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04.04.16. 선고 2002도5721 판결[근로기준법위반]

♣ 피 고 인 / 안◯열

♣ 상 고 인 / 검사

♣ 원심판결 / 서울지방법원 2002.9.25. 선고 2002노224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상시근로자 17명을 고용하여 ‘◯◯스포렉스’라는 상호로 스포츠센타를 강◯설, 박◯식과 공동으로 경영하던 사용자인바, ⑴ 1998.8.24.경부터 위 스포츠센타에 근무하다가 2000.2.29.경 퇴직한 근로자인 고영우에 대한 퇴직금 3,157,246원 및 1998. 9월부터 2000. 2월까지의 임금 7,800,000원 합계 10,957,246원을 비롯하여 제1심판결 별지 기재와 같이 근로자 9명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합계 26,470,455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고, ⑵ 1999.12.28.부터 2001.1.31.까지 위 스포츠센터에서 근무한 근로자 김윤모의 2000. 1월분 임금 900,000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고, ⑶ 1999.3.8.부터 2000.1.31.까지 위 스포츠센터에서 근무한 근로자 송석흔에 대한 2000. 1월분 임금잔액 550,000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은 1997.4.경 강◯설, 윤◯훈과 ◯◯스포렉스를 운영하기로 하는 동업계약을 체결한 후 1997.7.1.부터 1998.4.경까지 및 1998.10.11. 이후부터 단독으로 ◯◯스포렉스를 운영한 사실, 피고인은 1998년 하순경부터 ◯◯스포렉스의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아니하여 강◯설, 윤◯훈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게 되었고, 윤◯훈은 1999.7.30. 동업계약상의 권리의무를 박◯식에게 양도한 사실, 피고인은 1999.10.28. 강◯설 및 박◯식과 사이에, 1999.11.1.부터 수입을 3인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피고인은 강◯설 및 박◯식에게 매월 이익금의 70%를 지급하고, 1999.10.부터 2001.12.까지 매월 일정액을 분할하여 투자금을 상환하되, 만일 이자, 배당금 및 투자금의 상환이 1개월 이상 지체되는 경우 ◯◯스포렉스의 재산관리 및 경영권을 강◯설, 박◯식에게 양도하기로 합의한 사실, 위 합의에 따라 강◯설, 박◯식은 1999.11.1.부터 수입금을 검사하고, 11월의 수입금은 박◯식의 남편 및 강◯설이 공동 명의로 예금하였고, 12월의 수입금은 박◯식의 남편, 강◯설 및 피고인이 공동 명의로 예금하였으며, 위 각 예금통장은 강◯설의 처와 박◯식이 관리한 사실, 한편 강◯설 및 박◯식은 1999.11.10. 피고인과 사이에 직원들의 11월분 임금을 1999.12.21.에 지급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2000.1.4. ◯◯스포렉스의 운동기구 등 집기를 압류하였으며 2000.1.18. 이를 경락받은 후 2000.2.1. ◯◯스포렉스를 점유하고 그때부터 피고인을 배제한 채 ◯◯스포렉스를 운영한 사실, 피고인은 2000.2.3. 근로자들로부터 임금지급을 요구받자 운영자금 220만 원을 주면서 월급으로 처리하라고 한 후 2000.2.4.부터 ◯◯스포렉스에 나타나지 아니한 사실, 2000.2.3.경 이 사건 근로자들 중 전미혜, 최미숙, 김남영, 김영웅은 자진퇴직하였고, 나머지 7명은 강◯설 및 박◯식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새로 체결하면서 2000.2.1. 이전에 발생한 체불 임금에 관하여는 강◯설 및 박◯식에게 청구하지 않기로 합의한 사실, 강◯설 및 박◯식은 2000.2.7.부터 같은 달 13.까지 시설을 수리한 후 스포츠센타의 영업을 재개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은 2000.2.1.경부터 ◯◯스포렉스의 영업활동이나 경영에서 전적으로 배제되고 강◯설, 박◯식이 ◯◯스포렉스를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었으며, 이 사건 각 금품은 위 일자 후에 지급사유가 발생하고 그로부터 14일이 경과하였으므로, 그 경과 당시 ◯◯스포렉스를 경영하고 있던 강◯설, 박◯식에게 그 미지급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지급사유의 발생조차 알 수 없었던 상황에 있었다고 보여지는 피고인에게 그 미지급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어렵고, 나아가 피고인은 ◯◯스포렉스를 운영하다가 강◯설 등에 대한 동업계약상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만큼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그로 인하여 동업관계에 분쟁이 발생하여, ◯◯스포렉스의 수입금을 공동으로 관리하며 직원들의 임금을 우선적으로 지급하려고 하였으나, 강◯설 등이 수입금을 입금한 통장을 보관하면서 피고인에게 제대로 협조하여 주지 아니하고, 오히려 ◯◯스포렉스의 집기 등을 압류하는 등으로 그 경영을 방해하던 끝에 피고인을 영업활동에서 배제까지 시킴으로써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보여지고, 그렇다면 피고인이 이 사건 금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데에는 자금사정이나 경영사정으로 인하여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점에서 보더라도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품의 미지급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7.3.25. 그 소유의 건물에서 ‘◯◯스포렉스’라는 상호로 스포츠센타를 개업한 이래 2000.1.31. 폐업신고를 할 때까지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유지하였고, 이 사건 근로자들을 자신이 채용하였으며, 이 사건 근로자들도 사장은 피고인 혼자인 것으로 알았던 사실, 강◯설과 박◯식은 피고인에 대한 채권자로서 2000.1.4. ◯◯스포렉스의 운동기구 등을 압류하고 2000.1.18. 이를 경락받았으며, 2000.2.1.경 피고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포렉스’를 점유하고 2000.2.17. 상호를 ‘◯◯◯스포츠센타’로 하여 박◯식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새로 하고 영업을 재개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이 피고인이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사장이라는 직함하에 대외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강◯설, 박◯식이 피고인의 동업자로서 내부적으로 ‘◯◯스포렉스’의 수입금을 관리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외적으로는 피고인만이 권리를 취득하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고(대법원 1997.9.26. 선고 96다14838,14845 판결, 1988.10.25. 선고 86다카175 판결, 1984.12.11. 선고 83다카1996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은 위에서 본 경매로 인하여 2000.1.18. ‘◯◯스포렉스’의 운동기구 등 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하고 2000.1.31. 폐업신고를 하였으며 2000.2.3. 근로자들의 임금을 일부 지급한 후 2000.2.4.부터 출근을 하지 아니한 점,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00.2.3. 일부는 자진퇴직하고 나머지는 강◯설, 박◯식과 사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근로자들은 피고인과의 합의에 의하여 2000.2.3. 퇴직하였다고 볼 것이므로, 피고인은 2000.2.3.부터 14일 내에 근로자들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따라서 그 기간 내에 제3자가 근로자들의 승낙 하에 피고인의 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였다든지, 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하여 위 지급기일을 연장하였다든지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은 위 기간 내에 임금 및 퇴직금의 미지급으로 인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근로계약의 당사자인 사업주는 자신의 총재산으로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변제할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00.2.3. 근로자들에게 밀린 임금조로 ◯◯스포렉스의 운영자금 220만 원을 지급한 채 그 다음날부터 근로자들을 피하여 잠적하여 버린 점, 피고인은 경영권 분쟁 때문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변명할 뿐 근로자들에 대한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어떠한 구체적인 노력을 하였는지 아무런 주장, 입증을 하지 아니한 점 등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데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은 근로기준법 제36조의 책임을 면한다고 한 원심판단에는 위 법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이용우 이규홍(주심)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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