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甲이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징역형의 집행을 종료하여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제1항에 따라 피고에 취업할 수 없게 된 상태에서 퇴임이사 및 퇴임대표이사로서 피고의 주주총회 소집을 위한 이사회 결의에 참여하고 그 이사회 결의에 따라 임시주주총회 소집통지를 하여 그 주주총회에서 이 사건 총회결의가 이루어지자, 이에 대하여 피고의 주주인 원고가 주주총회결의부존재확인을 구한 사안.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판시하고, 취업제한 상태에 있던 甲은 퇴임이사 및 퇴임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도 상실하므로, 甲을 제외할 경우 의사정족수에 미달하게 되는 이 사건 이사회 결의는 무효이고, 결국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결의에는 소집권한 없는 자가 이사회결의 없이 소집한 소집절차상 하자가 인정되며, 그 하자는 중대한 것으로서 주주총회결의 부존재사유가 된다고 판단하고, 이와 달리 이 사건 임시주총결의의 소집절차상 하자가 단순한 취소사유에 불과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음.


【대법원 2022.11.10. 선고 2021다271282 판결】

 

• 대법원 제2부 판결

• 사 건 / 2021다271282 임시주주총회 결의무효 확인의 소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주식회사 ○○○○○

• 원심판결 / 광주고등법원 2021.9.8. 선고 (제주)2021나10229 판결

• 판결선고 / 2022.11.10.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는 신문발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의 주주이다.

나. 소외 1은 피고의 대표이사 직책을 수행하던 중, 2014.8.20.「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위반(사기),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등의 범죄사실로 징역 4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광주고등법원(제주) 2014노41호] 위 판결은 2014.12.24.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어(대법원 2014도11263호) 그대로 확정되었다.

소외 1의 범죄사실 중 특정경제범죄법위반(사기) 부분은 ‘소외 1이 피해자 주식회사 △△△△의 임직원을 기망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2012.1.경부터 2012.5.경까지 피고에게 합계 10억 원을 지급하게 하였다’는 등의 내용이다.

소외 1에 대한 위 판결에 따른 징역형의 집행은 2016년 말경 종료되었다.

다. 피고에 관하여 2016.12.6. 상법 제520조의2 제1항에 의한 해산을 원인으로 해산간주 등기가 마쳐졌다. 해산간주 당시 피고의 법인등기기록에는 대표이사 소외 1, 사내이사 소외 1, 소외 2, 소외 3에 대한 각 2010.3.31. 자 중임등기가 되어 있었다.

2017.4.3.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청산인으로 소외 1을 선임하고, 상법 제520조의2 제3항에 따라 회사를 계속할 것과 사내이사로 소외 1, 소외 2, 소외 4, 감사로 소외 5를 선임하고, 잔존 자산의 처분을 이사회에 위임한다’는 내용으로 결의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결의에 따라 피고의 법인등기기록에 2017.4.10. 회사 계속의 등기가 마쳐졌다.

원고는 제주지방법원 2017가합11434호로 위 2017.4.3. 자 임시주주총회결의의 무효확인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8.9.20. 소외 1을 청산인 및 사내이사로 선임한 결의와 잔존재산 처분에 관한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하고, 소외 2, 소외 4를 사내이사로, 소외 5를 감사로 선임하는 결의를 취소하는 등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은 피고의 항소 취하로 2018.10.29. 확정되었다.

라. 이와 같이 사내이사 및 감사 선임결의가 무효확인 및 취소되자, 소외 1은 이사회를 소집하였고, 2019.10.31. 개최된 이사회에서 소외 1과 소외 2가 출석하여 임원선출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이사회결의’라 한다).

소외 1은 2019.11.6. 피고의 임시주주총회 소집통지를 하였고, 이에 따라 같은 달 26일 피고의 임시주주총회(이하 ‘이 사건 총회’라 한다)가 개최되어 제1심 판시 별지 1 목록 기재와 같은 내용의 결의(이하 ‘이 사건 총회결의’라 한다)가 이루어졌다.

마. 한편, 피고 정관 제20조에 의하면 이사는 3명 이상을 두어야 하고, 정관 제23조에 의하면 이사의 임기는 취임 후 3년 내의 최종 결산기에 관한 정기주주총회시까지로 한다.

 

2.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소외 1에게 이 사건 총회의 소집통지를 할 정당한 권한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총회결의의 취소사유에 해당할 정도의 하자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1) 법률 또는 정관에 정한 이사의 원수를 결한 경우에는 임기의 만료 또는 사임으로 인하여 퇴임한 이사(이하 ‘퇴임이사’라 한다)는 새로 선임된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이사의 권리의무가 있고, 이는 대표이사의 경우에도 동일하며(이하 ‘퇴임대표이사’라 한다),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법원은 이사, 감사 기타의 이해관계인의 청구에 의하여 일시 이사 또는 대표이사의 직무를 행할 자를 선임할 수 있다(상법 제386조, 제389조제3항). 이는 이사 정원에 결원이 발생한 경우 새로운 이사를 선임할 때까지 업무집행의 공백을 방지하여 회사 운영이 계속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제1항에 의하면, 이득액 5억 원 이상의 사기, 횡령 등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에 의하여 가중처벌되는 특정재산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가 아닌 한 유죄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제1항 각 호의 기간 동안 유죄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다. 이는 유죄판결된 범죄사실과 밀접하게 관련된 기업체에 대한 취업을 제한함으로써 중요 경제범죄의 재발을 방지하고 이를 통하여 건전한 경제질서를 확립하며 나아가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이러한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제1항의 규정 내용과 입법취지 및 상법 제386조, 제389조제3항의 입법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임기 만료 당시 이사 정원에 결원이 생기거나 후임 대표이사가 선임되지 아니하여 퇴임이사 또는 퇴임대표이사의 지위에 있던 중 특정재산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람은 유죄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의 퇴임이사 또는 퇴임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를 상실한다고 보아야 한다.

(2) 주주총회의 소집은 상법에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이사회가 결정한다(상법 제362조). 이사회의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이사의 과반수로 하되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상법 제391조제1항).

한편 주주총회를 소집할 권한이 없는 자가 이사회의 주주총회 소집결정도 없이 소집한 주주총회에서 이루어진 결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총회 및 결의라고 볼 만한 것이 사실상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 성립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법률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73.6.29. 선고 72다2611 판결, 대법원 2010.6.24. 선고 2010다13541 판결).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할 수 있다.

(1) 소외 1은 2010.3.31. 피고의 이사로 중임된 후 피고 정관상 임기가 만료되었으나, 후임 이사와 대표이사가 선임되지 않아서 퇴임이사와 퇴임대표이사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2)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제3항, 구 특정경제범죄법 시행령(2019.5.7. 대통령령 제297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제2항제3호는 유죄판결된 범죄사실과 밀접하게 관련된 기업체 중 하나로 특정재산범죄로 인하여 재산상 이득을 취득한 기업체를 정하고 있다.

피고는 소외 1의 유죄판결 범죄사실로 이득을 얻은 기업체에 해당하므로, 소외 1은 유죄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징역형의 집행이 종료된 후 5년의 기간에 이르기까지 피고에 취업할 수 없고, 나아가 퇴임이사 또는 퇴임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3) 소외 1은 퇴임이사로서 이사회 결의에 관여할 수 없고 퇴임대표이사로서 주주총회의 적법한 소집권자가 될 수 없음에도, 퇴임이사인 소외 2와 함께 이 사건 이사회결의를 하고 이 사건 총회를 소집하였다.

이러한 경우 이 사건 이사회결의는 퇴임이사인 소외 2만이 출석하여 이사 과반수의 출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이고, 이 사건 총회는 적법한 소집권한이 없는 소외 1이 이사회의 유효한 주주총회 소집 결의도 없이 소집한 주주총회에 해당하므로 그 총회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총회결의는 법률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소외 1이 정당한 권한 없이 이 사건 총회의 소집통지를 한 것은 이 사건 총회결의가 부존재한다고 볼 정도의 하자는 아니라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취업제한 제도와 주주총회 소집절차 및 결의의 하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재연(주심) 민유숙 천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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