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원고가, 그 직원들인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승진발령이 과정상 하자가 있어 무효인 이상 피고들이 승진으로 인하여 수령한 이 사건 급여상승분이 법률상 원인 없이 수령한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하면서 피고들을 상대로 그 반환을 청구한 사안임.

환송 전 원심은, 이 사건 급여상승분은 승진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데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었으므로 피고들에게 귀속되어야 한다고 보아, 원고가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환송심은, 승진 전후 각 지급에 따라 수행하는 업무에 차이가 없다면 근로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임금 상승분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환송 전 원심이 피고들별로 승진 전후 실제로 수행하였던 업무 등을 비교하여 각 근로의 가치가 실질적으로 다른지에 관하여 판단했어야 하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송 전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음(대법원 2022.8.19. 선고 2017다292725 판결).

환송 후 원심은, 피고들이 승진 전후 실제로 담당하여 수행한 구체적 업무를 비교하지 아니한 채, 승진 전 직급에서 담당 가능한 다양한 업무들의 평균 업무난이도와 승진 후 직급에서 담당 가능한 다양한 업무들의 평균 업무난이도를 비교하여 그 업무의 직무가치가 동등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음.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환송 후 원심이 환송판결에서 파기이유로 삼은 기준이 아닌 다른 기준에 따라 근로의 가치를 판단하여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반하는 것으로 보아, 환송 후 원심을 파기·환송함.


【대법원 2024.4.16. 선고 2023다315391 판결】

 

• 대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23다315391 부당이득금

• 원고, 상고인 / D

• 피고, 피상고인 / 1. A, 2. B, 3. C

• 원심판결 / 광주고등법원 2023.11.15. 선고 2022나23229 판결

• 판결선고 / 2024.04.16.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심으로부터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그 사건을 재판함에 있어서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한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에 관하여 환송 후의 심리과정에서 새로운 주장이나 입증이 제출되어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에 변동이 생기지 않는 한 이에 기속된다(대법원 2001.3.15. 선고 98두1559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7.2.21. 선고 2016다261830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피고들에 대한 각 승진발령이 그 선발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고, 피고들이 해당 승진일부터 승진취소일까지 수령한 급여 중 표준가산급 상승분과 승진가산급은 피고들이 수행한 업무와는 상관없이 승진으로 인하여 지급되는 금원이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급여상승분(표준가산급 상승분 및 승진가산급과 이에 기초하여 산정된 기준급, 연차수당, 인센티브 상승분)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환송 전 원심은 이 사건 급여상승분은 승진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데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었으므로 피고들에게 귀속되어야 한다고 보아 원고가 이에 대해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에 대하여 환송판결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여 환송 전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환송하였다.

1) 승진 전후 각 직급에 따라 수행하는 업무에 차이가 없어 승진 후 제공된 근로의 가치가 승진 전과 견주어 실질적 차이가 없음에도 단지 직급의 상승만을 이유로 임금이 상승한 부분이 있다면, 근로자는 그 임금 상승분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있고, 승진이 무효인 이상 그 이득은 근로자에게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으로서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되어야 한다. 여기서 승진 전후 제공된 근로의 가치 사이에 실질적으로 차이가 있는지는 제공된 근로의 형태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보직의 차이 유무, 직급에 따른 권한과 책임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만약 피고들이 승급하였음에도 직급에 따라 수행한 업무가 종전 직급에서 수행한 업무와 차이가 없다면, 피고들은 표준가산급 및 승진가산급과 관련하여 단지 승진으로 직급이 상승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급여가 상승한 것이 된다. 따라서 피고들에 대한 승진이 중대한 하자로 취소되어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한 이 사건의 경우 피고들은 승진 전의 직급에 따른 표준가산급을 받아야 하고, 승진가산급도 받을 수 없게 되므로, 피고들이 승진 후 받은 이 사건 급여상승분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은 부당이득으로서 원고에게 반환되어야 한다.

3) 그렇다면 환송 전 원심으로서는 피고들의 승진 전후 각 직급에 따른 업무에 구분이 있는지, 피고들이 승진 후 종전 직급에서 수행하였던 업무와 구분되는 업무를 수행함에 따라 제공한 근로의 가치가 실질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를 살핀 다음, 그에 따라 이 사건 급여상승분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다. 위와 같이 환송판결의 파기이유는 환송 전 원심이 피고들 별로 승진 전후 실제로 수행하였던 업무 등을 비교하여 각 근로의 가치가 실질적으로 다른지에 관하여 판단했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환송 후 원심은, 피고들이 승진 전후 실제로 담당하여 수행한 구체적 업무를 비교하지 아니한 채, 승진 전 직급에서 담당 가능한 다양한 업무들의 평균 업무난이도와 승진 후 직급에서 담당 가능한 다양한 업무들의 평균 업무난이도를 비교하여 그 업무의 직무가치가 동등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3.  결국 환송 후 원심이 환송판결의 파기이유와는 다른 기준으로 승진 전후 제공된 근로의 가치를 판단한 것은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반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김선수 오경미 서경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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