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원고가 징계위원들의 성명과 직위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하였다가 거부처분을 받은 사안에서, 비록 징계처분에 대한 항고 절차에서 원고가 징계위원회 구성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거나 징계처분이 취소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들만으로 위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볼 수 없고, 피고가 원고의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한 이상 원고로서는 여전히 정보공개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을 갖는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음.
【대법원 2022.5.26. 선고 2022두34562 판결】
• 대법원 제2부 판결
• 사 건 / 2022두34562 정보비공개결정취소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제○○보병사단장
• 원심판결 / 부산고등법원 2022.2.9. 선고 (창원)2021누11053 판결
• 판결선고 / 2022.05.26.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경위와 원심의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20.6.24. 피고로부터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고 한다).
2) 원고는 2020.7.8. 군인사법 제60조에 따라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하여 항고를 제기하였다.
3) 원고는 2020.12.30. 피고에게 징계위원회에 참여한 각 징계위원의 성명과 직위(이하 ‘이 사건 정보’라고 한다)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1.1.12. 이 사건 정보가「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제9조제1항제1호, 제2호, 제5호 및 제6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4) 한편, 육군규정 180 제9조제6항은 “성폭력등 사건에 대한 징계위원회 및 항고심사위원회에는 여성위원이 1명 이상 포함되어야 한다(피해자가 남군·남군무원 등인 경우에는 제외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 여성 위원을 임명할 수 없는 경우 징계권자는 구체적인 사유를 명시하여 별지 제1호 서식에 따라 육군참모총장에게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2작전사령부 징계항고심사위원회는 2021.10.8.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육군규정 180 제9조제6항을 준수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징계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21.10.25. 이 사건 징계처분을 취소하였다.
나. 원심은, 원고가 징계위원회 구성에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 사건 정보인 징계위원의 성명과 직위에 대한 공개를 청구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항고 절차를 통하여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하자가 있음을 알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정보의 공개를 청구한 목적은 이미 달성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 사건 징계처분이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취소된 이상 위 징계처분을 다툴 필요도 없어 이 사건 정보의 공개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가. 국민의 정보공개청구권은 법률상 보호되는 구체적인 권리이므로, 공공기관에 대하여 정보의 공개를 청구하였다가 공개거부처분을 받은 청구인은 행정소송을 통하여 그 공개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고, 공개청구의 대상이 되는 정보가 이미 공개되어 있다거나 다른 방법으로 손쉽게 알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소의 이익이 없다거나 비공개결정이 정당화될 수 없다(대법원 2007.7.13. 선고 2005두8733 판결, 대법원 2010.12.23. 선고 2008두13101 판결 등 참조).
또한, 청구인이 공공기관에 대하여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다가 거부처분을 받은 이상, 그 자체로 공개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고, 그 외에 추가로 어떤 법률상 이익이 있을 것을 요하지 않는다(대법원 2003.12.12. 선고 2003두8050 판결, 대법원 2004.9.23. 선고 2003두1370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항고 절차에서 원고가 징계위원회 구성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거나 이 사건 징계처분이 취소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들만으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볼 수 없고, 피고가 원고의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한 이상 원고로서는 여전히 그 정보공개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을 갖는다고 할 것이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정보의 공개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청구의 법률상 이익 내지 소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