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이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근로자에게 최우선변제권이 있는 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최종 3년분의 퇴직금 중 일부를 체당금으로 지급하고 그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임금 등 채권을 배당절차에서 대위행사하는 경우, 최우선변제권이 있는 근로자의 나머지 임금 등 채권과 근로복지공단이 대위하는 채권 사이의 배당순위
<판결요지>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가 채무자를 위하여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일부를 대위변제한 경우, 대위변제자는 변제한 가액의 범위 내에서 종래 채권자가 가지고 있던 채권 및 담보에 관한 권리를 법률상 당연히 취득하게 되지만 이때에도 채권자는 대위변제자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가진다. 이러한 법리는 근로복지공단이 최우선변제권이 있는 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최종 3년분의 퇴직금 중 일부를 체당금으로 지급하고 그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임금 등 채권을 대위하여 행사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최우선변제권이 있는 근로자의 나머지 임금 등 채권이 공단이 대위하는 채권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갖는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이와 달리 근로자의 나머지 임금 등 채권과 공단이 대위하는 채권이 그 법률적 성질이 동일하다는 이유로 같은 순위로 배당받아야 한다고 해석한다면, 근로자가 공단으로부터 최우선변제권이 있는 임금 등 채권의 일부를 체당금으로 먼저 지급받은 후 배당금을 지급받는 경우에는 공단도 같은 순위로 배당받는 결과 공단이 근로자에게 지급한 체당금의 일부를 근로자로부터 다시 회수하는 셈이 되어 배당금을 먼저 지급받은 후 공단으로부터 체당금을 지급받는 경우에 비하여 근로자가 수령하는 총금액이 적게 되어 체당금의 지급시기에 따라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 범위가 달라지는 불합리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로 하여금 신속한 체당금 수령을 기피하게 하여 체당금의 지급을 통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임금채권보장법의 취지를 몰각시키게 된다.
◆ 대법원 2011.01.27. 선고 2008다13623 판결 [배당이의]
♣ 원고, 상고인 / 원고 1 외 445인
♣ 피고, 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광주고법 2008.1.18. 선고 (제주)2007나97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서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임금채권보장법(이하 ‘법’이라 한다)은 경기 변동과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기업의 경영이 불안정하여, 임금·퇴직금 등(이하 ‘임금 등’이라 한다)을 지급받지 못하고 퇴직한 근로자에게 그 지급을 보장하는 조치를 마련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법 제1조). 이를 위하여 법 제27조, 법 시행령 제24조제2항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권한을 위탁받은 피고는 근로자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의 지급을 청구하면 제3자의 변제에 관한 민법 제469조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미지급 임금 등을 사업주를 대신하여 지급하여야 한다(법 제7조). 피고는 위와 같이 체당금을 지급할 경우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근로자가 해당 사업주에 대하여 가지는 임금 등 채권을 대위하고(법 제8조제1항), 이때 근로자의 임금 등 채권에 인정되는 우선변제권은 피고가 대위하는 권리에 당연히 존속한다(법 제8조제2항).
한편,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가 채무자를 위하여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일부를 대위변제한 경우, 대위변제자는 변제한 가액의 범위 내에서 종래 채권자가 가지고 있던 채권 및 담보에 관한 권리를 법률상 당연히 취득하게 되지만 이때에도 채권자는 대위변제자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가진다(대법원 2002.7.26. 선고 2001다53929 판결, 대법원 2004.6.25. 선고 2001다2426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피고가 최우선변제권이 있는 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최종 3년분의 퇴직금 중 일부를 체당금으로 지급하고 그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임금 등 채권을 대위하여 행사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최우선변제권이 있는 근로자의 나머지 임금 등 채권이 피고가 대위하는 채권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갖는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이와 달리 근로자의 나머지 임금 등 채권과 피고가 대위하는 채권이 그 법률적 성질이 동일하다는 이유로 같은 순위로 배당받아야 한다고 해석한다면, 근로자가 피고로부터 최우선변제권이 있는 임금 등 채권의 일부를 체당금으로 먼저 지급받은 후 배당금을 지급받는 경우에는 피고도 같은 순위로 배당받는 결과 피고가 근로자에게 지급한 체당금의 일부를 근로자로부터 다시 회수하는 셈이 되어 배당금을 먼저 지급받은 후 피고로부터 체당금을 지급받는 경우에 비하여 근로자가 수령하는 총금액이 적게 되어 체당금의 지급시기에 따라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 범위가 달라지는 불합리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로 하여금 신속한 체당금 수령을 기피하게 하여 체당금의 지급을 통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법의 취지를 몰각시키게 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최우선변제권이 있는 임금 등의 일부를 체당금으로 지급한 후 그 채권을 대위하여 이 사건 배당절차에 참가하였고, 원고들은 그 나머지 임금 등 채권을 가지고 이 사건 배당절차에 참가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이 사건 배당절차에서 피고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가진다.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들의 나머지 임금 등 채권이 피고가 대위하는 채권과 그 법률적 성질이 동일하다는 이유로 배당순위가 같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 제8조가 정한 대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