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피고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가입조사원 직렬 공무직 근로자들인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자녀학자금보조비 지급을 청구한 사건에서, 단체협약에 따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자녀 학자금을 무상 지원할 의무가 있고, 원고들과 같은 보험가입조사원 직렬의 공무직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지급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원고들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것으로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차별적으로 처우하는 데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한 사례.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9.20. 선고 2022가소347415 판결】

 

•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

• 사 건 / 2022가소347415 자녀학자금보조비 청구의 소

• 원 고 / 1. A ~ 14. N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 변론종결 / 2023.08.23.

• 판결선고 / 2023.09.20.

 

<주 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기재 원고별청구금액란의 각 금액 및 이에 대하여 2022.5.28.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피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 시행을 위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기하여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상시·지속적 업무에 대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보험가입조사원 직렬의 공무직 근로자들이다.

나.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단체협약 제78조에 기하여 고등학교 재학 자녀에 대한 학자금보조비 지급을 구하면서, 예비적으로 공무직 중 보험가입조사원 직렬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자녀학자금보조비 지급을 하지 않는 차별적 처우를 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됨을 원인으로 손해배상을 구한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청구권원에 관하여 다툼과 아울러 소멸시효 항변을 한다.

 

2.  쟁점 판단

 

가. 단체협약 제78조에 기한 지급의무 (주위적 청구원인)

피고가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 제78조(자녀학자금지원)는 “공단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가 있는 직원에게 학자금을 무상 지원한다. 단, 상한액은 노사가 협의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에 관하여 피고 이사회 의결과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이 있었다.

한편 피고의 복리후생관리규정에는 초·중·고교생 자녀가 있는 직원들에게 학자금보조비를 지원하도록 정하면서도(제2조제1항 5호, 제37조), 공무직 및 기간제 근로자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제2조에 따른 복리후생을 지급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제50조제1항).

피고는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원고들과 같은 보험가입조사원 직렬의 공무직 근로자들에 대한 자녀학자금보조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의 정당화 근거로 위 복리후생관리규정 제50조제1항 규정을 들고 있으나, 복리후생관리규정 제50조제1항은 단체협약 제78조에 위반되는 범위에서 효력이 없고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하여야 하며(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상한액을 노사가 협의한다는 단체협약 제78조 단서를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예산의 범위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변형 해석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21.2.4. 선고 2019다230134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원고들이 구하는 별지 기재 자녀학자금보조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의무 (예비적 청구원인)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전체적 판단을 위하여 나아가 예비적 청구원인인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의 존부에 대하여 살핀다.

피고의 직제규정은 직원을 별정직, 행정직, 의료직, 연구직, 기술기능직 및 공무직으로 구분하고(제6조제1항), 공무직 및 기간제근로자의 인사·복무등 운영세칙은 공무직 근로자란 상시·지속적 업무에 대하여 피고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람으로 규정하면서(제2조), 공무직을 11가지 직군(의사직, 기록관리직, 사무지원직, 전산지원직, 연구지원직, 촉탁전문직, 약사직, 보육지원직, 전문지원직, 기술지원직, 기능지원직)과 각 직군별 직렬로 구분하는데, 원고들이 해당되는 사무지원직 직군은 9가지 직렬(사무원, 퇴직연금 운영요원, 근로자정보조사원, 보험가입조사원, 진폐사무원, 일자리지원심사원, 야간접수수납원, 근로자정보입력원, 상담사)로 구분하고 있다(위 운영세칙 별표1).

공무직의 채용절차, 자격요건 등이 행정직, 기술기능직 등과 일부 다르지만, 공무직 중 사무지원직 직군의 9가지 직렬 간에는 채용절차, 자격요건(자격 제한이 없음), 근무형태 등이 다르지 않는데, 피고는 사무지원직 직군에 속하는 다른 직렬, 즉 사무원, 근로자정보조사원, 근로자정보입력원, 상담사 등에게는 자녀학자금보조비를 지급하였으나 사무지원직 직군 중 보험가입조사원 직렬의 근로자들에게는 채용절차, 자격요건, 근무형태 등이 같음에도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자녀학자금보조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가 원고들과 같은 보험가입조사원 직렬의 공무직 근로자들에게 자녀학자금보조비를 지급하지 않는 이유로 내세우는 예산 사정은 원고들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것으로서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차별적으로 처우하는 데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19.3.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같은 직군의 공무직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노동이 동일한 가치임에도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보험가입조사원인 원고들에 대하여 자녀학자금보조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헌법이 천명하는 평등의 원칙과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6조,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할 것을 규정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 규정 등을 위반하는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러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았을 별지 기재 자녀학자금보조비 상당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소멸시효 항변에 관하여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원인에 기한 채권에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3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한 것이 일부 포함되어 있는데, 예비적 청구원인에 따라 동액의 손해배상채권이 인정되는 한편 원고들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민법 제766조제1항)이 경과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하여 일부 이유 있으나(해당 부분을 별도로 가릴 실익이 없다고 여겨져 따로 판시하지 않는다) 예비적 청구권인에 따른 채무에 관하여는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단체협약 제78조에 따른 자녀학자금 지원의무 또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채무로 별지 기재 원고별청구금액란의 각 금액 및 이에 대하여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2.5.28.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하는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김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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