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1.8.12. 선고 2020구합66060 판결】

 

• 서울행정법원 제14부 판결

• 사 건 / 2020구합66060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A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주식회사 B

• 변론종결 / 2021.06.10.

• 판결선고 / 2021.08.12.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4.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징계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7.2.5. 설립되어 상시 약 21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반도체칩 제조 및 도매 등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2.5.7. 참가인에 입사하여 영업총괄 수석부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19.10.31.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로 2019.11.1.자 징계해고를 의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1)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하 직원에게 성희롱을 한 행위
2)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무고성 고소로 2차 피해를 가한 행위
3)  성희롱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사실에 근거하여 다른 임직원에 대하여 악의적인 고소를 한 행위

다. 원고는 2019.11.5.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12.30.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 양정도 적정하며, 징계 절차에도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D).

라.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0.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4.1.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이 해고금지 기간 중에 이루어진 것이고,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며,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그럼에도 위 해고가 적법하다고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1) 원고는 2019.5.16. 보직 해임 이후 정신적 스트레스와 공황장애가 있었고, 이후 2019.5.20.부터를 요양기간으로 하는 산재 요양급여 승인을 받았다. 참가인은 원고의 산재 요양기간이 종결되지 않은 시점에 원고를 해고하였는바, 이 사건 해고는 해고금지 기간에 행해진 것이다.

2) 원고는 2018.7.4. E 주임의 여자친구 사진을 보고 외모 비하 발언 및 성적 비하 발언을 하는 등 성희롱 발언을 한 적이 없고, 원고가 E 및 참가인의 다른 임직원에 대하여 한 고소가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무고성 고소’, ‘허위사실에 근거한 악의적인 고소’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3)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나.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다. 인정사실

1) 원고의 성희롱 발언에 대한 신고와 후속 절차

가) 원고는 2019.5.16. 참가인의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원고의 여동생이 이전 직장에서 여러 비상식적인 행위를 당하여 우울증이 생겼다가 홈쇼핑의 쇼호스트 지원을 위해 미인대회입상 경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여동생 유튜브의 시청 및 ‘좋아요’ 표시를 부탁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나) E 주임은 2019.6.12. 같은 팀 직속 상급자인 F 팀장에게, 원고가 2018.7.4. 자신의 여자친구에 대하여 “짱개같이 생겼다”, “색기가 없다”라는 발언(이하 ‘이 사건 성희롱 발언’이라 한다)을 하였다고 구두로 신고하고, 같은 달 14. 참가인 인사팀에도 다음과 같은 이메일(이하 ‘이 사건 신고 이메일’이라 한다)을 보내어 원고의 이 사건 성희롱 발언에 대하여 신고하였다. <다음 생략>

다) 참가인 직원 중 2명은 2019.6.14. ‘원고가 2018.7.4. E의 여자친구 사진(컴퓨터 바탕화면)을 보고 “짱개 같이 생겼다”, “색기는 없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라) 참가인은 이 사건 성희롱 발언의 진상 파악을 위한 성희롱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2019.7.24. 및 같은 달 26. 원고에게 위 심의위원회의 안건 내용·목적·심의위원 구성 및 일정 등을 안내하며 위 심의위원회에 참석 또는 진술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모두 거절하였다.

마) 참가인이 2019.8.1. 개최한 성희롱 심의위원회는 ‘원고가 E에게 이 사건 성희롱 발언을 하였다’고 인정하고, 위 성희롱 발언은 직장 내 성희롱 행위로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고 의결하였다.

2) 원고의 산재신청

가) 원고는 2019.7.3.경 근로복지공단에 ‘있지도 않은 이 사건 성희롱 발언 포함, 이 사건 성희롱 발언에 대한 사과 강요 등’으로 인하여 정신적 피해를 받아 ‘중증도 우울 에피소드, 공황장애, 수면장애’의 상병을 얻었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이하 ‘이 사건 산재신청’이라 한다).

나) 원고는 2019.12.6. 이 사건 산재신청에 관하여 승인기간을 2019.5.20.부터 같은 해 8.17.까지로 하는 요양기간 승인을 받았고, 이후 2020.6.26.까지 요양기간 연장승인을 받았다.

3) 원고에 대한 유급휴가명령

참가인은 2019.9.27.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유급휴가명령을 통지하였다. <다음 생략>

4) 관련 형사사건의 경과

가) 원고는 E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은 2019.10.11. ‘E가 보낸 이 사건 신고 이메일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상급자에게 고충 처리를 요청하는 것으로 명예훼손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나) 원고는 참가인의 부사장 G, 이사 H, 인사팀장 I에 대하여, 위 사람들이 원고에게 이 사건 성희롱 발언을 사과하라고 강요하고, 그와 같은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처럼 해악을 고지하여 협박하였다는 취지로 고소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은 2019.10.11. ‘위 피고소인들은 원고에게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과할 것이 있으면 사과하라고 권유하였을 뿐 해악을 고지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내지 18호증, 을나 제1 내지 10, 16, 17, 19, 22, 2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해고가 해고금지기간 내에 이루어졌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제2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간은 해고할 수 없는데, 이는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노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기에 상당한 그 후의 30일간은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으로부터 절대적으로 보호하고자 함이다. 따라서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등을 입고 치료 중이라 하더라도 휴업하지 아니하고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 또는 업무상 부상 등으로 휴업하고 있는 경우라도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서 정한 해고가 제한되는 휴업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란 단순히 출근하여 근무하고 있다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정상적인 노동력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므로, 객관적으로 요양을 위한 휴업이 필요함에도 사용자의 요구 등 다른 사정으로 출근하여 근무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이때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한지는 업무상 부상 등의 정도, 부상 등의 치료과정 및 치료방법, 업무의 내용과 강도, 근로자의 용태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해고를 전후하여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요양승인이 내려지고 휴업급여가 지급된 사정은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제2항에서 정한 휴업기간 중의 해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데에 참작할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법원은 이에 기속됨이 없이 앞서 든 객관적 사정을 기초로 실질적으로 판단하여 해고 당시 요양을 위하여 휴업을 할 필요가 있는지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11.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을나 제24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는 노동력을 상실한 상태로서 요양을 위하여 휴업까지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제2항이 정한 휴업기간 중의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산재 요양기간에 휴업하지 않고, 통원치료를 받으며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근무하였다. 즉, 원고는 2019.9.경까지 한 달에 1일 내지 3일 정도 병원진료를 위하여 개인사유로 인한 휴가를 신청하였는데, 2019.6.12.까지는 교통사고로 인한 통증 치료를 위한 것으로서 이 사건 산재 요양기간과 관련이 없고, 2019.6.17.부터는 정신과 진료 또는 심리상담을 받기 위하여 휴가를 신청하기는 하였으나 휴가일자 외의 날에는 대부분 정상적으로 출근하였으며,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상 재해 시작일인 2019.5.20. 전후로 업무의 내용이나 수준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는 2019.9.경 참가인으로부터 유급휴가명령을 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고가 이 사건 성희롱 발언과 관련된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됨과 동시에 원고가 주장한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인 원고에 대한 보호조치의 일환으로 시행된 것이고, 위 유급휴가명령은 원고의 업무상 요양을 위한 것이 아니다.

③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이전에는 요양을 위하여 따로 휴업을 신청하지 않았고, 2019.6.경 I 인사팀장이 휴가 사용을 권유하였음에도 원고가 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요양 등의 이유로 휴가 사용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 해고사유의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4.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을나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위 성희롱 발언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신고인인 E와 참가인의 다른 임직원인 G, I, H을 고소한 것은 이 사건 해고사유로 충분히 인정된다.

① 참가인 인사팀은 2019.6.14. 원고가 이 사건 성희롱 발언을 하는 것을 목격하였다는 직원 2명으로부터 E의 진술과 부합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받았다.

② 원고는 2019.6.14. 참가인 인사팀장인 I과 전화 통화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성희롱 발언을 인정하는 전제 하에 ‘사과문을 쓸 용의가 있다’, ‘(사과)전화 안 받을 것 같아요. 전화는 할게요 일단은’, ‘오늘이라도 그 메일에 사과문을 써요?’라는 등 E에게 사과할 의사가 있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하였다.

③ 이 사건 성희롱 발언이 참가인의 직원인 E 본인에 대한 발언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 내용이 E와 결혼이 예정된 여자친구의 사진을 보고 “짱개같이 생겼다”, “색기가 없다”라고 말한 것이어서 외모 및 성적 비하 정도가 가볍지 않고, E는 이를 듣고 성적 수치심과 분노를 느꼈다고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성희롱 발언은 ‘성희롱’의 개념에 충분히 포함된다.

④ E가 이 사건 성희롱 발언 이후 상당한 시일이 경과한 후에 원고의 위 발언에 대해 신고하기는 하였으나, E는 당시 입사한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이 사건 성희롱 발언이 큰 문제로 번지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더 이상의 조치를 할 수 없었던 것인데, 원고가 자신의 여동생에 대한 미인대회 투표 부탁을 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을 보고 신고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하고 있고, 그와 같은 경위에 수긍이 간다.

⑤ 원고는 이 사건 성희롱 발언 관련 조사 초반에는 E에게 사과할 의사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이후 이 사건 성희롱 발언의 대상이 참가인 직원이 아니니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할 수 없다거나, 원고가 위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참가인이 법무법인(유한) J에 의뢰한 자체 조사에도 전혀 협조하지 아니하던 중 원고에 대하여 직장 내 성희롱 신고를 한 E와 참가인 회사 내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인사 팀장 I 등을 고소하였다. E 등 원고의 피고소인들에 대하여 검찰 단계에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지면서 원고의 무고혐의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징계사유로 기재된 ‘무고성 고소’가 인정되기 위하여 반드시 형사상 무고죄 유죄 판결을 받을 것을 요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가 E 등을 고소한 내용(E의 이 사건 성희롱 발언 신고 이메일, 원고에게 사과를 권유하는 정도의 대화 내용)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무고죄로 처벌받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무고성 고소’ 내지는 ‘악의적인 고소’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

3)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다만,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 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3.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대법원 2017.3.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본 사실과 그로 인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참가인 영업부서 소속 팀 수석(부장)의 지위에 있던 사람으로, 소속 부서의 부서원들을 지휘·감독하고 평가하여야 할 상급자의 지위에 있음에도 오히려 직장 내 하급자인 E에 대하여 이 사건 성희롱 발언을 하였다.

② 원고가 이 사건 성희롱 발언의 피해자인 E를 고소함에 따라 E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고, E는 원고와 마주칠 때마다 심각한 불안감을 느끼는 등 원고의 고소로 인하여 E가 2차 피해를 입게 되었다.

③ 원고는 G, I, H과의 사이에 있었던 대화의 녹취록을 보유하고, 위 각 대화의 당사자이므로 G 등이 원고에게 강요·협박을 한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임에도 이들에 대한 고소를 강행하였는바, 이로써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신뢰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④ 원고가 이 사건 성희롱 발언을 인정하지 않고 위 발언과 관련하여 오히려 피해자 및 다수 임직원을 대상으로 무고성 고소를 하고, 참가인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것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자신의 성희롱 발언에 대한 반성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마.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적법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정웅 이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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