정을 통한 쌍방의 이해 속에서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02.7.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참가인 회사가 정한 해고대상자선정 기준은 그 구성항목과 각 항목별 배점배정이 기업경영상 이해관계와 근로자들의 개인적 사정을 적절히 고려한 것으로 보이고 자의적·주관적 요소를 배제하는 등 전체적으로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라고 할 것이고,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정리해고의 시행을 위하여 원고 파라다이스제주노동조합과 수회에 걸쳐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정리해고에 관한 협의 및 의견제시를 요청함으로써 근로자대표와의 성실한 협의를 거쳤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이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마. 따라서 이 사건 정리해고가 그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 및 정리해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어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에 있어서는 비록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거나 사용자에게 반노동조합의사가 추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해고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6.23. 선고 98다54960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이 사건 정리해고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